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대와 시간의 흐름을 이겨내는 우리나라 유일의 천요.
[서울교육방송 공동취재단]=남북철도가 달려야하는 이유가 또 있다!
해주에 가야한다. 그곳에 꼭 가야한다. 할아버지가 계시고 아버지가 가야할 그곳에 이번만큼은 꼭 가야한다!
가마터가 기다린다. 1700도 가마터를 성공시킨 천백광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부산발 파리행 기차가 달리면 첫날에 이 천백광을 실고 달려가리라! 해주 가마터 그곳으로!
민족의 혼불이 고스란히 잠들어있는 그곳에 이 천백광의 혼불을 접목시키리라!
마주 대할 때마다 느끼는 감동이 다르고 상상과 독창적 디자인으로 마음 속 울림을 전하는 천요 사연을 소개한다. 1958년2월 12일에 태어난 유길수의 할아버지는 황해도 해주 지역의 도공이셨고, 어렸을 시부터 도자기를 보며 자랐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아버지는 부산으로 이남하여 할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배운 지식을 말씀하여주셨다. 이를 바탕으로 실습하며 깨우쳐 점차 터득해 나갔다.
상상 속의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풀리지 않거나 도자기가 빚어지지 않을 때에는 둔치도에 올라가 자연풍경과 철새들을 바라보며 스승으로 삼았다. 경제적 넉넉한 형편 대신 도자기의 영롱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곳에 ‘하연나무가마’라는 가마터를 만들어 아내 김옥희 예담선생님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영감을 받아 작품에 흙을 붙여 개구리, 꽃잎, 문양 등을 담아냈다. 도자기를 빚을 시에는 몸과 마음을 정갈히하고 장작 가마의 불, 자연의 바람에게 맡긴다. 여기에 유길수는 “도자기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는 자연이 만들어 탄생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역할자에 불과하다.”라고 말씀한다.
도자기의 푸른 불빛이 오로라 빛 같이 하얀 광채를 발하는 천박광. 1300도의 평범한 도공에게서는 절대 자타나지 않는 빛이다.1995년과 1998년 사고로 집안 가세까지 기울였으나, 정성을 다해 장작 가마 앞에 서고 200년 새해, 하늘은 유길수에게 ‘봉황사발’을 허락하였다.
그의 아들 유승방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장작 가마를 새로 복원하면서 기술을 연마한 끝에 장작 가마 발명 특허를 받았다. 이 복원된 가마를 ‘천백광장작요’즉 ‘천요’라 부르기 시작하였고, 가마 내부는 자수정 같은 하늘 빛으로 가득한데 이를 ‘천백광’으로 부르고 있다.
이렇게 끈끈한 가족애와 더불어 불타는 예술 혼으로 완성된다.
천백광처럼 순결하고 푸르른 삶에 감사하고 순응하며 하늘과 토를 이어준다. 다른 대중들의 시선이 천백광으로 향하며 남다른 혈통으로 하늘은 그에게만 천백광을 허락한다.
태백에서 한반도의 심장을 타고 1,300리를 흘러 머문 낙동강 둔치, 지식도 개념도 가두지 못했던 무위의 삶. 불과 바람이 스승 되어 마음가는대로 스무 해를 흐르다 천백광의 혼불을 만났다. 도공은 도구일 뿐, 가마 속 혼불이 새 정기를 물어넣으니 오늘의 천백광이라.
이러한 역사와 전통의 해주 도자기는 이렇게 혼불의 정신으로 다시 계속되어 세상을 밝히고 원형을 찿아가는 대동사상과 그 인연을 함께하여 대동학세계사상을 연상케 한다. 혼불과 세계 사상 대동학의 뜻을 따라 인연있는 전문가들이 “불타는 사케” 모임을 결성하여 해주의 가마터 혼불을 세계적으로 이어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불타는 사케’ 모임의 회장은 선미라 기호학박사가 맡았으며 총무에는 한의사인 박남진님이 맡았다. 예술의 세계에 생명과 기호 그리고 남북통일과 인류평화가 모두 함께 공존하고 있다. 마치 불가마속의 녹아내리는 혼불속의 천백광처럼 새로운 작품 탄생을 기대해 본다. 정 반 합의 미학에서 해주 도자기는 남북을 넘어 세계평화의 징표가 될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