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숙 여수초 교장, “하버드대 교수의 다중지능이론” 강조
토론비타민, 인성 지성 감성 영성에 탁월한 토론학습
행복한교육실천협동조합과 서울교육방송, 공감토론 학생아카데미에서 함께한 성남여수초 토론캠프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퍼실리테이터(토론 디자이너)가 학급별로 직접 들어가서 학생들과 함께 발음, 질문, 토론규칙 및 학생들간 토론자 발표, 질문에 대한 응답, 교차질의 등으로 진행됐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모든 학급에 머물면서, 토론캠프를 통한 다중지성 효과를 체험했다.
다중지성이론은 하버드대 심리학과 하워드 가드너 교수가 주장한 인간지성이론으로서, 정은숙 여수초 교장이 토론캠프 서두에 강조했던 이론이다. 다중지성은 인성, 지성, 감성, 영성으로서 토론은 모든 영역을 균형적으로 개발하는 학습 효과가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패널토론회 실시=TV토론회와 형식은 동일했다. 방청객은 꽉 찼다. 학부모들도 뒤쪽에서 학생들의 논쟁을 관람했다. 교사들은 VDO를 촬영하기도 했고, 몇몇 언론사에서 현장취재를 나왔다. 정은숙 교장도 긴장감이 감도는 표정과 설레임을 함께 머금고 “토론캠프를 열심히 했던 실력을 맘껏 발휘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패널대표는 모두 8명, 진행자는 장창훈 서울교육방송 보도국장(본인)이었다.
학생들보다 내가 더 떨렸다. 마이크는 3개,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앞에 놓여있지 않아서, 토론자들에게 “명패”라고 하자, 역시 배웠던 실력을 발휘해서 싸인펜 하나와 A4용지로 순식간에 명패 8개가 토론회 좌석에 놓였다. 패널들의 복장도 깔끔했고, 시청각실은 조용했다. 모두 앞쪽을 쳐다봤고, 나를 주목했다. 내가 입을 열었다.
“이번 토론회 주인공은 방청객입니다. 여기 나온 토론자분들은 여러분들을 위해서 발표를 할 것입니다. 방청객들의 돌발질문, 이번 패널 토론회의 핵심입니다. 토론자 발표가 끝나자마자 방청객중에서 돌발질문이 있으면 손을 번쩍 들어주세요. 사회자 권한으로 마이크를 드리겠습니다”
4초정도,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방청객이 방관자로 있지 않고, 오히려 중심이라는 그 의미가 전달되기까지 몇초가 흘렀고, 방청객은 옆좌석 친구들끼리 들썩거렸다. 말뜻을 이해한 학생들은 자세를 모두 고쳐 앉았다. 진행팀에서도 무선 마이크 2개를 준비했다. 만반의 준비가 갖춰졌다.
나는 안다. 내가 떨리는 만큼, 모두가 떨린다는 것을. 떨릴 때는 해답이 간단하다. 그냥 말을 던지는 것이다. 숫자가 많든 적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의 말은 이미 마이크를 타고서 전체를 하나로 의식하고서 전달되기 때문이다. 결국, 청중은 한사람일 뿐이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진행을 맡은 서울교육방송 보도국장입니다”라고 인사를 하고서, 토론자를 직접 소개했다.
“문하영 토론자님 나오셨습니다. 박수 부탁합니다”
방청객은 반응하기 시작했다. 인기가 꽤 높은 토론자임에 틀림없다. 나머지 토론자도 같은 방법으로 소개하자, 방청객과 패널들의 호흡이 어느정도 온도가 맞아지는 것 같았다. 8명의 패널 토론자는 문하영, 유태현, 정재원, 황준경, 김나연, 박혜영, 이형원, 손태양 학생들이다.
◆ 사랑의 문을 만들어주세요=문하영 토론자가 학교폭력 해결책으로 ‘사랑의 문 건립’을 주장했다. 모두가 공감하는 듯 조용했다. 이때 토론자중에서 돌발질문이 나왔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화해를 하지 않았는데 무작정 사랑의 문을 통과한다고 화해가 될까요”라고 묻자, 문하영 토론자는 느긋하게 “몇번씩 계속 사랑의 문을 통과하면 서로 감정이 풀어질 수도 있죠”라고 대답한다. 질문과 대답이 서로 적절하게 마무리되었다. 방청객 돌발질문도 너무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드는 바람에 “앞쪽에서 5째줄 중간에 초록색 옷 입은 학생 오른쪽”이라고 표현하자, 질문한 학생이 복권에 당첨된 듯 마이크를 잡고, “토론자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격리조치를 말씀하셨는데, 격리하면 사이버로 언어폭행을 할 수도 있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하나요”라고 묻는다. 토론자는 돌발질문에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사이버 폭행이 발생하면 못하게 또 막아야죠”라고 대답을 마쳤다. 방청객들과 패널 토론자들이 서로 대화하듯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토론회는 문제해결형 토론으로서, 40분이 금방 흘렀다. 모두다 대만족, 방청객은 마지막 토론자 격려 박수시간이 되자, 환호성을 지르면서 모두 함께 행복한 토론회가 마쳤다.
◆취재후기, 토론이란?=전체 패널토론에 앞서서 각 학급별 패널토론이 2차례 진행됐다. 모두 학급폭력에 대한 실제사례와 해결책에 대한 진지한 의견제시가 있었다. 이때, 나는 “토론이 뭘까요?”라고 물었더니, 학생들은 “토론은 말하기다” “토론은 질문하기다” “토론은 경청하는 것이다” “토론은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발표하는 것이다” “토론은 근거를 제시하면서 주장하는 것이다”면서 토론의 맥을 짚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모두 100점 만점의 답안지다.
토론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교육의 밀물같다. 밀려오는 토론수요는 ‘공급자 부족’(토론 디자이너)으로 학교마다 토론교실의 가치가 높아지게 될 것 같다. 가드너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토론은 논리적 사고력과 발표력, 경청하는 자세와 요약하기, 대화능력 등등 두뇌개발에 다방면 효과가 존재한다.
종합비타민처럼 그러한 것이다. ‘토론비타민’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성남여수초등학교를 통해서 다시금 확인한 사실은 ‘토론은 학습을 통해서 충분히 습득될 수 있고, 토론을 익힌 학생들의 대화법과 발표력은 스스로 놀랄 정도로 괄목상대한 효능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