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와 차가 일체되는 운전법
[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날마다 새벽에 택시를 타고 간다. 오늘은 피곤해서, 오는 길에도 택시를 탔다. 빨간 신호등앞에서 택시는 우측으로 빙 둘러서 휙 지나간다.
내가 물었다. “무슨 일이죠? 카메라를 피하려고 그러셨나요?”라고.
“밑에 육각형 홈이 있어요. 그 홈을 비켜가면 카메라에 찍히지 않거든요. 카메라에 안 찍힐려면 바닥을 봐야해요. 바닥에 육각형 홈과 카메라는 서로 짝이 되어서 덜커덩할 때 그 차이로 속도를 측정해요”
그 운전수의 말을 들으니, 이치에 맞았다. 속도는 움직인 거리/시간의 함수다. 움직인 거리는 시작점과 끝점이 필요한 것인데, 어떤 특정 지점에서 속도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육각형 홈에서 자동차가 덜커덩하는 그 0.01초의 시간에서 속도가 측정되고, 기준속도를 넘어서면 벌금이 부과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참 신기해서, 내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예, 제가 카레이서 활동을 5년 했어요”
“어떻게 운전을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가요?”
“운전은 새로 산 생수통 뚜껑을 열고서 운전수 옆에 두고, 물이 전혀 넘치지 않을 정도로 하면 잘하는 것입니다. 물이 출렁이면 그것은 차가 출렁이는 것이겠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운전할 수 있죠?”
“차와 일체가 되어야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손과 발이 운전한다고 생각해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운전은 뇌가 하는 것이죠. 눈으로 시야를 확보해서 보고, 그 정보가 뇌에 전달되면서 손과 발을 지시하면서 운전대를 운전하는 것이예요. 뇌와 차가 일체되는 것, 그래야 운전이 부드럽게 됩니다.”
“부드럽게 운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부드럽게 운전하려면 나눠서 해야합니다. 감속과 가속 모두 해당됩니다.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절대로 안됩니다. 급제동은 차가 급하게 멈추면서 타는 사람에게 충격을 주게 됩니다. 여러번에 걸쳐서 서서히 감속해야합니다. 가속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꺼번에 확 출발을 하면 차가 급하게 나가면서 불편합니다. 출발할 때도 서서히 여러번에 걸쳐서 속도를 내야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갑니다. 감속도 가속도 여러번에 걸쳐서 진행하는 것, 그것이 부드러움의 지혜입니다. 끼어들기도 마찬가지예요. 옆으로 끼어들 때도 갑자기 핸들을 꺽으면 안되겠죠. 옆에 오는 차를 확인하고 신호등을 켜면서 서서히 끼어들기를 해야합니다. 끼어들기가 확보되면, 얼른 들어가야합니다.”
“운전할 때 정말로 주의해야할 점, 멘토링 부탁드려요”
“교차로 진입시 정말로 조심해야합니다. 가령, 황색등으로 점멸되고 있다고 해요. 그때는 교차로앞 진입로까지는 가속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교차로안에 들어가면 절대로 서서히 가야합니다. 교차로에 진입했으면, 어차피 들어갔으니까 주위를 살피면서 운전을 해야합니다. 사람들은 꼭 반대로 합니다. 교차로를 급하게 지나다가 대형사고가 납니다. 일단 들어갔으면 서서히 주위를 살피면서 지나야한다는 것, 명심하세요”
그 어떤 운전수보다 탑승이 편했다. 출렁이는 것이 전혀 없었다. 그 운전수는 “차는 장남감처럼, 몸과 일체되어서 가지고 놀 정도로 다룰 수 있어야한다”라고 알려줬다. 내가 배움에 관심을 갖자, 내릴 때가 되었는데도 몇가지 팁을 더 알려줬다.
1. 운전대는 반드시 두 손으로 잡을 것
2. 운전대 커버는 절대로 씌우지 말 것 (씌우면 손이 불편함)
3. 운전대에 손잡이는 절대로 만들지 말 것
4. 운전대는 10시 10분의 위치로 잡을 것(왼손이 약간 위로)
뇌와 차가 일체되는 운전이 가장 잘 하는 운전이라고 강조하는 그 운전수의 교육을 들으면서, ‘분명 성령님의 뇌를 통한 운전법 교육이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운전하는 법, 늘 배우고 싶었는데, 택시를 타고 오면서 이론의 핵심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