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목동들과 동방박사들이 과연 만났을까? 이러한 질문은 팩트 확인을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동방박사들이 낙타를 타고서 생일날 베들레헴에 도착했다고 믿는다. ‘베들레헴의 일치성’ 때문에 그렇게 믿는다. 믿고 싶은 것을 믿었던 관념이 성경을 변질시킨다. 양치기 목자들과 동방박사들은 만난 적이 없고, 만날 수도 없다. 복음서 어디에도 양치 목자들과 동방박사들이 만났다는 기록은 없다. 독자의 상상력이 불러온 허상이다.
탄생한 때, 예수님은 구유에 뉘어 있었다. 목자들이 직접 그것을 확인했다. 8일후에 정결예식을 드리기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갔다. 이것은 누가복음의 정확한 기록이다.
반면, 마태복음은 예수를 낳고, 이름까지 지었다. 이후 동방박사 사건이 등장한다. 동방박사가 베들레헴에 도착했을 때, 아기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었고, 구유 이야기는 없다. 동방박사가 떠나고, 천사가 꿈에 나타나 급히 이집트로 피신하라고 예언한다. 예루살렘에는 헤롯왕이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누가복음의 기록을 마태복음에 적용하면,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올라갔다고 해야한다. 동방박사는 예수님이 탄생한 날 온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 동방박사가 왔던 것이다. (동방박사의 방문날짜는 최소한 탄생 8일 이후다.) 누가복음에서 잠시 머물렀던 집에서 마리아는 산후조리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는 시점에 동방박사의 방문을 맞이했고, 이후 이집트로 피신한 것이다.
마태는 동방박사 방문과 헤롯왕의 유아 대학살을 크게 부각해서 예수님의 탄생사건을 조명했고, 누가는 ‘구유에 있는 아기 예수의 탄생과 양치기 목동을 통한 천사의 예언’을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했다. 관점이 다른 것이고, 모두 사실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