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인사(人事)에 대한 한자 뜻은 4년 전에 배웠다. 경민대학교에서 김무현 교수가 알려줬다. 그 뜻을 알고 나는 참 생각이 깊었다. 인사는 사람 인(人)과 일 사(事)로 된 단어이다. 일 사(事)는 섬길 사(事)라고도 한다. 섬길 사(事)는 군대의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 손이다. 쉽게 말해 태극기를 뜻한다. 인사는 사람으로서 할 일이다. 또한 사람으로서 사람을 섬기는 일이다. 그래서 인사를 한다는 것은 상대를 존중한다는 뜻이고,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말이며, 나아가 인사하지 않는 그 사람이 사람으로서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김무현 교수는 정의를 내렸다.
1년 전 어떤 집사가 소개해서, 어떤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김포 풍무자이와 관련된 취재로 기억된다. 그 사람은 인도에서 오랫동안 살다와서 인도의 문화와 풍습에 대해서 완전히 전문가였다. 내가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했었는데, 내가 작은 일에도 세심하게 관심을 쓰려고 한 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면서, KBS 근처에서 점심 대접을 받았다. 그때 그녀가 말했다.
“글쎄. 한국에 와서 제일 당황스런 것이 뭔지 아세요? 아파트 엘리베이터예요. 아니 다들 아는 사람들인데… 같은 동에 사는 동네 사람들인데… 엘리베이터만 타면 다들 벽면을 쳐다보고… 어떻게 하면 눈 안 마주칠까 그것만 신경써요. 아주 어색해요. 인사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해요. 한국이 어색한 이유가 이거예요. 장기자님은 안 그렇나요? 멀뚱멀뚱 못 본척 딴 데 보며 사는 게 아주 어색해요. 이게 정상은 아닌 거죠? 인사하는 게 정상인 거죠? 그쵸?”
“그리고 또 있어요. 맥도날드에 갔더니, 그 카운터 여자가 “뭘 드실래요” “캐쳡은 해드릴까요?” “감자튀김은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하는데… 무슨 기계가 말하는 지 알았어요. 사람이 사람처럼 말해야하는데 딱 기계 한대를 가져다 놓은 것 같았어요. 왜 이렇게 삭막하죠. 따뜻한 감성이 흐르는 곳에 살았으면 좋겠어요. 인도에서 너무 오랫동안 살다가 얼마전에 한국에 왔는데 이것이 적응이 안돼서 아주 힘들어요.”
사실 나는 아파트에 살지 않아서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가 그러한 것을 인정한다. 기자들 세계는 더 한다. 맨날 보면서도 아는 척 절대 안한다. 그런데 아는 사람들끼리는 또 친하게 인사한다. 경계선이 정확히 구분되어 있다. 나는 항상 그것이 싫어서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인사하고 사귀고 인맥을 틀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나 또한 한국사람의 피가 흐르는 지 쉽지는 않다. 인사 안하는 그러한 풍습에 가끔 숨어서 살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주님께는 그러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내일도 주님께 인사하러 가야겠다. 진리의 깃발을 향해 사랑의 경례를 드리러 가야겠다. 또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듯 정중함의 자세를 갖춰서 최대한의 존중함을 표현하면서 살아야겠다. 존재 그 자체로서 모두 소중하니까. 모두 주님의 진실한 신부들이니까. 그리스도 안에서 우린 모두 사랑의 가족이니까. 주향기나는 주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