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너도 인간이니” KBS 드라마가 인공지능 로봇의 존재를 집중 조명했다. 다큐멘터리로 하지 않고, 실제 드라마로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1편, 2편 모두 성공적이다. 특히, 2편에서는 재난모드로 전환된 인공지능 로봇 남신3가 화재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는 장면은 향후 로봇을 통한 인간생명 구조활동의 모델을 보여준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1편에서 남신3와 남신이 만나는 장면은 인간과 로봇이 만나는 상징성으로 연출력이 돋보였다. 로봇은 자신과 같은 모양을 가진 인간을 만났고, 인간으로서 자신을 닮은 로봇을 만났다는 것, 이것은 어머니가 자식을 낳고, 자식을 통해 어머니의 존재를 형성하는 ‘의미로서 관계성’이다. 자식이 보는 어머니는 새로운 존재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자신과 똑같은 로봇이 앞에 나타났을 때, 그 로봇앞에서 자신의 입장? 얼마나 충격적일까?
◆인간은 제작 가능하다.
이 드라마는 ‘인간 제작설’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사람은 물론 사람이 잉태하여 창조한다. 또한 인간복제설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 인공지능이 사용화되면서, 사물인지능력이 극대화된다면, 남신3 인공로봇이 실제로 제작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한 로못이 전쟁에 투입될 수도 있고, 재난현장에 투입될 수도 있다. 미래사회가 과연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울면 안아주는 것이 원칙이예요”라면서 남신 로봇이 인간을 안아준다. 로봇인데, 사람이다. 사람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거짓말을 하고, 상대의 슬픔을 공유하지 못할 때가 많다. 기계처럼 말라버린 인간군상들이 많다. 과연 누가 로봇이고, 누가 인간인가?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다면 그것이 바로 기계다.
서종길과 남건호는 모두 기계인간이다. 얼굴은 분명 사람인데, 속에는 권력과 야심과 돈과 욕망이 가득차 있다. 사람이라면 그 속에 인심과 감정과 사랑과 포용이 넘쳐야한다. 사람으로서 응당 가져야할 아름다운 사람이 없고, 생명의 심장이 없고, 욕심과 권력만 가득하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다. 로봇이든, 사람이든 결국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있다. 사람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있듯이, 로봇도 결국 좋은 로봇과 나쁜 로봇이 만들어질 수 있고, 스스로 판단하는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그때는 세상에 대혼란이 찾아올 수도 있다.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서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생김새는 사람처럼 행동하면 어찌 되겠는가? 또한 로봇이 로봇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엄청난 혼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로봇이 로봇 자체의 정체성을 과연 어떻게 인지할 것인지도 큰 관건이다. 학습을 통해 로봇이 사람처럼 행동하고 판단해가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로서, 많은 생각을 던지는 창의적 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