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1장도 상당히 많은 분량이다. 마태복음 1장에는 족보장과 마리아의 성령잉태 사건이 나온다. 2000년의 역사가 1장에 함축되었다. 족보장에는 ▲다말 ▲기생 라합 ▲이방여인 룻 ▲불륜녀 밧세바가 등장한다. 밧세바는 ‘우리아의 아내’라고 표현된다. 그리고 5번째 여자는 약혼한 처녀로 임신한 마리아이다. 율법에 따라 이혼사유에 해당한데, 요셉은 성령의 은혜로 임신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한다. 이런 모든 정황에 대해, 1장으로 이해하기엔 무척 버겁다. 마태복음 1장은 1달 내도록 읽어도 그 의미를 알기 어려울 것이다. 성경은 그만큼 깊고, 오묘하다. 대충 읽을 소설책이 아니다.
20년전에 나는 신문배달을 했었다. 조선일보 신문배달원으로 동아일보와 세계일보를 함께 배달하면서 매월 120만원 정도를 벌었다. 수입이 상당히 좋았다. 지금으로 환산하면 300만원 정도 액수에 해당된다. 대학교 다니면서 매월 수입은 그 정도 수준을 유지했다. 졸업을 하고 IMF를 맞았다. 그때 새로운 직업으로 우유배달을 하려고 했는데,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결정이 되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이것도 말고, 저것도 말고, 기도하세요”라고 답을 줬다. 그 답이 항상 내게 나침반이 된다.
인생은 결국 신문배달 또는 우유배달에 불과하다. (그들의 직업을 폄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세상소식 전달하다가, 그렇게 인생은 종결된다. 나의 인생도 언젠가 끝날 것이다. 마침표를 찍으면, ‘장창훈’은 故장창훈이 될 것이고, 나의 언론사와 출판사는 누군가에게 상속되거나, 묻힐 것이다. 나를 추억하는 소중한 사람들이 마음으로 아파할 것이다. 나의 장례식은 사흘이면 족할 것이다. 무엇이 남겨질까?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의 고백처럼,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이고, 그동안에, 그이후에도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옆이 떨어지고, 또 눈이 내릴 것이다. 그때 나는 무엇으로 남겨질 것인가?
내가 맡았던 신문배달 구역은 세검정 구역이었다. 2~3시간 정도 뜀박질을 하고나면, 대략 6시 정도에 일과를 마쳤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3년가량 그렇게 살았었다. 청년의 때, 가장 부지런히 살았던 시기다. 술과 담배를 했는데, 그때 건강을 잃지 않은 것은 새벽운동 덕분이리라. 그리고 신문배달을 그만뒀다. 내가 그만둔 그곳은 내가 없어도 수레바퀴는 굴러갔다. 인생은 그와 같다. 내가 30년 있던 곳을 떠나도, 그곳은 굴러간다. 인생은 그와 같다. 남는 것은 무엇인가?
마태복음 6장을 탐독하면서, 보물창고 이야기에서 마음이 머문다. 재물을 많이 모으지 못했던 내 인생이기도 하고, 가난함은 나의 게으름과 열정 부족이라고 스스로 판단하므로, 부유한 경제 전문가들에게 언제든 갈채를 보낸다. 그들의 경제적 지혜는 자본주의를 살아감에 있어서 상당히 유익한 의복이다. 나는 자본주의 제도에 바람직한 인재는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마태복음 6장에 나오는 보물창고는 누가복음 12장의 부자창고와 연결해서 읽으면 쉽게 이해되고, 부자청년과도 연결해서 이해하면 바람직하다. “재물을 하늘에 둔다”는 표현은 “헌금하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마태복음 6장에 나오듯, 진정한 구제활동을 말한 것이다. 누가복음 12장에서 어떤 부자가 있었다. 그 부자는 풍년이 들어서 곡식이 넘쳤다. 그래서 창고를 새로 지었다. 마치 인생이 재물이 늘어나면, 새로운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부동산 재벌이 되듯이, 그 부자는 곡식창고를 증축하면서 부유함을 누렸다. 그런데, 그날밤 부자의 영혼이 하늘나라로 데려감을 당했다. 그 부자가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에 나오는 그 부자면 어쩌랴!!!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유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누가복음 12:21)
마태복음 19장 16절에는 그 유명한 부자청년 이야기가 나온다. 이 사건에서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기”의 명언이 유래됐다. 상속재산을 받은 것인지, 혹은 사업에 성공한 것인지, 젊은 청년 사업가는 거부였다. 그리고 율법을 철저하게 지켰다. 그리고 예수님께 ‘구원의 길’을 물었다. 그때 예수님은 답을 주셨다.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고 하셨다. 부자청년은 재물이 너무 많아서 그렇게 못했다. “소유를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다. 바리새인의 의는 ‘소유를 축적하는 것’이고, 예수님의 의는 ‘소유를 나눠주는 것’이다. 예수님은 ‘쌓은 의로움’까지 나눠주셨다.
그 부자청년은 결국 죽었다. 이름은 모르지만, 그 부자청년은 성경속에 나쁜 부자의 상징으로 화석되었다. 아!! 알았더라면, 그까짓 재물을 내던졌으리라!! 결국 버려질 것을 미리 깨닫기가 이렇게 어렵던가!! 재물도 그렇고, 지식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가진 모든 것들이 그렇다. “자신의 소유를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진정 소중한 의로움이다.
보물창고 비유가 교회 건축헌금을 모금하는데 자주 사용된다. 성경말씀을 그렇게 변질시켜서 성도의 영혼을 파멸로 몰아가면 안된다. 성전건축헌금이나 중세 면죄부 사건이나 무엇이 다르랴!! 성전건축헌금을 강조하다가, 자칫 교회에 쌓은 헌금액수가 구원의 척도가 된다는 망상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그것은 바리새인들의 도덕적 율법으로 구원이 없다. 경계해야한다.
[마태복음 19장]
16.어떤 사람이 주께 와서 가로되 선생님이여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17.예수께서 가라사대 어찌하여 선한 일을 내게 묻느냐 선한이는 오직 한 분이시니라 네가 생명에 들어 가려면 계명들을 지키라
18.가로되 어느 계명이오니이까 예수께서 가라사대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거짓증거하지 말라,
19.네 부모를 공경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니라
20.그 청년이 가로되 이 모든 것을 내가 지키었사오니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니이까
21.예수께서 가라사대 네가 온전하고자 할찐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하시니
22.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
23.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우니라
24.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신대
[마태복음 6장]
19.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20.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21.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22.눈은 몸의 등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23.눈이 나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니 그러므로 네게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어두움이 얼마나 하겠느뇨
24.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며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며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누가복음 12장]
15.저희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아니하니라 하시고
16.또 비유로 저희에게 일러 가라사대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
17.심중에 생각하여 가로되 내가 곡식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꼬 하고
18.또 가로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곡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19.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20.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21.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치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22.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23.목숨이 음식보다 중하고 몸이 의복보다 중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