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국제부 장창훈 기자]=아시아 패권을 놓고 지구촌 움직임이 심각하다. 얼마전 UN사무총장 반기문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일 70년 행사에 참여한 것과 일본의 자위대 허용 법안에 대해 미국이 인정한 것은 중국과 미국의 속내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분석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내 총기사건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규탄하면서도 아시아에 전범국가인 일본의 무력사용을 허락하는 것은 ‘양두구육’처럼 모순적인 행동으로 평가받는다. 아프카이스탄 침공 14주년, 이와 관련해 나눔문화에서 의미있는 1인시위 미국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희순 나눔문화 팀장이 1인시위를 진행했다.

이희순 1인 시위자 / 나눔문화 팀장
10월 5일, 나눔문화 연구원은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지난 3일에 벌어진 미국의 아프간 병원 폭격에 항의하고,미국의 전쟁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진행했다. 미군의 폭격에 희생된 민간인에 대한 애도와 아프간의 평화를 바라는 한국인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나눔문화 1인시위자 이희순 팀장은 “지난 3일 새벽(현지시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쿤두즈 지역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병원 건물을 무차별 폭격했다. 현재까지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22명이 숨졌으며, 부상자도 37명이다. 국제사회의 비난은 커지고 있으며, 유엔 인권 최고대표 또한 만약 군사법정에서 고의성이 인정되면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희순 팀장은 “미군의 전쟁범죄 가능성이 높다. 미군은 병원의 위치를 알고도 폭격했을 가능성이 높다. 병원측은 “병원의 정확한 위치를 알렸음에도 폭격은 30분 이상 이어졌다”고 말했다. 병원이 통째로 화염에 둘러싸일 정도로 무차별 폭격을 한 이번 사건은 명백한 ‘민간인에 대한 살상’이다“고 규탄했다.
끝으로, 이희순 팀장은 “불의한 전쟁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것, 지구시대 양심있는 한국인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 그것이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한국의 적임과 책임일 것이다. 미국의 공습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며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를 바라는 한국인들의 목소리를 세계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하 나눔문화가 배포한 성명서 전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병원 폭격은 전쟁범죄입니다
지난 10월 3일 새벽(현지시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북부 쿤두즈 지역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단체)가 운영하는 병원을 중무장 헬기 등을 동원해 끔찍한 폭격을 했습니다. 병원 인근에서 미국의 반미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에 대한 군사작전 중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당시 병원에는 환자 105명과 의료진 등 80명 이상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미군의 폭격은 병원 내 집중치료실, 응급실, 물리치료실에 집중되었기에 피해가 컸습니다. 현재까지 어린이 3명과 의료진을 포함해 최소 22명이 숨졌으며, 부상자 37명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위급한 상태입니다.
◆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사태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은 아프간 북동부 지역의 유일한 병원이었습니다. 지난 4년간 이 병원은 환자들에게 무료진료를 해왔으며, 2014년 한 해 동안 치료받은 환자만 2만2천여 명입니다.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환자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인도주의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아프간의 희망이 되고 있던 병원이 단 한 순간에 비극의 중심이 되고 만 것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도 “이번 사건은 끔찍한 비극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만약 군사법정에서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전쟁범죄에도 해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부수적 피해’가 아닌 ‘민간인 살상’
이번 사태는 명백한 ‘민간인 살상’입니다. 그러나 미군의 공식적인 첫 반응은 사태의 심각성만큼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미군을 위협한 탈레반에 대한 공격 중에 병원이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수적 피해’란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피해’라는 뜻입니다. 민간인 희생에 대한 법적, 도의적 책임을 회피하는 표현인 것입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도 민간인 희생에 대한 ‘애도’만을 표했을 뿐입니다. 더군다나 미군은 건물이 병원임을 알고도 폭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몇 달 전부터 그리고 9월 29일에도 아프간 정부와 미국 등에 GPS를 통해 병원의 정확한 위치를 알렸음에도 이번 폭격은 30분 이상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리 잔혹한 전쟁 중이라도 병원만은 보호해야 합니다. 이는 국제법에서도 규정한 가장 기본적인 규범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폭격은 단순한 인명피해가 아닌 전쟁범죄입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의 요구대로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규명이 우선이며 이에 따른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규정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아프간 침공 14년, 반복되는 전쟁범죄
비극의 근본적인 뿌리는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입니다. 미군과 나토군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간 주요 지역을 공습하며, 당시 아프간을 통치하던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친미 정부를 세웠습니다. 아프간은 막대한 원유와 천연가스의 중요한 수송로이자, 이란∙중국∙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핵심 요충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거대한 탐욕은 거대한 참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지난14년간의 사망자 수는 130만여 명까지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미군 무인폭격기로 인한 희생자의 98%가 민간인이었습니다. 또한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전쟁범죄 또한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탈레반 대원을 찾아내겠다며 현지 주민을 비밀리에 납치, 고문, 참수하고 있다는 증언은 계속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전쟁은 아프간의 미래마저 짓밟았습니다. 아프간 아이들 10명 중 1명은 다섯 살이 되기도 전에 사망하고 있습니다. 친미 정권이 국가재정까지 갉아먹으며 막대한 부를 쌓을 동안, 아프간 국민의 70%는 최소한의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프간 국민들의 분노는 점점 커지고, 탈레반은 미국에 적대하는 민심을 이용해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아편 판매 등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주민복지 정책을 늘리며 아프간의 실질적인 제2의 정부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국과 탈레반 간의 교전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탈레반 소탕을 명분으로 병원을 폭격한 이번 참사는 아프간 침공 14년의 비극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아프간의 미래는 아프간 사람들의 손으로
“미군이 주둔하고 점령을 계속하는 한 우리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은 훨씬 더 어려워졌다.” (전 아프간 국회의원 말라라이 조야) 아프간 평화의 첫걸음은 무엇보다 미군과 나토군의 완전철군입니다. 미군이 주둔하고 점령을 계속하는 한 아프간 국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프간 친미 정권은 철군을 늦출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2016년까지 완전철군 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프간 평화의 근본적인 대책은 아프간 사람들이 자신의 손으로 정부를 설립하는 것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재건 지원일 것입니다. 미국이 아프간 전쟁에 쓴 전쟁비용만 1조 달러(약 1천102조 원).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 대로 “책임 있는 종전”을 미국이 진정 원한다면, 지금부터 군사행동이 아닌 재건 지원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아프간 파병에 동참했던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또한 전쟁범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아프간 재건에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아프간 병원 침공으로 희생된 민간인들을 애도하며 아프간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2015년 10월 5일
나눔문화
www.nan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