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신앙칼럼]=어제 교회식사 봉사사역을 했다. 성도들이 순차별로 참여하는 식사봉사여서, 이번에는 주일날 예배후 함께 했다. 날마다 토요일에 음식을 다듬는 봉사를 했다가 이번부터 주일날로 변경했다. 30분 정도 설거지 봉사를 했는데, 주일말씀 주제가 ‘기도와 회개’여서, 더욱 실감났다. 회개는 곧 청소요, 설거지다.
실제로 식판을 닦아보니, 음식물 찌꺼기를 먹을 때 깔끔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돼지고기 보쌈을 맛있게 먹고 남은 식판에는 돼지기름과 된장이 수북하게 묻어있다. 그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현대식 식기 세척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게다가 식판을 차곡차곡 포개놓으면 돼지기름이 뒷면에까지 묻어서 대략난감이다.
식당밖에서 보는 설거지 봉사와 실제로 손에 물을 묻히면서 하는 설거지는 전혀 다르다. (사진을 찍었을 때는 상당히 한가한 때였고, 나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중간에 나와야 했다.) 팀은 3명이 1조를 이뤘다. 1명은 밖에서 잔반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을 확인하고, 중간의 1명은 음식물을 씻고, 우측의 마지막 사람은 따뜻한 물에 행군 다음에 식기 세척기에 차곡차곡 쌓는다. 최첨단 청결 시스템이다.
과연, 식기 세척기는 믿을만했다. 세로로 쌓여진 식판위로 기계가 내려오면 완벽하게 씻겨진다. 그러나, 놓여진 식판에 잔반이 묻어있으면 대략난감이다. 음식을 먹고서 잔반을 버리지 않고서 식판을 가져오면 처리할 수가 없다. 개인은 개인의 것을 책임지고 깨끗하게 해야한다. 하루를 살면 이런저런 사건들이 자신을 거쳐간다. 그 모든 사건을 청결하게 회개하지 않으면, 하루의 식판을 그날 설거지 하지 않으면 날파리가 날아온다. 모든 회개는 그 순간, 그 날 해야한다.
해병대 시절, 군인들의 설거지 지혜는 본인의 것은 본인이 하게 하는 것이다. “뽀드득”의 합격의 소리였다. 식사를 하고 나면, 반드시 본인의 식판은 본인이 닦았다. 닦은 다음에 주방장을 맡고 있는 식판담당 상병에게 직접 가지고 가서, 그 상병의 손끝으로 식판을 문질러서 “뽀드득” 소리가 나야만 합격이 됐고, 소리가 나지 않으면 그때는 다시 씻어야 했다. 물론 군인에게 퐁퐁은 주어지지 않았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뽀드득’ 소리가 나게 했었다.
설거지 봉사를 하면서,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풍경은 색달랐다. 식사를 안에서 준비하는 성도들의 수고가 더욱 의미있게 느껴졌고, 성도들에게 좀 더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려고 손정성, 마음정성 아끼지 않는 순박함이 감미로웠다. 부드러운 육질의 돼지고기 보쌈이 그 증거물일 것이다. 앞으로도 교회식사 봉사에 잘 참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