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를 가면, “그대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한 탓일까? 늙어도 더 이상 늙지 않아서 젊어 보인다. 오늘은 삼성동에 누군가를 만나러 왔다. 기다리는 중…..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 너머 인생을 알아가는 일이다. 인연을 맺을 사람이든, 아니든.
변하는 것이 좋을까? 그대로인 것이 좋을까?
나는 수년째, 수십년째, 자본주의 사회가 설정한 경제계급에서 그대로다. 사는 것에는 불편함이 없다. 계층이 산기슭이니, 상대적 빈곤에 속할 뿐이다. 어쩌겠는가!! 이것도 변하지 않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내 얼굴이 변하지 않듯, 내 여건도 언제나 그대로이다. 변하는 것이 좋을까? 그대로인 것이 좋을까?
어떤 순간에도 나는 무너질 이유가 없다. 사는 날까지 살아갈 일이다. 그 외에 무슨 답이 있으랴!! 고향땅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 반찬과 쌀을 보내주시고, 어떤 사람을 만나보라고 권유하신다. 그렇게 하기로 했다. 만나보면, 혹여 인연이 되려나. 사람의 일은 알 수가 없으니….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것이기 때문이다.] – 시인 정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