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 / 장창훈]=오늘의 정명석 목사님 멘토링 말씀에서 ‘허송세월’의 단어가 마음 깊게 와 닿았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시간이 있어도 허송세월(虛送歲月)로 보낸다는 것이다. 시간은 곧 돈이요, 돈이 많아도 쓸 줄 모르면 가지고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유가족들은 남겨진 돈을 놓고 상속분쟁을 하다가 세월이 가고, 가족공동체는 붕괴된다. 돈이 많은 것과 돈을 쓰는 것이 다르듯, 시간이 많은 것과 시간을 쓰는 것은 다르다.
돈이 많으면 살 것들이 즐비하게 생각난다. 시간이 많고 넘치면 할 일들이 생각난다. 그러나, 무엇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A4용지가 있으면,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저 낙서를 하는 사람이 있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고, 글을 쓰는 사람이 있고, 종이접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 것도 안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은 곧 A4용지와 같다. 과연 오늘 하루 24시간의 A4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성경에 포도원 비유가 나온다. 아침 일찍 포도원 주인이 일꾼들을 불러서 일을 맡기고, 시장에 나가서 노는 사람을 불러서 일을 맡기고, 오후에 다시 나가서 노는 사람을 불러서 일을 맡기고, 오후 6시에 나가서도 노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을 불러서 일을 맡겼다. 하루의 해가 모두 지고 있는데도 그 포도원 주인을 사람들을 불러서 일을 맡겼고, 모든 일이 끝나므로 각각 품삯을 일한대로 나눠졌다.
이 사건은 다양한 비유가 들어있다. 그 중 하나는 ‘허송세월’하는 인생들이다. 포도원 농장은 곧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입장에서 모든 인생들은 ‘시장에서 노는 사람들’에 불과하다.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야할 인생들이다. 인생의 해가 지면 땅으로 묻힐 인생들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은 허송세월로 삶을 살아간다. 허송세월(虛送歲月)은 세월을 헛되게 보낸다는 말이다. 세월(歲月)은 해와 달이다. 즉, 1년 12달을 말한다.
새벽은 곧 어린 시절이고, 오후는 청년 시절이고, 늦은 오후는 노년이다. 사무엘은 어린 시절부터 하나님께서 불러 일을 맡겼고, 사사시대를 마감하고, 통일왕국의 문을 연 위대한 선지자이다. 사울왕과 다윗왕에게 기름을 부은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씀으로 그 인생이 허송세월하지 않았다.
아담과 하와도 어린시절 부름을 받았다. 창세기에 보면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굄’을 받았으나, 친구를 잘못 사귐으로 둘은 모두 ‘뱀의 꾐’을 받고 말씀을 어기는 범죄에 빠진다. 유혹(誘惑)은 흉측한 모습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늘 옆에 자주 다니는 친구로부터 오는 것이다. 따먹지 말라고 했던 그것을 따먹도록 꼬신 뱀같은 친구 때문에 하와와 아담은 결국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직장에서 해고당한 것과 같다. 부름을 받았어도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계속 일할 수 있다.
베드로는 오후에 부름을 받았다. 부유하지 못한 살림으로 처갓집에 얹혀 살았던 베드로는 동생 안드레를 통해서 예수님과 친분을 쌓았다. 갈릴리와 나사렛은 대전과 월명동의 거리로 떨어진 곳이다. 경제를 책임진 가장으로서 “그물을 버려두고 나를 따르라”고 했던 예수님의 말씀을 100% 따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베드로는 행했다. 인생은 하나님을 믿지 않고, 하나님의 부름을 받지 않으면 삶의 그물로 얻는 것이 거의 없다. 또한 그 삶은 세상그물에 잡힌 물고기 신세일 뿐이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면 그물을 펼치는 어부와 같다.
사도 바울도 오후에 부름을 받았다. 베드로는 가난했으나, 사도 바울은 그 당시 지성인이다. 해외 유학파 출신이면서, 정통 유대교를 졸업했다. 최고의 신학을 졸업하고, 산헤드린 국회의원 출신이다. 당시 산헤드린 국회의원의 자격은 결혼과 자녀가 필수조건이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만났을 때 신혼살림을 꾸렸던 때였다. 다메섹에서 부름을 받은 사도 바울은 평생 예수님을 붙잡고 인생을 살았다. 예수님을 반대했던 그 삶은 세상의 명예와 권세가 있는 듯 하여도, 하나님이 보실 때는 그저 허송세월하는 것이고, 적자(赤字) 인생이었다. 점점점 지옥으로 기울어지는 인생앞에 하나님이 새로운 기회를 주신 것이다.
모세는 늦은 오후에 부름을 받았다. 미디안 광야에서 쓸쓸히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인생 80이면 살아온 삶을 정리해야할 운명이다. 사람이 볼 때 그렇고, 하나님이 만약 일을 맡기면 들고있는 양치기 막대도 능력이 임한다. 사람이 볼 때 모세는 나약한 막대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이 쓰시면 그 막대가 지휘봉이 된다. 깃발은 막대위에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하나님은 모세를 들어 이스라엘 백성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깃발로 사용한 것이다.
다윗, 기드온, 삼손, 디모데, 요한, 요셉, 야곱, 아브라함, 노아, 여호수아, 갈렙, 엘리야, 에스더, 다니엘, 느헤미아, 예레미아, 호세아…. 성경속 많은 인물들이 각각 자신의 직업과 나이에 따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곧 ‘소명’(召命)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심부름’이다. 하나님의 심부름을 받들면 하나님의 나라에 오게 된다. 대사(大使)는 대통령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고, 천사(天使)는 천국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심부름을 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소명(召命)이다. 허송세월하지 않는 삶인 것이다. 오늘 정명석 목사님의 멘토링 말씀을 읽으면서 ‘허송세월’의 단어를 통해 내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가고 있음에 깊은 감사를 하게 되었다. 중년의 언덕에서 하나님의 뜻을 더욱 깊게 묵상하는 하루를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