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신문 6면(2019.3.1)
하노이(河內)는 강속에 위치한 천년의 도시다. “두 강 사이에”를 의미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처럼, 베트남의 수도로서, 중국을 대신한 김정은과 미국을 대신한 트럼프가 서로 만났다. 김정은이 북한만을 대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결렬” 소식은 미국언론의 “트럼프 탄핵” 소식과 함께, 새로운 광풍을 예고한다. 우리는 언제나 ‘미지의 강물속에’ 위치하여, 기도의 책무를 감당한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트럼프의 최측근 ‘코언’의 배신은 ‘양심선언’의 이름으로 트럼프에게 ‘핵폭탄’이 투여되는 정치적 타격이 발생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순실의 존재가 들통난 것과 같고, 문고리 3인방이 양심선언을 한 것과 흡사하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트럼프를 반대하는 정치세력은 그러한 논리로서 공격을 할 것이다. 권력의 주인이 없는 민주주의 제도속에서 신의 뜻은 어디에 있을까?
(한겨레 6면_20190301) 환담을 나누던 27일 저녁, 1만3400km 떨어진 지구 반대편 워싱턴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해결사’로 불렸던 마이클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꾼’ ‘인종주의자’ ‘범죄자’라고 부르며,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의 공개 청문회장에 선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하노이의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워싱턴 청문회장의 코언에 집중했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나, 모두 진퇴양난인 것은 확실하다. 이 모든 결국이 어찌 되려는가?
*** 하노이(河內)는 강(河)의 안(內), 에덴동산이 위치한 메소포타미아처럼,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라는 뜻이다. 하노이라는 이름 이전에는 탕롱(떠오르는 용)으로 불렸고, 통킹(동쪽의 도시)로 불렸다. 1945년 9월 2일 베트남의 공식 수도가 되었으며, 2010년 9월 1,000년을 맞이한 천년 역사의 도시다. 1964년 베트남전이 시작된 배경(통킹만 사건)이 된 곳이며, 공산주의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았던 미국정부가 개입한 전쟁으로, 1973년 파리협정으로 8년 전쟁이 종결됐다. 이후 베트남은 공산당이 통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