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국민대 국문과 출신은 특별해요!! 국장님”
내 기사에 감탄한 기업체 대표의 극찬이다. 나는 “씩” 웃으면서 답변하다.
“저요? 기계과 출신, 공돌입니다.”
신약성경은 본래 마가복음이 맨 처음에 와야하는데, 콘크리트처럼 빈약해 보이는 마가복음은 마태복음 뒤편으로 밀려났다. 그 덕분에 마가복음은 ‘마태복음의 표절’로 의심까지 받는다. 사실은 마태복음이 마가복음의 표절이다. 마가복음이 맨 처음에 기록되었고, 그것을 표준삼아서 마태복음이 작성되었다. 마태, 그는 누구인가? 세리(稅吏)는 세금 징수원인데, 사채업자다. 요즘 말로는 금융전문가.
빚독촉은 죄독촉처럼 징그럽다. 마태는 빚받으러 다니면서, 갑질을 통해서 ‘죄책감’이 많았을 것이다. 돈세는 재주는 많았어도, 신뢰를 얻지는 못했던지, 재정담당을 맡지도 못했다. 돈대신에 붓을 들었던 마태는 왕의 족보를 만들고서, 사이사이에 여자들의 이름을 첨부했다. 작가의 의도적인 편집인데, 예수님이 생존했을 때 출간했다면 허락을 받지 못했을 확률이 높았다. 승천하셨으니, 출판권한은 사도들의 단독 권한이다. 마태는 결국 출간했다.
언젠가, 어떤 말씀에서 목사님의 설교가 내 마음을 울렸다. 마태복음을 통해 사회 취약층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설명하시는데, 어둠속에 빛이 비추듯, 하나님이 임마누엘로 임하는 서광이 비추었다. “아!! 하나님은 말씀으로 내게 오시는구나!!”
[말씀 요약본] 예수님 족보(마1:1-16)를 살펴보면, 돌연 다섯 여자의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여자들은 하나같이 당대의 모범적인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근친상간(다말), 매춘(라합), 사악한 민족성(룻), 불륜(밧세바), 임신 스캔들(마리아)등으로 성적, 인종적, 도덕적 아웃사이더들이었습니다. (중략) 하나님께서 우리 누구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우리각자의 인품, 도덕성, 인종에 따라서가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만, 오직 은혜로만 예수의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웅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솔직히, 마태복음 1장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장롱 깊숙이 감춰진 족보처럼 나와 상관없었다. 그러나, 마태의 신학적 의도에 대해 설명을 듣게 되니, 보물찾기에서 들어올린 돌짝처럼 신의 깜짝 선물이 펼쳐졌다. 족보속에 내 인생의 슬픈 단면이 숨겨져 있었고, 하나님의 따스한 사랑이 느껴졌다. “아!! 그렇구나!! 아멘!!”
위대한 왕, 예수님은 왕궁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왕궁에는 헤롯이 있었다. 예수님은 성전을 건축하지도 않으셨다. 헤롯이 성전을 건축하고 영광을 받았다. 근친상간, 매춘, 배신, 불륜, 임신 스캔들에 빠진 여자들을 통해서 족보가 형성되었음을 마태가 증언한다. 때론, 진실의 폭로가 진리를 확정할 때도 있다. 가리고 덮는 것이 진실을 훼손할 때가 많다.
내가 어떤 사실에 대해 명확하게 공개하니, 몇몇이 내게 ‘기사삭제’를 요청한다. 참 못됐다. 내가 틀린 정보를 제공한 것도 아닌데, 참 못됐다. 명확한 사실은 공개하는 것이 훨씬 낫다. “쉬쉬”하는 것보다 공개해서 묵은 과거를 털어내는 것이 낫다. 마태는 예수님의 출생까지도 숨기지 않고 신비롭게 표현하지 않았는가. 마태복음의 족보에 있는 다섯 여자들 때문에 예수님의 영광이 가리는 것이 절대 아니다. 어둔 과거가 자신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고난의 십자가가 영광의 독수리 문양 로마를 이겼다. 이 진실을 어찌 부인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