[서울교육방송 장창훈 보도국장]=서울잠신초등학교(김의경 교장) 옥상텃밭 교육사업이 마을교육공동체의 새로운 모델로 조명받고 있다. 흔히, 학부모와 교사들의 만남을 ‘마을교육공동체’로 여긴다. 그런 만남은 ‘만남을 위한 만남’으로 끝나기 일쑤다. 반면, 작지만 의미있는 활동으로 학부모와 교사가 만난다면, 마을교육공동체는 그릇(공동체)을 형성한다. 서울잠신초등학교 학교옥상 텃밭 사업이 그러하다.
송파구청의 교육예산으로 실시된 옥상텃밭 사업은 학부모 사업이다. 보통 학교가 ‘학생들의 옥상텃밭’만 생각하지만, 잠신초등학교는 발상을 전환했다. 어떻게 하면 학부모가 학생의 교육에 관심을 갖게 할까라는 김의경 학교장과 김용숙 교감을 중심으로 모든 교사진의 진지한 교육적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다.
학교텃밭은 2/3는 학년별 텃밭, 1/3은 가족별로 분양되었다. 옥상텃밭 2/3는 학부모회에서 자발적으로 매일 아침 등교해서 물을 주고, 관리를 하면서 학교와 마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식물에 물을 주면서, 학교를 한번 둘러보고, 교실을 방문하면서 학생교육의 진면목을 보게 되고, 교장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러운 교육소통이 일어난다.
김의경 학교장은 “잠신초등학교는 아파트가 숲처럼 둘러쌓여 있어서 학부모님들의 학교에 대한 애정이 특별하고, 학교와 학부모님이 함께 교육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에 학교 옥상텃밭을 학부모 사업으로 구청지원을 받게 되었다”면서 “매일 아침 학부모회에서 자발적으로 식물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와 마을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되었다”고 말했다.
통합, 통섭적 교육 시스템이 작은 각도 변화에서 일어난 것이다. 콜롬버스는 달걀 끝을 깨서 세웠다고 한다. 그처럼 창조적 생각은 기존의 틀에 변화를 준다. 2/3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관리하고, 1/3은 가족마다 분양을 해서 관리를 맡겼다. 6월 17일 가족요리 경연대회는 옥상텃밭의 야채들이 모두 추수된다. 학부모와 교사들과 학생들이 1년동안 기른 식물을 요리하는 시간이다. 특히, 교사들은 부추를 섞은 파전까지 요리하면서, 상호 역할변동을 통해 ‘온 마을이 아이를 교육한다’는 명제를 실현하게 된다.
행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수확한 것, 가족들의 변화과정, 학생들의 성장노트, 식물을 기르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사진첩 등이 7월 전시회를 통해서 훈훈한 감동을 주게 된다. 학부모는 몸으로 직접 식물을 키우면서, 학교에 직접 방문하는 경험이 ‘추억의 학교’에 등교하는 경험으로 재해석되면서 학생의 관점에서 아이를 이해하는 학부모 교육까지 진행된다. 이러한 경험이 모두 합쳐져서 전시회가 열리고, 여름방학이 지나면 옥상은 가을 김장철을 위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배추밭의 탄생이다.
옥상텃밭의 교육사업 목적은 아이들에게 흙냄새 알게 하고 텃밭에서 생명을 가꿀 수 있는 기회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생명공학 출발점을 통한 정서 함양과 올바른 식생활, 생태 교육에 관한 관심을 높이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소속 강동송파교육지원청(교육장 이근표) 관내 서울잠신초등학교(교장 김의경)는 6월 17일(토) 오전 10시 실과실·과학실에서 학교 옥상 텃밭에서 가꾼 채소를 이용한 ‘가족요리 경연대회’를 펼친다.
이날 경연대회에는 학교 옥상텃밭을 분양받은 가족과 옥상텃밭 운영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부모회 가족 등 20여 가족이 참석하여 옥상텃밭에서 수확한 채소와 가정에서 준비해온 재료를 활용하여 요리를 한다.
경연에 참가한 가족에게는 △채소 재료는 다양한가 △채소를 얼마나 잘 먹는가 △먹음직스러운가 등의 심사기준에 따라 최우수상, 우수상, 참가상 등으로 시상하고 냄비 등 주방용품을 상품으로 전달한다.
현재 잠신초 옥상에는 올해 4월부터 학교 텃밭을 조성하여 ‘햇살뜨락’이라 이름 짓고, 이곳을 분양하여 24종의 다양한 채소를 가꾸고 있는 중이다. 요즘은 수확 시기가 되어 매주 2회 급식시간에 학년별로 돌아가며 수확한 야채를 먹는다.
잠신초는 지난 4월 27일과 28일 이틀간 전 학급을 대상으로 모종심기 교육 및 모종심기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에는 잡초 뽑기, 물주기, 수확하기 등 ‘학부모 텃밭동아리(farmer mom)’의 도움을 받아 가며 학생들이 텃밭 가꾸기에 참여하고 있다.
텃밭의 일부는 공개 추첨을 통해 14가족에게 분양하였으며,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온가족이 모여 가족 텃밭을 일구고 있다.
잠신초 김의경 교장은 “‘햇살뜨락’은 햇살이 가득한 푸르른 뜨락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전교생에게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이라며, “2학기에는 무·배추 등을 심고 가꾸어 학부모 텃밭동아리와 전교어린이회가 함께 김장을 해서 불우이웃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