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려면, 길을 잘 찾아야 한다. 나는 날마다 새로운 현장으로 출근한다. 일산, 인천, 의정부, 강남, 구로 등등 매일작업 현장이 변경된다. 래미안, 푸르지오, 현대홈타운, e편한세상 등등 대형건설사들이 건축한 아파트를 방문해서, 고객의 니드에 맞춰서 작업이 진행된다. 나는 현장과 집의 동선을 확인하고, 지하철 출발시각과 버스노선도까지 결합해서, 최단시간에 여행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에어컨의 길찾기도 이와 같다.
에어컨은 출발점은 정해져 있다. 실외기다. 실외기에서 단배관은 4대, 5대의 실내기로 뻗어간다. 간혹, 양갈래로 뻗어져 갈 경우에는 분지관을 실외기 근처에서 사용해서 갈라지지만, 대부분 일직선으로 가게 된다. 즉, 1호선을 타고 가면, 계속 1호선을 타고 가는 것과 같다. 동대문-종로5가-종로3가-종각-시청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실내기1 실내기2 실내기3 실내기4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내기1이 거실일 확률이 높지만, 반드시 그럴 이유는 전혀 없다. 동선을 따라 가장 가까운 곳이 항상 실내기1이다.
아파트 현장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소방라인이다. 소방이 어떻게 설치되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그것을 따라 벽체를 타공해야 한다. 우선, 벽체를 두두려야 한다. 벽체를 톡톡톡 때려보면, 콘크리트는 울림이 없고, 석고마감을 한 벽체는 울림이 있다. 건설사에서 외벽은 콘크리트로 세우고, 내부 방은 석고마감으로 벽체를 세우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문틀 위쪽으로 석고마감을 뚫기가 쉽다. 이렇게 어떤 벽체를 뚫을 것인지 먼저 판단을 해야한다. 그리고 소방라인을 확인할 때는 거울과 전등을 준비해서, 환기구멍이 나와 있는 곳을 열고서, 천장내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천장내부에 소방라인이 지나가는데, 그곳을 기계자리로 할 수는 없다. 기계자리는 반드시 소방라인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천장속을 먼저 살펴야 한다. 이것을 하지 않고서, 무조건 창틀기준으로 기계자리를 타공했는데, 소방라인이 위에 있다면, 다시 덮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이중으로 소요되면서 작업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벽체가 석고로 되어 있든지, 콘크리트로 되어 있든지, 벽체를 기준으로 앞뒤로 석고를 뜯어야 한다. 이때 석고는 반드시 다시 붙어야 하므로 깔끔하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 450*450 기준, 혹은 400*400 기준으로 일정하게 그림을 그려서 뜯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다시 붙여도 보기에 좋다. 그냥 무작정 뜯는 것보다 같은 크기로 뜯어야 다시 마감을 해도 고객의 불편함이 해소된다. 이렇게 벽체기준으로 뜯는 목적은 오직 하나다. 드레인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드레인은 천장속으로 쉽게 들어가지 않는데, 특히 벽체에서 양쪽으로 석고가 뜯어지지 않으면 쉽게 연결할 수 없다. 그리고 동배관도 나가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석고타공은 반드시 해야하는 업무다. 그리고 거실쪽은 길게 뻗어나가므로 중간에 한번더 석고타공을 해서 드레인과 배관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드레인은 2m 정도 되므로, 발로 길이를 대략 측량해서 그 위치마다 타공을 하면 된다. 또한, 벽체가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면, 코어를 뚫어야 하므로 훨씬 크게 석고타공을 해줘야 한다.
석고마감은 미리 나무를 재단해서 사용하면 좋다. MDF로 된 몰딩을 활용해서, 사전에 작게 조각으로 잘라서, 석고마감을 해줄 수 있다. 석고마감은 뜯어낸 부위에 각 모서리마다 작은 몰딩을 붙여서 나사로 고정하고, 거기에 석고를 부착하면 된다. 석고마감은 단차가 중요하다. 단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서리마다 조각으로 나무를 붙이는 것이다.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석고마감에 꽤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그것은 나무가 부족해서 그렇다. 그리고 석고를 뜯어낸 다음에 아무렇게 방치하다가 그 석고를 발로 밟아서 망가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 다시 석고를 재단하면서 작업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뜯어낸 석고는 반드시 그 위치에 반듯하게 세워서 보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는 천장 위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드레인은 기계자리 안쪽으로 가급적 지나가고, 배관은 기계자리 바깥쪽으로 지나가는 것이 표준이다. 그래서 기계자리는 15cm 정도 떨어져서 타공을 하는 것이다. 만약, 벽체에 있는 몰딩을 기준해서 10cm 정도 떨어져서 드레인이 지나간다면, 기계자리는 50cm정도 되므로, 결국 몰딩을 기준으로 하면, 60cm가 기계자리가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70cm, 즉, 700mm부터는 배관이 지나가도 무방하다. 드레인은 안쪽에 붙여서 지나가고, 배관은 700mm 바깥쪽으로 지나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항상 기계자리를 타공하는데, 만약 천장을 모두 제거한 현장에서는 기계자리를 바닥에 미리 표시하고, 천장에도 정확하게 표시하면서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텐박스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 붙박이 장이 혹시 들어가는지, 그것을 미리 표시하고서, 거기를 기준으로 해서 기계자리를 찾는 것이다.
간혹, 기존에 7대 에어컨을 설치했다가 교체를 하는데, 2대를 죽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 철거하는 2대에 대해서 드레인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마개를 막을 때는 가급적 위로 올려서 막아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분지관은 분지관 근처에서 잘라서 용접을 해줘야 한다. 분지관에서 멀리 용접을 하면, 그곳까지 냉매가 흘러가면서 냉매오일이 적체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 분지관 근처에서 잘라서 용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