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명혈 13곳 (백회혈, 정명혈, 태양혈)
[서울교육방송 건강칼럼 / 장창훈]=누군가 속이 아프다고 하면 우리는 등을 두드려준다. 손이 아프다고 하면 손을 주물러주고, 어깨가 묵직하다고 하면 어깨를 주물러준다. 등이 가렵다고 하면 등을 긁어주고, 발이 피곤하면 발을 주무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병원은 약과 칼로 몸을 치료하고, 한의원은 침술과 약초로 병을 치료한다.
침술(鍼術)은 바늘을 이용한 기술로서 경혈(經穴)에 바늘끝을 찔러서 혈관과 신경을 자극해서 몸을 치유하는 것이다. 경혈을 자극하는 것은 병원의 약처방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병원의 약처방은 약의 성분에 따라 효능이 달라지는데, 경혈은 그렇지 않다. 경혈은 아픈 부위와 연결되는 다양한 장소를 자극해서 몸의 혈액이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다.
경혈(經穴)에 침을 놓을 때, 우리는 속으로 ‘어떻게 한의사는 정확한 경혈에 침을 놓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내막은 전혀 그렇지 않다. 침이 화살이고, 경혈이 과녁이라고 한다면 과녁판은 상당히 넓다. 500원짜리 동전 정도 크기가 경혈로 보면 된다. 침을 놓을 때 대충 그 부근을 자극하는 것이다. 침을 놓았을 때 너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면 살짝 옆으로 침을 놓는 것을 알 수 있다.
경혈은 혈관과 신경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자극할 수 있는 핵심위치다. 온 몸에 신경과 혈관이 퍼져 있지만, 특히 혈관과 신경이 뭉쳐 있는 곳이 있고, 그곳을 자극했을 때 몸의 혈액순환에 상당히 효과가 있는 장소가 있다. 이러한 곳을 명혈(名穴)이라고 한다.
백회(百會) 정명(睛明) 풍지(風池) 견정(肩井) 천추(天樞) 지실(志室) 수삼리(手三里) 합곡(合谷) 족삼리(足三里) 삼음교(三陰交) 용천(湧泉) 10곳이다. 명혈 10곳을 알아두면 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신경계가 활성화되게 해준다.
경혈에 침을 맞는 것과 경혈을 지압하는 것과 경혈을 마사지하는 것은 모두 동일한 효과가 있다. 한의원에 가는 근본 목적은 침을 이용해서 더 깊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이다. 시간의 문제가 발생한다. 한의원에 한번 가려면 시간을 따로 내야하고, 1주일에 1회 방문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반면, 경혈을 지압하는 것은 손가락으로 하루에 10번도 넘게 할 수 있다. 경혈 지압과 경혈 마사지는 날마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의 생명력은 꾸준함에 있다. 잠을 자도 심장은 뛰고, 오장육부는 의지와 상관없이 각자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발휘한다. 그와 같이 사람이 날마다 경혈을 마사지한다면 그 효과는 금방 나타난다.
지압과 마사지의 차이점은 손가락의 이용 범위다. 마사지는 보다 넓은 의미다. 지압(指壓)은 손가락으로 압력을 주면서 누르는 것이고, 마사지는 지압을 포함해서 손바닥으로 문지르고, 주먹으로 두드리고, 손으로 주무르는 것까지 포함한다. 경혈 마사지는 경혈 부근의 뭉친 근육을 풀어줌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신경을 자극해서 몸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경혈 지압은 ‘오답노트’와 같다. 수학문제를 풀 때, 모르는 문제는 따로 분류해서 그 문제를 오답노트에 옮기고, 그것에 집중해서 우리는 해결한다. 오답노트는 단점이며, 실수다. 실수를 보완하면 실력이 된다. 그와 같이 경혈을 누르면 상당히 아픈 부위가 있다. 그 부위를 부드럽게 지압하고 문지르면 몸의 혈액이 부드럽게 흐르게 된다.
조직에서도 사람과 사람, 부서와 부서가 충돌하는 지역이 있다. 업무가 중복될 경우, 성격이 상극일 경우, 그러한 갈등은 조직을 경직시킨다. 경직된 조직의 갈등은 그대로 두면 마비증상을 일으키고, 소통의 순환이 이뤄지지 않는다. 갈등은 마사지하듯 반드시 풀어줘야한다. 경혈 지압, 경혈 마사지는 그와 같다.
명혈 10곳과 손바닥 중앙, 엄지발가락을 날마다 지압과 마사지로 풀어준다면, 건강 100세 충분히 가능하다. 위치는 대략적으로 알고 스스로 지압을 하면서 눌러보면 아픈 곳이 느껴진다. 그곳이 명혈에 해당된다. 명혈은 대략적인 위치이며 손가락으로 직접 눌러보면서 스스로 찾아야한다.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어디가 아픈지 눌러보면 느껴진다. (명혈 11곳은 족삼리가 포함되서 그렇다.)
1. 백회(百會) 정수리 중앙
2. 정명(睛明) 미간
3. 풍지(風池) 뒷덜미
4. 견정(肩井) 어깨
5. 천추(天樞) 배꼽
6. 지실(志室) 등허리
7. 수삼리(手三里) 팔목
8. 합곡(合谷) 손바닥
9. 족삼리(足三里) 장딴지
10. 삼음교(三陰交) 발목
11. 용천(湧泉) 발바닥
12. 손바닥 중앙
13. 엄지 발가락
1. 백회(百會)는 일백 백(百) 모일 회(會)다. 百은 모든 것을 의미한다. 모든 혈자리가 모여지는 곳, 온 몸의 기가 합치되는 곳, 그곳이 백회다. 정수리에 해당되며, 머리의 꼭대기다. 정확한 위치는 양쪽 귀에서 올라가는 선분과 코와 미간을 잇는 선분이 만나는 곳이다. 아이 아(兒)는 머리가 아직 닫히지 않는 상태로서, 갓난 아이는 숨골이 열려있다. 숨골이 자라면서 합쳐진다. 숨골이 바로 정수리에 해당되며, 머리의 맨 꼭대기에 손가락을 가져가서 만져보면 아픈 부위가 느껴진다. 머리에서 열이 날 경우, 열기가 올라오는 곳이 바로 백회(百會)다. 백회를 자극하면 두통, 치질, 빈혈, 얼굴 피부 등에 매우 좋다.
정문일침(頂門一鍼)이란 말이 있다. 정문(頂門)은 정수리의 문으로 백회를 뜻한다.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 정문에 대침을 놓게 되면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된다. 그처럼 남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해서 정신을 차리도록 훈육하는 것을 일컬어 정문일침이라고 한다. 정문일침을 받으면 치명적 단점이 고쳐진다. 백회(百會)는 바둑으로 말하면 천원(天元)에 해당하는 곳이다.
백회(百會)는 모든 기가 통해서 모이는 곳으로, 뇌관(雷管)과 같은 지역이다. 이곳을 자극하면 모든 경혈에 영향을 미치므로, 날마다 강하게 지압하면서 자극하는 것이 좋다. 하늘의 기운을 받는 곳으로 여겨진다.
2. 정명(睛明)은 눈동자 정(睛) 밝을 명(明)이다. 눈동자를 맑게 해주는 경혈이다. 피곤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미간 사이의 코등을 엄지와 검지로 누른다. 그곳이 경혈이며, 눈의 시각은 매우 예리하므로 부드럽게 자극해야한다. 눈이 침침하고, 근시, 원시 등이 있을 경우 정명의 경혈을 자주 자극해주는 것이 좋다. 경혈을 자극하면 혈관이 촉진되고,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시신경이 보다 활성화되므로 시력이 좋아진다. 경혈 마사지로는 미간의 콧등을 자극하고, 혈관 마사지로는 태양혈(太陽穴) 주변의 동맥을 문질러준다. 태양혈은 관자놀이를 말하며, 눈(目)은 몸의 태양이므로, 태양혈은 눈과 연결된 경혈을 의미한다. 태양혈 부근을 만져보면 동맥이 느껴지며, 그곳을 부드럽게 자극하면 눈동자로 가는 혈액이 촉진되고, 눈물샘이 마른 사람은 금방 눈물이 차오르고, 눈의 떨림 현상이 있는 사람은 눈이 더 이상 떨리지 않는다. 눈의 문제는 정명혈과 태양혈을 자극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