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칼럼 / 장창훈]=황금빛 내인생 긴장감이 극도로 폭발했다. 최도경이 갑자기 쓰러진 회장의 심근경색(心筋梗塞)으로 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하기로 마음을 바꾼다. 독립회사로 출범한 자기 회사를 포기할 정도로, 할아버지의 쓰러진 사건은 충격으로 영향을 미친 것, 결국 대기업을 이끌 후계자 연수로 창업을 했다고 시작도 해보기전에 접게 된 것, 의식을 회복 못하는 할아버지의 건강을 되돌리기 위해서 최선의 방법은 그 뜻을 따르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우리가 어떤 꿈을 이루는 것은 그 환경의 조건을 무시할 수 없다. 배경은 곧 꿈의 터전이므로…..
부회장으로 있던 최재성까지 회사를 떠난 상황, 수습할 수 없는 찌라시가 쓰나미처럼 물려오는데, 최도경은 다른 선택이 놓여있지 않다. 출근하자마자, 터진 해성그룹에 대한 추측성 보도들이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그룹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대체 그 출처가 어디인지, 누구를 의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내부에서 정보가 새나가지 않는다면, 외부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딸을 바꿔치기한 것, 노명희가 바람을 피러 가다가 딸을 잃어버린 것까지, 긴밀한 비밀들이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 누군가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그룹의 내부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
손자로서 할아버지에게 “강아지가 되지 않겠다”고 독립정신을 꺼내든 것이 어쩌면 장자권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후계자로 지목한 특별한 이유가 할아버지를 뛰어넘는 집념에 있을 수도 있다. 심리적 배경은 거론되지 않았으나, 장자로 믿는 할아버지에게 철퇴를 내리치는 충격으로 작용한 것을 볼 때, 최도경의 존재는 이미 후계자로서 자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혈통이나, 명분으로서가 아닌, 그동안 살아낸 생존능력과 실력으로서, 업적은 보이는 것과 내면의 2가지로 입증되는 법이다.
한편, 양미정과 서태수는 서로 화해를 한다. 편지로, 양미정이 남편에게 고백한 소소한 울림은 감동을 전달한다. 과연, 아내는 남편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의지하기엔 세상의 풍랑과 폭풍은 너무 거칠다. 부부는 힘든 사연으로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야하는 법이다. 남편은 본래 반려자(伴侶者)로서 힘들 때 그늘의 위로가 되어주도록 합심하는 것인데, 양미정은 남편을 보호자로 착각했던 것이다.
드라마 중반부에, 서지안이 동생 서지수에게 “너는 선우혁과 빵중에서 무엇을 선택할거야”라는 질문은 진로의 가치를 결혼에 비유하고 있다. 참으로 중요한 물음이고, 비유이다. 진로는 평생 함께 살아갈 배우자를 선택하듯, 신중하면서 꼼꼼히 따져보면서, 사랑할 여인을, 남편을, 남친을 고르듯 골라야하고, 자신에게 어울려야하며, 나아가 서로 어울려야한다. 옷은 입는 것이지만, 사람은 서로에게 어울리는 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성격이, 사연이, 살아갈 방향이, 가치관이, 기타등등 모든 것이 맞아야 결혼하듯, 진로도 그렇다.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갈 당사자의 사랑이다. 진로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추천보다 자신이 그 진로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열정에 대해 묻고 또 물어야한다. 서지안은 스스로 고백하길, “나는 나무를 사랑해. 나무로 만드는 소소한 생활의 가구들, 그릇들을 만드는 것이 즐거워”라고 했듯이, 공예가로서 살아갈 자신의 꿈을 뒤늦게 발견했지만, 심장이 설레이는 일이므로 누가 막아도 즐겁게 살아갈 뿐이다. 진로가 바로 그러하다. 본인이 좋은 것, 즐거운 것, 그것이 곧 진로이다.
보다 정확한 사실이 언론에서 나오는 것은 내부 밀고자가 있어서다.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사실들이 후속기사로 계속 터지자, 혜성가는 초긴장 모드로 변환된다. ‘너 죽고 나 살자’는 자폭성 기사들이 흙탕물처럼 언론을 도배하니, 혜성그룹 회장은 마지막 초강수를 두는데, 역시 근본은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 사슴이 어찌 호랑이가 되고, 토끼가 거북이가 될까? 지록위마(指鹿爲馬)처럼, 사슴은 말이 될 수 없는 법이다. 노양호 회장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으면서도, 혜성그룹의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받게 되자,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기 위해, 조작했던 과거 사실을 다시 맞추기 위해서, 새로운 조작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서태수에게 “납치범”이 될 것을 요청하는데, 자신의 손녀를 데려와 살게 해준 것인데, 어쩌면 생명의 은인으로 대접을 받아야할 사람에게 “다이아몬드에 눈이 멀어 남의 딸을 훔친 납치범”이 되어 자수를 강요한 것이다.
진실의 조작은 언젠가 드러날 쥐꼬리와 같다. 미스티(misty) 드라마의 고혜란처럼, 차라리 진실을 표출하면서 정면승부를 하는 것이 깔끔할 것 같다. 거짓의 포장술은 하회탈처럼 거북스러울 뿐이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은 황금빛 내인생, 역시 묵시의 정보가 많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