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전문]
코스모스 핀 줄도 몰랐네
계절이 옷처럼 내 옆에 스치네.
풀향기
흙냄새
땀범벅
꿀벌들 날개 윙윙윙
꽃잎 돌며 뛰네.
내 맘에 바짝 붙어서
2017. 8. 26. am6:00
[작가노트]
새벽에 일어나, 달린다는 것은 즐겁고 힘겹다. 간만에 문을 열고 나섰다. 늘상, 앉아서 글쓰는 것이 길들여진 습관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로서 새벽운동이다. 언제나 깨닫는 것이지만, 산책로와 공원과 중랑천에는 새벽일찍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다. 풀 초(草)가 일찍 일어나는 풀로서 ‘早’가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풀보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사람은 생각보다 근면하다.
중랑천에 가서, 많이 놀랬다. 코스모스가 핀 것을 올해 처음 봤다. 자연의 꽃으로 어디선가 분명 봤겠지만, 올해에도 분명 봤겠지만, ‘가을의 상징’으로서 전달된 코스모스는 오늘이 처음이다. “아!!” 내 마음속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물고기가 수면위로 뛰어 오르듯,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가을이구나!! 코스모스가 피었구나!! 8월을 살면서, 8월인줄 모르고 살고 있다. 지구에 살면서 지구의 우주여행을 전혀 모르고 살고 있다.
과거의 어느날, 정말로 가보고 싶었던 그 미래의 오늘에 지금 도착해서 살고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살고 있다. 오늘이, 지금이, 물처럼 흘러가는데, 꿀벌들이 꽃잎을 돌아다니면서 눈에 확 들어왔다. 새벽운동은 꿀벌도 하는구나!!! 내가 오늘 새벽에 뛰길 잘했다고 마음을 먹었다. 시도 한편 쓰고, 운동도 하고, 코스모스 꽃잎에서 가을의 계절도 만나고, 꿀벌들과 인사도 하고, 나의 8월 끝자락에 가을은 이렇게 나를 설레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