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측에서) 황정희 이사장, 장창훈 보도국장, (사진촬영=윤정기 사진전문기자)
[서울교육방송 취재후기 / 장창훈]=첫눈속으로 기어이 올라갔다. 연탄봉사, 황정희 이사장님이 과연 어떠한 봉사활동을 하시는지,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게으름을 치우고서 그곳에 도달했을 때, 첫눈이 행복했고, 사람들의 온화한 얼굴이 평온했다. 나보다 남을 위해서, 토요일의 휴일을 반납한 사람들의 마음이 이미 ‘봉사의 낮은 자세’이리라. 한폭의 풍경화와 같은 곳에서 윤정기 사진전문 작가님의 요청으로 황정희 이사장님과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집에서 받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야하는 곳,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눈오는 날에 연탄봉사를 한 봉사자들은 평생 기억에 남을 정도로 위험을 감수한 나눔활동이었다. 작은 봉사활동으로 사회의 어둔 그늘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으나, 따뜻함은 전해지리라. 집에서 따뜻하게 드라마를 봤다면, 그렇게 휴일은 흘러갔으리라. 하루를 돌아보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평생 처음 연탄봉사 취재를 했었으니, 재능봉사로서 연탄봉사에 참여한 것으로 인정해준다면, 나도 연탄봉사를 한 것이다.
빨간 장갑이 인상깊었다. 미끌림을 방지하는 빨간장갑은 연탄을 배달하는데 최적의 조건이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친밀감이 필요하다. 내 옆을 좀 더 관심갖고, 배려하고, 알아주고, 나와 연결된 너를 돌아보는 그 마음이 필요한 지금이다. 까뮈가 쓴 ‘페스트’의 주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이라고 했다. 내가 무척 놀랬던 것은 비좁은 골목길 위에 올라갔을 때였다. 까마득한 곳에 무엇이 있을까싶었는데, 그곳에 여러채의 집들이 있었다. 그리고, 평온했다. 감나무에 감들이 대롱대롱 메달려 있고, 까치와 까마귀가 하늘을 날아다녔다.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대문앞을 힘차게 쓸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연탄봉사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어느 누군가의 겨울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일 수 있음을…. 작은 나눔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정말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내 마음에 온기가 가득해졌다. 연탄봉사가 있으면 여건이 되면 또 참석해야겠다. 마음 한켠 따뜻하고, 한편으로 좀 더 낮아지는 그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