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주 前육군대장 인물 인터뷰(조선일보)
[서울교육방송 미디어비평 / 장창훈]=신문기사는 복음과 거리가 먼 듯 해도, 자세히 보면 복음이다. 엠마오로 낙향하는 두 제자에게 낯선 여행자가 동행했는데, 나중에 예수님인 것이 탄로나듯, 복음은 뉴스속에 은밀히 감춰진다. 나는 뉴스를 즐겨 본다. 나는 히브리어를 모르지만, ‘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의 책을 통해 예수님은 ‘언어유희를 통해서 감동의 여운을 극대화한 설교를 전했음“을 알게 됐다.
조선일보 A1면과 A29면에 나온 박찬주 前육군대장의 인물인터뷰는 깊은 울림을 준다.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그 사건의 사실관계가 재정립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사성장군에 있던 명예의 추락, 그리고, 모욕과 멸시를 받은 그의 담담한 고백, 복음서에 등장하는 그리스도의 고난사를 보는 듯 하다. 그는 기독교인이다.
“적폐청산, 적폐가 아니라 주류 청산이다.”
나는, 우리는, 이 문장을 모두 읽을 줄 알고, 뜻도 이해한다. 그러나, 해석은 각자 완벽히 다르다. 적폐와 청산과 주류라는 3가지 단어는 추상명사이며, 각자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보수는 진보를 적폐로 보고, 진보는 보수를 적폐로 보고, 피해자는 가해자를 적폐로 보고, 북한은 미국을 적폐로 보고, 학생들은 미세먼지를 적폐로 보고….. 하나님은 무엇을 적폐(積弊)로 볼까?
弊(찢어질 폐)는 幣(비단 폐)에서 파생됐다. 결혼식을 올리고 폐백(幣帛)을 한다. 비단에 제사음식을 넣고서 신에게 정성을 드리는 것인데, 혼례를 축하하는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비단이 곧 幣이고, 帛이다. 그 비단이 오래돼서 찢어진 것이 바로 弊이다. 巾이 찢어진 모습이 분명히 보인다. 돈도 오래되면, 찢어진다.
오랫동안 성경을 읽고, 배우고, 탐독하면서, 딱 1번 예수님이 오신 목적이 ‘백성의 죄에서 백성을 구원하기 위해서’라고 들었다. 그 설교를 듣고 내 인식관이 많이 달라졌다. 간음하다 붙잡힌 창녀를 구원할 때도 창녀의 죄에서 창녀를 구원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교육하셨다. 베드로 장모의 집에 들어가서, 열병에 오랫동안 앓아 누운 장모를 보시고, 그 손을 만지시니, 열병이 떠났다. 그것이 그들에게 베풀어진 인자의 영광이다.
인자의 영광은 아버지의 영광이다. 그 영광이 나타나기 전, 전조현상은 말세현상인데, 복음서를 통해서 고찰하면, 열병을 앓던 베드로의 장모도 ‘열병 때문에’ 건강의 해달별이 추락했고, 그때 예수님이 그 집에 들어가셨다. 야이로 회당장의 딸도, 소녀가 죽음으로 그 집안은 슬픔에 떨어졌고, 그때 예수님이 그곳에 가셨고, 소녀를 ‘사망의 잠’에서 흔들어 깨우셨다.
나는 말세전조 현상에 나오는 ‘해달별의 추락’이 근원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각 개인의 권력과 명예와 풍요’도 포함됨을 인지한다. 자신에게 인자의 영광이 나타나려면, 자신의 권력과 명예와 풍요가 사라질 때, 그때 인자의 영광이 나타난다. 박찬주 前 대장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럴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보았다. 그의 말속에 한국정치의 현재와 미래가 있는 듯하여, 몹시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