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일러 수리
[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오늘은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선풍기 2대는 방안을 자연속 바람으로 바꾸고, 나는 애써 밖을 나가지 않아도 하루는 시원하였다. 잠시 피곤하면 눕고, 눈을 뜨면 태양이 뜨듯 상쾌하고, 전화는 항상 제보전화다. 오늘도 인제군에 가지 않고도 그곳을 취재해서 ‘단독보도’로 기사화했다. 모든 것을 어찌 하느냐로 달려있다.
가물가물 했던 일이 너무 많다보니, 어제 또는 그제 했던 것으로 기억나는 것들도 알고보면 오전에 한 일이다. 참 많은 일을 하면서 내가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오늘도 10권의 책을 출간했고, 뿌뜻하다.
어제 내가 했던 일중에서 가장 큰 일은 세탁기가 놓인 베란다 누수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내가 한 것은 아니다. 성격이 참 무덤덤해서, 언론인으로 취재할 때는 날카로운 칼을 들고서 팩트를 체크하면서도 정작 집에서 생활할 때는 고장난 것도 그냥 그런대로 살아간다. 지난번에 살던 집에서는 2년동안 화장실 불이 꺼진 상태에서 살았었다. 이번에는 6개월이 지나서야 밖에서 문을 두드린다. 수도에서 누수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냥 참고 사는데, 오히려 건물주가 고쳐주겠다고 하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할아버지가 찾아와서, 보일러실을 자세히 관찰하더니, 기술자가 와서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10년동안 보일러를 쓰다보니 누수가 발생한 것이다.
손님이 올 때마다 내가 즐겨 마시던 음료수를 대접했다. 할아버지는 내게 3번 찾아왔는데, 3번 모두 나는 깍득하게 모셨다. 나를 찾아온 귀한 손님인데, 처음 왔을 때는 칡즙을 대접했고, 두 번째는 양파즙을 대접했고, 마지막에는 대추즙을 대접했다. 세 번째 대접을 할 때는 할아버지도 과분한 대접에 고개를 숙였다.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하나다. 마음이 변하지 않기 위해서 내 자신을 단속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처음에는 좋다고 하다가도, 두 번째 만나면 그저 그렇게 마음이 식고, 세 번째는 더 냉냉해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으면서, 그것을 처음 얻었던 마음이 점점점 식는 것과 같다. 그것을 권태라고 한다. 나는 권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항상 부단히 노력하고, 내 주변에서도 나를 권태로 대할 때는 얼른 떠나버린다. 반면, 내 가치를 계속 알아주는 사람에게는 내 실력을 계속 보여준다.
나는 금(金)이 좋다. 금(金)의 변함없는 색깔이 좋다. 내 자신이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 날마다 해야할 일에 몰두한다. 나는 날마다 최소 3권의 책을 출간하고, 많게는 10권, 때로는 20권의 책을 출간한다. 오늘은 10권 정도 출간했고, 시간이 풍요로워서 편하게 작업했다. 다른 때에는 이런저런 일을 하느라고 책을 출간할 틈을 얻지 못하는데 오늘은 오로지 여기에만 몰두했다.
2달 후에 내게 행복한 사건이 펼쳐질 것 같다. 참으로 기대된다. 오늘 일찍 자야겠다. 내일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 내일의 일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