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장창훈 기자]=오늘은 7월 23일 마태복음 23장을 읽었다. 7개의 화(禍)가 선포된다.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얼마나 격분했으면, 직업과 집단을 지명해서 심판의 대접을 퍼부었을까? 새벽, 해당 사건을 읽는데, 밋밋했다. 아침에 다시 읽어보니, 마음이 서늘했다. 이 말씀은 까마귀떼가 날아다닐 정도로 무서운 말씀이다. 일곱 마리 까마귀들이 하늘에 보이면, 불길한 징조는 어쩔 수 없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그 시대앞에 거짓 복음을 전하니, 하나님께서 심판을 하신 것이다. 이제, 이 시대는 어떠한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성경말씀을 맡은 자들이다. 구체적으로는 목사직분과 성경교사들이다. 나도 여기에 해당된다. 성경을 강의하는 자들은 서기관에 해당된다. 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서, 말로는 행하고 삶은 말씀과 달랐다. ‘말씀 따로’, ‘행실 따로’의 삶을 사는 자들은 마태복음 23장의 7화(禍)를 피할 수 없다. 겉은 백로이면서, 속은 까마귀처럼 사는 자들이 있고, 겉은 까마귀인데 속은 백로처럼 사는 자들이 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겉은 백로인데, 속은 까마귀처럼 시커멓다.
얼마전, 교회에서 내가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아는 지인(知人)이 따로 챙겨놓은 밥과 반찬이 있었는데, 생김새가 반찬통에 담아둬서, 버리는 음식인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잔반을 그곳에 버렸다. 먹을 밥속에 잔반을 버린 것이다. 그때, 주인공이 나타났다. 나는 전혀 몰랐다. 대략난감!!
그 분은 빙긋 웃더니, “식구끼리, 어때?”라면서, 과연, 어머니의 마음으로 잔반을 슬슬슬 덜어내더니, 먹을 밥과 반찬을 따로 챙겨놓았다. “미안하게 생각하지 마, 용서할게, 그럴 수도 있지. 이해해”라고 나를 다독였다. 마음속에 천사가 있는 분이다. 오랫동안 그 사건이 잔상에 남아있다. 형제의 허물을 용서하는 작은 표본을 목격하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했다.
모세의 자리에 앉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심판을 받았다. 이제, 예수의 자리에 앉은 성직자들을 향해 예수님은 어떤 말씀을 하실까? 부활의 주님께서 서울에 나타나, 한기총 본부에 들어가서 과연 무슨 말씀을 하실까? 마태복음 23장에서는 “헤롯이여!! 화가 있으라”는 말씀은 없다. 오로지 말씀을 맡은 성직자들을 향한 격분이 있을 뿐이다.
누가복음 13장에서 빌라도 만행 사건과 실로암 부실공사 사건을 들은 예수님은 정부를 규탄하지 않고, “너희들도 회개하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고 경고하셨다. 예수의 자리에 앉아서, 오늘도 말씀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마태복음 23장은 어떠한 깨달음을 주는가? 멈춰서 깊게 상고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