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성가곡 ‘사랑은 짝이다’를 여러번 부르며 연습했다. 월명동에서, 성가곡을 직접 작곡하신 정명석 목사님을 내가 처음 만난 날, 4월 25일, 성도들은 7~8번 미리 연습했던 것 같다. “평소 부르지 않은 곡을 불러보라”고 정명석 목사님이 말했고, 찬양을 담당한 사역자가 ‘사랑은 짝이다’를 여러번 연습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때 돌발질문이 나왔다.
“이 곡 핵심이 뭐지?”
여러 사람이 손을 번쩍 들고 말했지만, 핵을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나는 손도, 눈도 들지 못했다. 담대한 자들이 기회를 얻었어도 핵을 맞추지 못하자, 시간만 흘렀다.
“사랑은 짝이다, 이 곡의 핵심이 뭔지 알고 불러야지. 핵은 간단해. 사랑하면 누구나 짝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의 짝이 되어서, 영원히 살 수 있다. 짝이 못되면 영원히 못 산다. 하나님과 하나되려면 짝이 되어야하는데,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하면 누구나 짝이 된다.”
‘사랑은 짝이다’는 ‘사랑하면 누구나 하나님의 짝이다’가 압축된 표현이었다니!!! 얼마나 놀랍고, 충격적인지, 나는 그때의 감흥을 잊을 수가 없다. 음치(音癡)라서 노래를 잘 못하지만, ‘사랑은 짝이다’를 작곡한 그 근본을 알게되니,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람이 참으로 신비하게 느껴졌다. 역시 하나님의 사람은 생각이 달랐다.
짝궁의 개념은 늘 희소성이다. 초등학교 때 얼굴이 예쁘면 모두 짝궁이 되려고 경쟁이 붙는다. 생김새가 별로면 서로 짝궁이 안될려고 발버둥을 친다. 교실에서 짝궁은 1명으로 정해졌다. 그런데, 하나님은 누구나 짝궁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선물인가?
기자들은 청와대 출입기자를 하려고 다양한 루트로 끈을 밀어넣는다. 내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으나, 나는 거절했다. 청와대 출입기자, 국회 출입기자를 하게 되면 날마다 거기에 묶여야한다. 여하튼 청와대 들어가려고 출입기자증을 받게 되는데, 대통령의 짝이 되면 출입증을 끊지 않아도 된다. 영부인은 무사통과다. 하나님의 나라도 하나님의 짝이 된다면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사랑하면 짝이 되니’ 얼마나 행복한가?
고백하면, 나는 이 찬양곡을 부르면서 ‘상대성 이론’만 생각했다. 나의 무식은 혼탁하고, 헝클어지고, 잡스럽다. 그런 많은 생각이 무슨 필요가 있던가? 남는 것은 오직 하나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다. 축복기도를 받은 야곱이 집에서 쫓겨나 광야길을 걸을 때, 남겨진 것은 야곱과 하나님이었다. 나와 하나님의 관계가 어떠하느냐가 모든 운명을 결정짓는다.
“네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
올해 2월 즈음 하나님이 내 생각으로 물었다. 그때 나는 하루에 10권 정도 책을 쓴다고 정신이 없었다. 대부분 세상 책이었다. 부지런히 살았으나, 하나님이 주신 집필의 능력이 세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때 몇가지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느낌이 불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안전장치를 해놓고서, 하던 일을 꾸준히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그 사업이 헝클어졌다. 바벨탑이 되고 말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2월 그때 내가 마음을 돌이켰고, 이후 신앙과 접목해 내 삶을 가지치기했다는 것이다. 생명을 전도하고, 살아왔던 10년을 그때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벌써 3개월이 지났다. 큰 돈이 사라졌으나, 마음은 행복하다. 지금은 “네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고 하나님이 생각으로 물으시면, “제가 지금 하나님과 연결된 글을 쓰고, 시간이 남을 때 육적인 글도 쓰면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갑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사랑(思郞)은 본래 한자어다. 생각(生覺)처럼 자주 쓰다보니 한자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한자어다. 한자어에는 2가지 부류가 있다. 일본이 만든 외래어 한자단어, 본래 쓰는 한자어다. 정치, 문화, 경제 등 시사단어는 대부분 일본이 만든 한자어이고, 사랑과 생각은 본래 우리가 즐겨 쓰던 한자어이다. 사랑(思郞)은 곧 신랑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신랑(新郞)은 새롭게 결혼한 남자이다. 사랑의 근본은 ‘생각’이니, 정명석 목사님이 항상 ‘생각의 청결’을 최우선의 가치로 말씀하니, 얼마나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가? 오늘도 감사할 뿐이다.
5월 12일 월명동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