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화교류의 글로벌 인재양성 – 황승택 남양주 송라초등학교장
다문화 자녀의 재능발굴과 열린 마을교육공동체 네트워크 구축
김선희 서울교육방송 학교교육위원장의 안내로 학교탐방이 진행되고 있다. 7일 남양주 송라초등학교를 방문, 운동장에 차들이 즐비하다. 평일에 무슨 일일까? 학부모들을 위한 열린수업을 실시하는 날, 자녀들의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부모가 질문도 하고, 함께 배우면서 진행하는 수업방식이다. 황승택 학교장은 ‘마을교육공동체’를 위해서 학교의 담장을 한껏 낮췄다.
송라초등학교를 둘러보면서 가장 눈에 띄는 3가지가 있다면, 인사성이 바른 학생들, 복도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 다문화 자녀들의 밝은 표정들이다. 특히, 학교 2층에 마련된 다문화 전시관은 문화적 접근으로 이중문화를 가진 다문화 자녀들을 상당히 배려하고 있었다.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프랑스 등의 의상들과 문화들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학생들은 수시로 지나다니면서 눈으로 인식하게 되어있다.
“책이 복도에 있어요. 제가 교장으로 부임하고서 도서관을 개방한 것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도 많았어요. 10진 분류법에 맞아야 찾기에 쉽고, 책을 분실할 수도 있어서 복도에 책을 내놓는 것은 어렵다는 거예요. 책의 목적은 읽기위해서이지 보관이 아니거든요. 학교에 책이 있는 것은 학생들이 그 책을 읽기 위해서니까,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복도에 책을 꺼내놓도록 했어요. 책이 학생에게 가까이 가니까 독서습관도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어요”
황승택 학교장의 책읽기 프로젝트는 ‘적극적 개방’에 있다.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창고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책읽는 쉼터여야한다는 것, 송라초등학교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복도 쇼파에 누워서 책읽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서관 책들은 복도에 높게 쌓여있고, 학생들은 대여를 하지 않고도 그냥 꺼내서 볼 수 있다. 마치 서점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책의 외출이던가?
◆ 다문화는 곧 국제교류와 같죠!!!
책을 펼치면 책의 내용이 펼쳐지듯 도서관의 책을 복도로 끄집어낸 황승택 학교장은 ‘열린 교육철학’을 글로벌 인재양성까지 확장했다. 국제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1C에 미국, 유럽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중국, 일본 등 모든 국가의 문화를 체험하고 경험하면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때, 문화소통 인재로 양성될 수 있다. 황승택 학교장은 “다문화 자녀들의 가치는 국제화 시대를 살아갈 미래사회에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다문화 자녀들에 대한 교육정책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편견보다는 배려와 이해로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8개국 20명 이상의 다문화 자녀들이 현재 송라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황승택 학교장은 이들을 위해 ‘언어소통’을 핵심교육 사업으로 정하고, ‘우리말 배우기’를 다문화 교실을 통해서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또한 뮤지컬 공연과 영화관람, 역사문화 체험, 역사 유적지 탐방 들을 다문화 자녀들과 함께 하면서 ‘다문화 존중 풍토’가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게 됐다.
러시아, 베트남, 중국 등에 송라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외국 지역과 MOU를 체결하고서 학생들이 외국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글로벌 인재양성 교육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교실안에서 다문화 자녀들을 통한 ‘작은 국제문화 교류’가 진행되고, 국가적으로도 국제문화교류를 경험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세계화 물결을 익히게 된다.
◆ 나눔을 교육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눔’은 내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다. 황승택 학교장은 교육정책의 핵심을 ‘나눔’으로 정의했다. 학생들이 남과 나누는 법을 배운다면 그것이 ‘바른 인재양성의 거푸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황승택 학교장이 복도를 지나가자, 학생들이 팔을 머리위로 ‘하트’를 그리면서 “사랑해요”라고 해맑게 웃는다. 어떤 아이들은 뛰어와서 “사랑해요 교장 선생님”라고 안긴다. 뒤에서 지나가던 학생도 앞쪽으로 와서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고 달려간다.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인사문화가 송라초등학교에서는 꿈틀거리면서 자리잡았다.
나눔문화는 ‘큰 상’, ‘넓은 상’, ‘새로운 상’으로도 잘 드러나 있다. 송라초등학교는 학생들을 표창할 때, 3가지 종류의 상을 수여한다. 나누려면 먼저 꿈을 크게 가져야하고, 마음을 넓게 가져야하고, 늘 새로움에 도전해야한다는 것. 상(賞)의 이름으로 높고 낮음을 없애고 모든 상을 가치롭게 한 것. 송라초등학교는 이러한 교육문화 정책으로서 ‘학생들끼리 열린 소통’, ‘학교와 마을의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국제사회와 교류 소통’ 등을 실시하고 있다. 모두 ‘나눔’을 통한 ‘문화소통’의 교육들이다.
책을 복도에서 맘껏 꺼내서 읽을 수 있는 송라초등학교를 목격하면서, 간혹 우리는 보다 중요한 것을 잃고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했으면, 도서관의 책을 복도로 꺼내서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었을까? 학교문을 마을을 향해 활짝 열어놓은 황승택 학교장의 교육정책을 인터뷰하면서, 국제사회를 위한 글로벌 인재가 ‘열린 교육정책’을 통해서 양성된다고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