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월명동 자원봉사를 마치고 서울가는 길이다.
오늘 잡초제거 봉사에 참여했다. TV로만 본 예초기(刈草機)를 메고 성황당 길을 올랐다. 이때만 해도 해병정신으로 못할 것이 무어랴. 쉽게 생각했다. 예초기에 시동을 걸자, 덜덜덜 움직이는 기계를 어찌 메야하는지 초반부터 황당모드.
시동을 끄고 책임자의 교육을 받았다.
“초보운전은 조심해야 해요. 시동은 발로 꽉 밟고 거시고 좌측손은 손잡이, 우측손은 방향키입니다. 바닥에 달듯 말듯 슬슬슬 움직이면 잡초가 쓱 제거됩니다. 끈이 반드시 한뼘 반 정도 길게 나와야 해요”
듣는 것은 쉬운데, 실제 해보니 어린시절 지게보다 무겁다. 어깨에 메고 어찌어찌 예초기를 작동했다. 슉슉슉 뭔가 빠른 속도로 돌면서 잡초가 제거된다. 순식간이다. 예초기 초보운전은 이렇게 시작했다.
끝나고 나서 돌아보니, 옛날 통나무 봉사활동보다 더 예초기 작업이 힘들었다. 통나무는 한번 메고 옮긴 다음 내려놓지만 예초기는 계속 맨 채 작업이 진행된다. 팍팍팍 잡초 근처 돌맹이가 튀어 올라오니, 앞에 방패 가리막을 썼다. 말 그대로 완전무장이다.
“길안에 잡초와 길옆 잡초를 없애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길옆 잡초를 없애는데 집중합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다니는 길에 있는 잡초입니다. 길위 잡초를 먼저 제거하고, 나중에 길옆 쳐야합니다.”
교육은 모두 같이 받았는데, 예초작업이 시작되자, 정말로 길옆 풀은 쓱쓱쓱 제거되는데 정작 길 가운데 풀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길 옆 풀들은 엄청나게 자랐고, 길 가운데 풀은 작아서 안 보인다. 그런데, 예초작업의 목적은 길 안쪽 잡초제거였다.
실제로 이뤄진 그 사건을 통해, 나는 말씀의 적용대상이 언제나 내 본인이며, 나의 마음인데, 정작 사람들은 말씀의 적용대상을 주변으로 넓히는 경향이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나부터 말씀을 실천하기로 더욱 다짐했다. 그것은 새벽말씀의 ‘욕설금지와 뒷말금지’ 정책이다. 언어의 핵무기는 곧 욕설이요, 비난이요, 수군거림이다.
간혹,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나를 위한다면서 누군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그때는 그 사람과 친분이 있으니, 현장에 없는 사람에 대한 뒷말을 수긍해야한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는 늘 갈등하고, 고민하였다. 새벽말씀으로 분명한 답을 받았고, 앞으로는 내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당사자에게 그 말을 지금 바로 카톡으로 전해도 되겠죠”라고 말을 하거나, “여기에 없는 사람에 대해 칭찬은 못할망정 뒷말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죠!!”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잘라 말해야겠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금까지는 한반도 핵무기 전면적 비핵화에 의지를 표명하고, 실천을 하고 있는데, 나도 내 삶속에서 욕설과 뒷말의 완전한 비핵화에 실천하리라.
점심은 제육볶음과 화채가 나왔다. 화채는 정말로 대박이었다.
오후 봉사 일터는 오아시스 샘에서 더 올라간 산길이다. 잡초가 길 안과 옆에 삐쭉빼쭉 튀어 나왔다. 오전에 정말로 열심히 일했는데, 일한만큼 나는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쓱쓱쓱 하면 풀이 제거되는데, 나는 이리저리 움직여도 풀들이 질기게 버텼다. 나중에 알고보니, 플라스틱 끈이 길게 나와서 회전하면서 풀을 제거하는데, 나의 예초기는 짧게 나와서 풀이 제거가 안된 것이다. 작업 책임자가 몇 번을 교육해주는데도 플라스틱 끈의 길이가 잘 느꺼지지 않아서, 자주 실수했다.
작업하면서, 쉬는 시간에 어떤 분이 문자로 내가 쓴 기사에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전화통화를 해서 이런저런 인생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화법이론’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의미로서, 칭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인생은 누구나 깊은 사연의 바다에서 살아가는 고래와 같다.
모든 작업이 끝나고, 그 책임자가 말했다.
“오늘 작업을 하면서 아셨겠지만, 드넓은 월명동에 봉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잡초와 넝쿨이 차지하고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되어서 관리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의 능력이 있어서 모든 땅도, 마음도 주인이 되어 차지할 수 있습니다. 여건이 되실 때마다 또 오시길 바랍니다.”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에 가면, 직원 칭찬카드가 있다. 카드에 직원 이름을 쓰고, 칭찬하는 내용을 적는 것이다. 월명동에도 사역자 칭찬카드를 쓰는 곳이 있다면, 그 책임자의 이름을 적어서 추천했으면 싶었다. 일머리를 알면서 악착같이 하면서, 요령을 통해 지혜있게 일을 했고, 일하는 동안 말씀과 접목해서 생활신앙이 되도록 마무리를 잘했다. 단지, 모든 작업이 시작하기전에 각자에게 1분 스피치로 자기소개하고, 모든 작업이 끝나고, 각자에게 1분 스피치로 깨달은 감동을 말하게 한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서울 올라오는 길에 월명동 그 사람이 사연편지를 보내와, 답장을 하고 집에 도착했다.
일찍 자고, 내일도 새벽기도에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