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형사’는 경찰과 검찰이 얼마나 잔인한 권력집단인지, 여과없이 보여준다. 설정자체가 극단적이지만, 경찰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자신의 범죄사실을 덮기 위해서는 제2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인간심리를 다룬다. 복수가 복수를 낳고, 억울한 아버지의 아들이 살인병기가 되어서 사회악으로 돌아다닌다. 결국, 그 아버지를 임시로 석방해서 아들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했는데, 그것이 더 큰 범죄를 낳게 된다. 범죄자는 어쩔 수가 없다. 희생양은 선량한 시민이다.
“희망은 버려도 기적은 일어나요”라고 우태석이 말했으나, 현실은 잔인하다. 기적은 없었다. 아버지도, 아들도 죽고, 범죄자 경찰은 심판관이 된다. 누군가의 아버지가 죽고, 그래서 가정이 깨지고, 공평하려면 모두 잃어야한다는 복수심으로 살아왔던 한 청년은 그렇게 죽어야 했다.
우태석은 결심을 굳힌다. 진실을 폭로하기로, 그런데, 기자회견장에 기자들이 아무도 없다. “똑같은 선택을 하니까, 똑같은 시간속에 빠지는 거야. 다른 선택을 해야만 다른 시간으로 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 모든 진실을 알릴거야.”라고 결심했으나,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기자들이 모두 도망친 것이다. 총기난사가 두려워 달아난 것이다.
나쁜 형사는 실상 너무 잔인하면서, 비약이 심하다. 범죄자가 평범하게 돌아다니면서 협박하고, 범죄사실이 전혀 발각되지 않으면서, 기자라는 신분으로 경찰서를 출입한다는 것, 이것은 비현실적 설정이다. 기자가 면죄부를 가질 수는 없다. 가장 힘없는 집단이 기자다. 기자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고서 드라마 사건이 전개되고, 배여울이 불사신으로 활동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과연, 범죄자들(기자, 경찰, 검찰)이 그렇게 초월적 존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