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한민국 진로교육의 방향과 나아갈 길
한국진로교육연구소장 정종희
(전 전국진로교사협의회 부회장, 경기도 진로교사협의회 초대회장)
과거 우리가 꿈과 끼를 살려주는 진로교육을 제대로 받아 본적이 있는가? 한 기자가 이런 말을 하였다. 자기는 국민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기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제대로 된 기자교육을 받았다면 하는 아쉬움으로 학생기자단을 모집하여 중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기본 교육을 가르치고자 한다고 했다. 우리의 역사를 보니 생존을 위해 죽도록 열심히 일해 왔다. 구한말 우리의 주권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남북 분단에 1950년 6·25 전쟁으로 삼천리강산이 잿더미가 되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우선 먹고 살자고 일했고, 남부럽지 않게 살자는 굳은 신념으로 살아왔다. 교육역시 이런 시대상을 잘 반영해 왔다. 더 많이, 더 빨리 성장시켜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것이 주입식 암기위주의 교육이다. 모든 것을 점수로 서열화 하였고, 그것에 따라 특권이 차등화 되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일심 단결하여 열심히 일한 결과 지금은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 되었다. 과거 최빈국(最貧國)에서 이제는 도움을 주는 여유로운 국가로서 베푸는 국가가 되었고, 드디어 “한류열풍”에 이어 “코리안 드림(Korean Dream)”을 만들기까지 하였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한국을 배우라는 연설을 할 정도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불과 65년 만에 이런 성과를 낸 국가는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필자는 과거 이런 업적을 이룬 기성세대의 노력에 박수와 갈채를 보낸다. 정말 수고했다! 새로운 이론을 내 놓는 사람들은 항상 과거와의 단절을 부르짖지만 필자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라고 본다.
역사란 생물이어서 정체는 없고 발전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야 한다. 고인 물이 썩듯이 역사도 정체하면 오히려 퇴보하여 망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도 훌륭했다. 문제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시대의 흐름 때문에 불가피했던 필요악(必要惡)이라고 본다. 하지만 21세기 세계적 환경은 급격히 변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가 생존하고 세계적 우위를 지키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적절하게 그 교육적 대안을 잘 제시하였다. 그것이 바로 직업과 소통하는 진로교육 패러다임이다. 2011년을 진로교육 원년으로 삼고 전국에 약 5,300여명의 진로교사를 배치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이 꿈을 꾸게 되었고 소질과 적성, 흥미를 자신의 진로개척의 토대로 삼게 되었다. 진로교육의 핵심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교육이다. 내가 왜 배워야하고 미래 나의 삶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하느냐가 교육의 본질이다. 그러기 위해 교육의 패러다임이 체험 중심의 실용주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나의 미래 행복한 삶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깨닫게 해 주는 교육이다.
그런데 이런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투자 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 비용을 지출할 만큼의 부(富)를 축적하였다. 과거, 교육이 학교의 울타리 안에 갇혀 있고 교실에서 오로지 암기만 하였다. 하지만 그런 지식이 현실 속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는 비실용적 지식임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현실 속에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가르치자는 각성이 일게 되었다. 그 결정체가 2016년부터 전면 도입될 자유학기제다. 자유학기제를 직면한 지금 실용적 진로교육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연재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