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마라톤이 끝난 느낌이다. 8개월 동안 오랫동안 달렸다. 나는 망치를 내려놓으면, 목수직업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에 금방 취업이 될 줄 알았다. 잠을 잘 때마다 꿈자리는 ‘신문배달’을 하고 있었다. 대학시절 내가 새벽마다 달렸던, 끝나지 않는 신문배달, 내게는 악몽이다. 꿈속에서 신문배달은 늘 늦었다. 새벽일찍 돌려야할 신문 200부인데, 내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이 되도록 낑낑거리면서 골목을 올라가다가 잠에서 깬다. 지난 8개월, 내 삶이 그러했다.
비탄의 비탈길에서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갈림길이 자주 나타나서, 나를 시험했다. 보다 내게 옳은 길이 어디일까? 취사선택의 문제가 나는 가장 힘들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잡으려는 그 순간에 더 좋은 것이 옆에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무엇을 결정할지 ‘갈등장애’를 겪으면서 헤맸다. 스스로 선택해야할 그 운명이 내겐 가장 힘들었다. 결혼할 배우자가 마치 2명이 나타난 것처럼, 나는 고단한 인생을 살았다. 그리고, 이제야 나는 나의 직장을 얻었고, 거센 파도는 잔잔해졌다.
좀더 편하거나, 좀더 급여가 높거나, 좀더 업무량이 적거나, 좀더 복지혜택이 많거나, 좀더 무엇이 좋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적 변수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실업자였고, 일할 직장이 없다는 것은 노동자를 구하는 포도원 농장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아침 9시, 11시, 1시, 3시, 5시까지 계속 나가서 노동자를 포도원에 불러오는 농장주인처럼, 나는 고용되길 원하는 5시, 50대 중년층이다. 그렇게 어렵게 에어컨 알바에 취업했고, 오늘 시스템 에어컨 직장에 정규직을 취업했다. “합격했습니다. 9월 2일부터 출근하십시요”라는 문자를 받는데, 아! 2년전에 내가 목조주택에 취업이 되었을 때가 생각났다. 정확히 2년만에 정규직에 취업했고,
이 회사는 월급이 밀리지 않고, 일거리가 꾸준히 있는 곳이다. 회사 대표님이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기술자가 아닌 사업가로서 대표다. 내가 예전에 근무했던 목조주택 사장님은 ‘기술자’로서 마인드가 있어서, 돈이 안되는데도 자기가 하고 싶은 기술을 적용하고 싶어서, 공기(공사기간)이 1달이 늦어지는데도, 고집을 피우면서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낭패를 당했다. 기술자는 그래서 사업을 하면 백전백패다. 기술은 기본이고, 중요한 것은 사업성이다.
그리고, 중풍병자도 생각났다. 4명의 친구가 들 것에 실어서, 중풍병자를 데려왔다. 그때, 예수님이 그 친구들의 믿음을 보고, “작은 자야, 일어나 네 침상을 들고 걸어가렴”이라고 말했다. 아! 나는 중풍병자다. 내가 아무리 취업을 하려고 해도, 일할 곳을 찾지 못했다. 나를 위해 나를 대신해서 일자리를 알아봐준 내 친구들, 벗들, 나의 취업 컨설턴트, 얼마나 고맙고 고마운지, 나를 돕는 분들이 없었다면, 나는 취업에 성공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다.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떡을 떼시던 것을 잊고, 마음이 둔해졌더라”
이 구절을 읽는데, 마음이 애잔해졌다. 오병이어 사건을 겪고서, 제자들은 그것을 망각했다. 내가 그 모습이다. 주님께서 떡을 떼시는 것이다. 주님께서 내 취업의 떡을 떼시는 것이다. 주님께서 내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내 인생의 생존권도 결정하시고, 취업과 결혼까지도 주님의 손안에 있다. 내가 그것을 알든지, 모르든지, 믿든지 믿지 않던지, 주님께서 결정하신다. 제자들이 그것을 망각했고, 나도 주님께서 행하신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실로암에 있던 38년된 병자도 생각났다. “주여, 다른 사람들이 먼저 들어가서 저는 낫지 못합니다” 내 기도가 그러했다. “다른 사람들은 저보다 나이가 젊어서 취업이 잘되는데, 저는 나이가 많아서 취업에 성공하지 못합니다.” 내가 주님께 울부짖었다. 30군데 넘게 이력서를 보내도 대답없는 메아리였다. 그런데, 문자로만 이력서를 보냈는데, 어제 답장이 오더니, 오늘 면접을 봤고, 합격했다. 어제는, 본래 에어컨 알바가 있었는데, A/S를 신청한 사람이 취소를 하면서 알바가 없었고, 쉬면서 일자리를 검색하다가 이력서를 냈는데, 이렇게 면접까지 보고, 합격했다. 우연일까, 필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