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추천도서, 초콜릿(소피 도브잔스키 코)과 카카오(안드레아 더리)
한국쇼콜라티에협회를 방문하면, 비밀스런 유럽의 성문(城門)을 열고 들어가는 듯, 하늘 사다리처럼 연출된 계단으로 올라간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느낌보다는 산속을 오른다는 이미지가 상당히 강하게 풍긴다. 3층에 도착하면 거의 대부분 사진을 촬영한다. 마치 산정상에서 ‘야호~’를 외치듯….. 3층의 협회에 들어서면 안쪽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그곳에 수백권의 초콜릿과 음식에 대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얼마전, 김성미 한국쇼콜라티에협회 회장이 초콜릿을 문화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초콜릿’과 ‘카카오’ 책 2권을 읽어보라고 권유했다.
초콜릿 책은 애장도서라는 느낌이 표지에 묻어났다. 이미 절판된 그 도서는 모든 초콜릿 도서의 시작점과 같다고 한다. 초콜릿 책이 나오고, 카카오 책이 나왔다고 한다. 두권의 책을 읽어보면 초콜릿의 문화와 역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서, 현재 독서중이다.
초콜릿은 초콜릿을 통해서 역사를 기록하는 고고학적 기록서이다. 초콜릿을 좋아하거나, 쇼콜라티에들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책임에 틀림없다. 누구든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그 뿌리를 찾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고향을 찾고, 호사수구(狐死首丘_狐死正丘首 仁也)라고 했다. 자연만물과 사람은 모두 근본을 찾는 탐구력이 있다. 미국 나사(NASA)가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과 땅속의 유물을 조사하는 것은 그 목적이 ‘근본찾기’이다. 초콜릿은 쇼콜라티에의 뿌리를 알려주는 역사책이다.
김성미 회장은 사회학적 관점으로 초콜릿 문화를 이해하는 인물이다. 문화(文化)로서 접근하지 않았다면, 초콜릿의 물질적 맛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요리사들의 한계는 요리의 그릇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요리의 주인은 결국 식탁에 앉는 사람의 문화인데도, 요리사는 요리에 너무 심취한다. 반면, 문화로 접근하면 요리보다 중요한 것은 요리에서 파생하는 모든 것이다.
카카오 책은 아직 읽지 못했으나, 초콜릿 책이 ‘문화와 역사’의 관점에서 초콜릿을 알게 한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혹은 중국의 사기(史記)를 방불케 하는 초콜릿의 근본을 찾아 떠나는 역사여행은 ‘소피 도브잔스키 코’라는 역사학자 덕분이다. 그녀는 ‘아메리카 최초의 요리’를 쓴 작가이고, ‘초콜릿’의 책을 쓰는 도중에 챕터1과 2를 기록하고, 챕터3은 구술로 남편이 대신 기록했고, 나머지는 그녀의 남편인 마이클 도브잔스키 코가 완성했다. 이러한 내용들이 책속에 들어있으니, 초콜릿 책이 역사기록에 얼마나 철저한지, fact(사실)위에서 초콜릿의 역사를 서술했는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누구나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그 초콜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미있는 초콜릿을 만든다는 것은 초콜릿에 문화적 옷을 입히는 것이다. 유형의 옷을 입는 것은 문화인의 기본전제이듯, 예술의 시작은 문화적 연출이다. 초콜릿 만들기에 제조과정보다 ‘그 과정에 대한 설명과 사람과 소통’이 보다 중요한 것이 여기에 있다. 초콜릿은 밥이 아니라 그릇이라는 문화적 개념으로, 초콜릿을 만들면서 만드는 사람끼리의 마음적 교감이 보다 중요하다는 한국쇼콜라티에협회의 교육과정은 앞으로 한국초콜릿 산업에도 미래지향적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敎育)은 모든 산업의 근본 뿌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