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나는 텍스트를 추적한다. 그러나, 의사소통은 텍스트가 아니다. 이것이 나의 고민이다. 내가 아무리 텍스트를 추적하고, 텍스트의 벽돌로 책의 건축물을 쌓아 올려도, 소통은 텍스트가 아니다. 텍스트는 소통의 사소함이다. 텍스트가 만약 소통의 90% 정도 차지한다면, 자긍심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착각할 뿐이다.
텍스트가 소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0% 정도에 불과하다. 그 차이를 어디서 느낄 수 있냐면, 전화통화에서 알 수 있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전화통화로 사랑을 고백하면 위험할 수 있다. 서로 보는 배경이 달라서 그렇다. 서로 보면서 ‘사랑의 고백’을 하더라도 그 전달력은 다른데, 전화로 텍스트를 주고 받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그래서 조심해야한다.
의사소통이 언어의 문제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그것을 벗어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만약, 의사소통이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 있다면 대화의 전문가이며, 정치감각이 있는 사람이다. 대부분 언어의 문제로서, 대화의 문제로서 텍스트와 언어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머리에서 논리를 구축해서 미사일을 발사한다. 논리의 미사일이 상대방을 향해도 상대는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왜 그럴까?
“변명하지마!!”
화난 사람앞에 이유를 설명하면 들려오는 소리는 “변명하지마!!”이다. 충분힌 이유를 설명하는데도, 상대는 들을려고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텍스트가 중요하지 않아서이다. 상대는 화가 났다. 그때 상대는 화나게 한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싫은 것이다. 그때는 아무 말도 해서는 안된다. 텍스트를 숨겨야한다. 상대의 화를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이다. 상대방의 화가 가라앉으면 그때 조심스럽게 말을 붙이고, 나중에 사정을 이야기하면 그제서야 상대방이 “그런 이유가 있었어?”라면서 오히려 사과를 한다. 이것은 텍스트보다 감정언어와 행동언어로 사람이 소통한다는 단적인 예다. 텍스트를 벗어나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상당히 편하다.
사람과 소통을 잘하려면, 전화통화를 적게 하고, 카톡에서 이모티콘을 자주 활용하고, 만나면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절대로 비판적 언어를 자제해야한다. 전화로 이야기를 나눠야할 상황이 온다면, 길게 통화하거나, 혹은 언성을 높여서 말하는 것을 자제해야한다. 얼굴을 안보고 전화로 말을 하게 되면, 언어전달은 전혀 엉뚱하게 진행될 확률이 거의 90%이다.
언어에는 텍스트 외에도 강세, 어조, 몸짓, 표정 등이 존재한다. 텍스트는 언어적 요소이고, 나머지는 비언어적 요소로서 행동언어라고 한다. 행동언어는 언어적 요소의 진의를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텍스트를 듣고서 진심을 파악한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진실은 비언어적 요소로서 상대의 진심을 판단한다. 사람의 심리가 그렇다. 심각한 내용을 실실 웃으면서 이야기해보라. 상대방은 거짓말이라고 판단한다. 결혼식장에 가서 울면서 “축하한다”고 해보라. 당장 뺨을 맞을 것이다. 텍스트보다 표정언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것으로 알 수 있다. 언어만큼 표정과 비언어적 요소가 소통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매사에 행동거지를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