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철수저 녹수저 | 신일균 부동산경제위원장의 경제칼럼
금수저 녹슨 철수저가 무슨 얘기인가? 타고난 저마다의 생활환경이다. 우리나라 속담중에 이런 말이 있다. 거대한 부자는 하늘이 내리고 그냥 부자는 노력에서 만들어진다. 이병철 회장님과 故정주영 회장님의 두 거목을 두고 한 말이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에 첫발을 딛던 그 시절 가난으로부터 헤어나기위해 고생을 밥먹듯이 했던 그 시절, ‘경제의 두 영웅’과 함께 했던 수많은 경제의 병사들이 있었다.
열심히 노력해도 거부가 될 수 없음을 알아버린 지금의 젊은 산업 역군들과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이 미래가 없는 삶을 꾸려야하기 때문이다.
희망은 이미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거부의 손자와 갈색빛 녹슨 철수저를 물고 태어나 검은빛 희망과 절벽난간의 꺼져가는 희망을 갖고 태어난 불행한손자로 나뉜다. 그림자에 휩싸여 온갖 피나는 노력으로 거친 사회 풍파를 헤쳐나가야하는 가난한 자의 후손은 대를 이어 험한 풍파를 이겨나가야한다.
1970년대 더운 나라 아랍. 사우디. 쿠웨이트 등 열대기후를 인내로 버티며, 가족을 위해 나라의 외화를 벌려고, 거침없이 피땀흘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때는 열심히 하면 잘 살 수있다는 희망이 있었고 실제로 거부는 못되어도 중산층이란 안락의자가 기다리고 있어 잠시 쉬어갈 울타리도 존재했다. 그런데 어언 80년대를 거쳐 날로 달로 변화와 급성장이 가속화되어가면서 나타나는 병폐도 같은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장시간 근로에도 고 비용 저효율, 능력이나 성과와 서열형 보상체계, 고용, 근로조건 조정의 유연성 부족과 단기 비용절감을 위한 비정규직 위주의 경영 관행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났고, 대기업중심의 산업이 중소기업의 몰락을 자초하게끔 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격차가 고착화되어 결국엔 사회구성원간의 빈부격차만 커지고 있다.
2015년 현재 대한민국(남한)인구는 이미 5천만명을 넘어 5148만 2816명 가운데 취업여부와 무관하게 25.52% 가 근로능력이 없고 의사(意思)도 없다고한다. 국민의 1/4이 故정주영 회장님의 말씀대로 사지가 멀쩡한 장애자가 이렇게 많다고한다. 그런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부자들의 자녀와 손자들은 요즘 그냥 갑부라고 부르면 신경이 곤두선다고 한다.
그들만의 드라마는 최고의 갑부들로 공통적 취미는 바로 요트를 빌려 부(富)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의 갑부반열에 오른 사람이고 싶다는 얘기다. 갑부(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은 요트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휴가동안 빌리는 형식으로 요트를 애용하며 비용만 38만 4천달라를 사용한다. 언제가 골프장 캐디 아가씨의 말이다. VVIP 회원 일명 갑부라는 사람의 말이 “중산층도 아닌 스크린 골프에서 배운 골프실력을 가지고 쥐나 개나 같이 나와 골프장에 물 버린다”하며 “다음부터는 골프는 서민운동으로 간주하며 요트로 발길을 옮겼다”고 하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고 한다.
아래는 우리나라 거부들의 재산 1조이상을 가진 분들의 순위명단이다.
이건희, 정몽구, 최태원, 이재용, 정의선, 박현주, 정몽준, 김정주, 신동빈, 신동주, 이명희, 김택진, 서경배, 구본무, 신창재, 이재현, 이민주, 정용진, 홍석현, 구본준 이상 20명만 게재한다.
창업자가 아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 그러면서 서양의 아름다운 말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단어는 그냥 단어일 뿐이다. 제3의 손자녀들이 또 대를 이어 금수저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또 어려움속에 살아가는 서민의 자녀들은 또 녹슨 철수저를 물고 태어날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는 나라는 영원히 바꿔지지않을 것이라고 한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욕하지 않는다. 다만 갑이란 자격을 앞세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부자들을 수없이 욕한다. 그렇지만 돈 앞에서는 모든 갑질을 수용하며 받아들인다. 금수저와 철수저의 가치가 같아지는 날 우리사회도 평온을 되찾을지 궁금하다.
* 금(金)은 본래 ‘철’을 의미했다. 청동기 시절 가장 귀한 금속이 ‘철’이었다. 철기시대가 도래하면서, 보편적 금속으로 ‘철’이 활용되었고, 金은 우리가 알고있는 현재의 ‘金’이라고 불렸다. 金의 본래 뜻은 땅속에 묻힌 ‘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