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려면, 무조건 글을 써야한다. 말과 분명 다르다. 말을 녹음해도, 그것은 글이 되기 어렵다. 말은 형체가 없어서 그렇다. 녹취를 풀려면 그 또한 시간이 3배 넘게 걸린다. 말과 글은 속성이 같지만, 틀리다. 조선시대와 다르게 현대인에게, 특히 한국인에게 노트북은 글쓰기의 최첨단 혜택이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바로 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쓰기가 생각보다 쉽다.
무엇을 쓸까? 지금, 현재, 관심사를 써야한다. 머릿속에 있는 것이나 눈에 보이는 것, 생각에서 떠나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해 써야한다. 그것이 살아있는 글이다. 나는 지금 “글쓰기”라는 주제를 놓고, 거기에 몰입한다. 궁수가 과녁판을 쳐다보듯이, 정물화를 그리는 화가가 물체를 쳐다보듯이, 그것만 응시하는 것이다. 글쓰기가 그렇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 바로 글을 쓴다. 보면서, 노트를 펼쳐놓고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놓고, 배우의 말도 마음에 와 닿으면 적어놓고, 전체적인 느낌도 적어놓은 다음에, 드라마가 끝나면 바로 글을 쓴다. (옛날에 그러했고, 요즘은 보고나서, 노트에만 기록을 남긴다) 어떤 사건이든, 어떤 사람이든, 그때 하면 쉽다. 물고기는 바다속에서 잡듯이, 글은 현장에서 쓰는 것이고, 머릿속에 자기를 사로잡는 그것에 대해서 써야 실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