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칠흙같은 어둠속에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눈이 어둠에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것뿐이다. <독백_고하늘 신입교사>
수학여행을 가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버스는 빗길에 위험하고, 다리 다친 학생이 있다. 엄마와 계속 전화통화를 하는데, 터널에서 전화가 갑자기 끊겼다. 갑자기 앞으로 추월한 덤프 트럭을 따라 가다가, 버스는 전복됐다. 학생들이 나왔는데, 아직 남은 학생이 있었다. 하늘이!!! 칠흙같이 어두운 버스안에 “여기요”라고 울부짖는 학생의 절규. 사활을 걸고, 교사는 학생의 목숨을 꺼낸다. 쉽지 않다. 버스 1차 폭발!! 교사가 학생의 목발이 되어서, 버스를 빠져나간다. 학생을 먼저 올려보내고, 교사는 아직 버스안에 남아있다. 버스가 폭발했다. 교사의 목숨값으로 생존된 학생의 마음은 침통스럽다. 장례식장에서 그 여학생은 고개를 들지 못한다. 기간제 선생, 계약직 선생은 선생이 아닌가?
“너는 김영아 선생을 아냐? 모르냐?”
학교는 기간제 교사를 외면하고, 여학생은 목발을 지고, 장례식장에 남겨졌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내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숭고한 죽음앞에, 기간제 교사를 외면한 학교의 비정함을 본 그 여학생은 인생이 깊어진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남은 그 터널을 훗날 다시 찾아간다.
“나는 그 답을 꼭 찾아야겠다”
101명 지원했는데, 1명 뽑는다. 대치고에 갑자기 기간제 교사로 뽑혔다. 학교는 교사들의 살벌한 경쟁 시스템, 기간제 교사로 취직한 그 여학생은 학교의 새로운 관점을 알려준다. 진학부다.
“기간제면 어떠냐? 모두 같은 선생이지!! 가서 붙어라!!”
철옹성 라미란 부장이 있다. 3학년부와 진학부, 모두에 소속된 기간제 교사다. 박성순 부장(라미란)은 낙하산 기간제 교사가 누군지 확인하려고 한다. 3명의 면접, 누군가 ‘낙하산’이 있다. 시범강의를 시작한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수업을 짰는가?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 문이 스르르 닫히면서,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복선이 제시된다. 이미 결정된 낙하산의 들러리였던가?
책냄새, 분필냄새, 교사는 분필냄새가 나야한다. 면접만 보고 입사한 낙하산이 있었다. 한방 있는 낙하산이다. 능력만 있으면, 어쩌겠는가? 엉겹결에 “낙하산”의 오명을 쓰고 합격했다. 그런데, ‘문수호 교무부장’ 조카였다. 기간제 교사들에게도 그것이 공개되고, 이제 그녀는 완전히 ‘외면’당했다. 기간제 교사들에게도 배제된 ‘기간제 교사’로서 낙하산이다.
“싸늘한 반응, 벌써 겨울이다.”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을 것을 알겠는데, 저는 정말로 몰랐습니다. 그래도, 상처받았다면 죄송합니다.” 고하늘 신입교사는 마음을 담아서 사과했다. 교사들끼리 갈등과 분쟁과 파벌싸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교사와 기간제, 기간제와 낙하산, 완전히 분리됐다. 고하늘 교사는 마지막까지 남겨져, 모든 수모를 담당하다, 엎어진다. 엎질러진 ‘식판’처럼!! 얼마나 버틸까?
모든 것을 떠나서, 먼저 학생 포기하는 선생은 선생 자격 없다. 그것이 선생의 자격기준이다. 낙하산이든, 실력이든, 아무 상관없다. 방학을 해서, 집에 가는 것인가? 아니면, 기간제 교사가 힘들어서 떠날 채비인가? 버스 전복사고에서 보여줬던 그 기간제 교사가 진정한 교사임을 암시한다.
고하늘 신입교사는 개강 D-7 학교에 매일 출근하면서, 개학을 하면 서게 될 교단에서 각오를 다짐한다. 그때, 자신은 그 터널을 보듯, 학생들의 책상을 본다. 책상에 있는 그 학생들은 ‘배움의 터널’속에 갇힌 학생들이다. 포기할 수 있는가? 교사는 학생을 포기할 수 없다. 포기하면, 교사가 아니다. 거친 바람이 교실안에 몰아친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 홀로 서서 그녀는 과거를 회상한다.
개학이다. 새롭게 뽑은 선생은 왔는가? 뭐해요? 들어와요!! 모두 깜짝 놀랜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그 어둠속에 발을 들여놓는 그녀의 위대한 선택이다.
<독백_고하늘 신입교사>
만약 당신이 칠흙같은 어둠속에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눈이 어둠에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