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는 누가 뭐래도, 칼로 소를 잡는 일이다. 뿔과 소와 칼의 3단어가 결합해서 나타낼 수 있는 사건은 칼로 소를 잡는 것 외에 무엇이 있을까? 없다. 백정(정육점 주인, butcher)이 딱 여기에 어울리는 직업이다.
소의 핵심은 뿔이다. 즉, 解를 ‘풀다’로 해석하는 것은 소에서 뿔을 자르는 것과 같고, 어떤 사건에서 뿔(핵심)을 찾아서 뽑는 것과 같다. 해석(解釋)한다는 것은 어떤 사건에서 뿔과 같은 핵심을 찾아서 풀어가는 것이다. ‘뿔찾기’가 사건파악의 핵심이다.
사건을 해석하고, 논증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칼날이 날카롭게 매서워야한다. 비판의 칼날도 매섭지만, 가장 매섭고 무서운 칼날은 ‘집중’과 ‘경청’이다. 사람들은 비판의 칼날을 들고서 무작정 내리치기 바쁘지만, 백정들은 칼날을 내리치기전에 먼저 칼날을 수시로 무시로 갈고 닦은 다음에 몇 번의 칼질로 소를 잡는다. 핵심을 파악해서 칼질하는 것이 중요하지, 무작정 칼질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解에서 뿔을 크게 그려놓고, 소를 작게 그려놓은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뿔이 소보다 큰가? 뿔은 소보다 작다. 그러나 어떤 사건에서는 핵심의 뿔이 그 사건보다 큰 것이다. 머리는 몸통보다 작지만, 머리가 몸통을 다스리므로 머리가 몸통보다 크다고 간주할 수 있다. 작지만 핵심인 것을 파악해야한다. 그것이 ‘핵을 잡는 일’과 같다.
뿔은 솟은 것이고, 그 사람의 특징이며, 어떤 사건의 중심이며, 사건을 풀 수 있는 열쇠와 같다. 사람으로 보자면, 가치관이 될 수도 있고, 그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소중한 것이 사람이거나, 혹은 취미이거나 그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뿔’이 무엇인지 늘 스스로 생각해보는 훈련도 중요할 것이다.
풀다 = explain, solve
뿔 = horn
칼 = knife
소 = cow
고삐 = reins
멍에 = yoke
백정 = butcher
핵심 = core, po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