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용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단지 ‘백조의 호수’에서 늘 봤던 백조의 몸부림은 고독과 몸부림의 싸움이라는 것, 우아함의 무용을 위해서는 수면아래 보이지 않는 연습들이 무용수의 숙명이라고 나는 생각하곤 했다. 상명대 그 비내리는 날, 문예총 무용 콩쿨대회에 참석했던 수백명의 무용수들을 보면서도 그러했고, 11일 그 수상자들을 직접 만나 1:1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해서, 땀이 비오는 무더운 날씨였어도 발걸음은 가벼웠다.
춤이든, 무용이든, 발레든, 게임이든, 학문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모든 전문분야에서 열정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얼굴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개인우승자와 단체우승자들이 모두 모인 문예총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미래 한국무용의 주역들을 만나는 느낌? 무용(舞踊)에 대한 전문용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내가 아는 바로는, 무용(舞踊)에서 무(舞)는 없을 무(無)와 발 엇갈릴 천(舛)의 합성이다. 발을 엇갈리면서 발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춤’이다. 그래서 무용수들은 발가락 힘이 강해야하고, 발톱이 무수하게 빠지는 것일까? 발바닥으로 걸어가는 사람이 발가락으로 걸어간다는 것 자체가 ‘무용수’로서 가야할 길일 것이다. 작가는 손가락으로 걸어가야하는 운명이듯…. 용(踊)은 발을 위로 뛴다는 의미다. 결국 무용(舞踊)은 발이 보이지 않도록 움직이면서 발을 위로 뛰어오르는 그런 ‘춤’이다.
덕원여자고등학교 김현아 무용수, 방효정 무용수, 영남대학교 박정온 무용수, 계명대학교 김예주 무용수, 여수진성여자고등학교 허진경 무용수, JAZZ 군무 COLD(서울종합예술학교)팀, 스트릿군무 VA팀, 스트릿군무 데자뷰팀 등등 몸동작의 언어로 살아가는 무용수들은 상당히 정제된 표현으로 ‘협력와 화목’, ‘예기치 않은 행운의 수상’으로 소감을 발표했다. 수상자가 결정된 그 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면 그 떨림을 영상에 모두 담았겠으나, 그 떨림의 순간이 많이 지나서 기억으로 더듬어서 소감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기쁨과 감사와 뿌뜻함”이 얼굴에 역력했다.
지금도 기억난다. 출전한 무용수를 응원하기 위해서 가족들이 모두 함께 나와서 복도까지 틈이 없었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상명대학교에서 열린 콩쿨대회는 800명이 넘는 참석자들과 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오전 9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1시까지 행사를 마쳤다고 한다. 이런 대회가 있기 때문에 한국무용이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꿈의 비젼을 제시하는 것 같다.
인터뷰를 모두 마치고, 서울문학과 함께 문예총 콩쿨대회 수상자들의 수상소감 및 행사후기를 하나로 묶어서 전자책을 발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