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에서 끝을 치료 받았다.
8월 2일, 무더위에 친구를 만났다. 야구학과 교수 및 야구 지도자로 활동하는 친구는 스포츠 마사지 전문가를 소개했다. 그 전문가는 나를 보더니, “온 몸이 틀어졌다. 혈색도 안 좋고, 만성 피로가 온 몸에 퍼졌다”고 그냥 진단했다. 헉!!! 얼마전에 종합검진을 받았을 때, 의사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지만, 사실 나는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었다. ‘중년이라서’로 그냥 변명하면서 인내로 버티는 무게감이다.
오늘 내가 하나님께 무엇을 잘한 것이 있을까? 혹은, 내가 하나님의 마음을 마사지하듯 잘해드린 것이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받은 특별한 은혜는 ‘자율신경 특별 마사지’였다. 까페에서 양말을 벗고, 나는 환자가 되었다.
“발가락을 굽혀 보세요”
스포츠 마사지 전문가 분이 내게 말했다. 나는 발가락을 움직이려고 힘을 썼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뭔가 버티는 힘이 있어야하는데, 발가락이 그렇게 힘이 없는지 오늘에야 알았다. 발목도 마찬가지다. 좌측, 우측으로 틀었지만 흐믈흐믈….
“발은 몸을 지탱하는 근본이고, 기준이고, 중심입니다. 발중에서 엄지 발가락이 모든 무게를 지탱하는 곳입니다. 발가락이 없다면, 과연 걸을 수 있을까요? 직립보행에 균형감각을 잡아주고, 모든 뼈들의 자세를 바로잡는 저울추가 바로 양쪽 엄지발가락입니다. 엄지발가락에 힘이 없으면 자세가 틀어지면서, 몸은 불균형을 이루고, 자율신경계가 망가지면서, 오장육부의 활동에 문제가 생깁니다. 사람의 모든 건강은 발가락 끝과 손가락 끝에서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분은 “불 마사지”를 하겠다면서, 라이터를 꺼냈다. 나는 라이터 불로 발을 불태울줄 알고 흠칫 놀랬는데, 라이터의 모서리를 이용해서 발가락을 마사지하는 특이한 방법이었다. 그냥 쓱쓱쓱 발가락을 문지르는데, 전문가는 정말 전문가였다. 누군가의 발을 붙잡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자신의 기술을 발휘하는 그 전문가 분을 보면서, 내가 받은 이 특별한 혜택에 깊은 감사를 드렸다. 라이터는 발가락과 복숭아뼈와 발등을 타고 오르면서, 장단지까지 이르렀다.
나의 장단지는 평상시에도 불룩 솟았다. 그 전문가분이 내 장단지를 툭툭 치더니, “근육같죠?”라고 묻는다. “물이 찼어요”라고 진단한다. 근육인줄 알았는데, 물이라니…. 아뿔싸!! 그래서 다리에 힘이 없었나? 그렇게 10분 정도 마사지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고서 다섯 발가락에 힘을 줬더니, 힘이 단번에 들어갔다. 도대체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그 전문가분은 “무감각한 자율신경계를 풀어주고, 혈관을 마사지해서 발가락 끝에 피가 흐르도록 했다”고 자세히 설명해줬다.
나는 하루에 10권의 책을 쓰다보니, 새끼 손가락의 떨림현상으로 몇 달을 고생했다. 가만히 있어도 손가락이 떨리니, 아파서 너무 힘들었다. 내가 얼른 “새끼 손가락이 떨려요”라고 하니, 그 전문가분은 “손가락과 발가락의 원리는 같다”면서, 손가락도 라이터 마사지를 시작했다. 그렇게 10분 정도 지나니, 깜쪽같다. 마사지를 받기 전에는 손가락이 마치 닭발 같았다면, 마사지를 받은 후에 손가락은 독수리 발톱처럼 날카롭게 굽어진다. 힘을 주니 힘이 확실히 들어갔고, 손가락으로 타이핑을 쳐도 아프지 않을 뿐만 아니라 떨림현상이 전혀 없다. 천사처럼 나타나서 만성 피로를 풀어주고 어딘가로 훌쩍 떠난 그 분, 참 고마운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