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는 듣는 기능이다. 말을 알아듣는 것은 의사소통에서 매우 중요하다. 마음은 말로 자주 표현되기 때문이다. 耳는 귓바퀴, 귓불, 귓구멍이 디자인된 문자이며, 目自와 비슷하면서 생김새가 약간 다르다.
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달팽이는 더듬이로 느껴 물체를 듣고, 곤충도 곤충의 눈으로 꽃을 찾아 나서고, 사람은 눈과 귀가 있어서 언어의 소통을 한다. 귀는 곧 기(氣)가 통하는 통로가 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에너지 충전소이다.
유비는 귀가 매우 컸다고 한다. 경청(傾聽)의 상징일 것이다.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다. 유비는 유방(劉邦)의 후손으로서 한나라가 망할 때 새로운 세력으로 일어나서 관우와 장비와 제갈공명을 측근으로 얻었다. 유비는 주변 사람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들의 지혜를 들을 줄 아니, 주변에 사람이 몰렸다.
귀속에는 달팽이관이 존재한다. 그 이름도 참 특이하다. 생김새가 달팽이를 닮았으니, 달팽이관이라고 명명했을 것이다. 정보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달팽이처럼’ 느리게 상대의 말을 음미하고, 느껴서 맛을 보고, 언어의 맛을 탐색하는 것도 색다를 것 같다. 가볍게 새처럼 재갈거리는 것도 재밌지만, 때론 말도 꼭꼭 씹듯이 음미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귀는 2개다. 입은 1개다. 입은 1개니까 한번 말한 것은 끝까지 책임지고 1구2언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귀는 2개다. 이쪽 말을 들으면 저쪽 말도 들으면서 언제나 모든 것을 알려는 진리탐구의 자세가 필요하다. 마치 능선을 타듯이 그러하다.
판사의 귀는 원고와 피고의 양쪽 말에 귀를 기울인다. 정보의 진실을 알려면 판사의 입장이 자주 필요하다. 자기 스스로 결단의 판결을 내려야할 운명적인 시간이 다가온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일방통행과 같은 한쪽 말만 들으면 그 정보는 50%만 익은 밥일 수 있다. 계란 후라이 뒤집듯이 꼭 반대편 말을 들어봐야지 그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조선일보가 그 사건을 말했으면, 그 사건의 진실을 정말로 알고자 한다면 한겨레의 입장을 들어봐야, 보수와 진보의 두 조각이 날개처럼 딱 붙어서 진실의 새가 하늘을 날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