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프랑스 문화평론가를 소개합니다.
서울교육방송(www.ebsnews.co.kr)을 통해서 ‘홍차와 문화’로 보도된 바 있는, 김승희 프랑스 문화평론가는 30년 넘게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프랑스의 생활습관과 문화적 관습에 특히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문화칼럼을 기록해 왔다. 최소 단행본 10권 분량(원고매수 1만매)의 방대한 프랑스 문화에 대한 지식들이다. 서울교육방송은 김승희 프랑스 문화평론가와 협의하여, 추후 프랑스 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Profile | 김승희
1988 : 일본 동경 무사시노미술대학 공간연출학과(구 예능디자인학과) 학사졸업
1990 :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조형연구과 공간연출학과 대학원 석사졸업
1988-1989 : 일본 무사시노 space project, performance 공연공간연출 및 기획및장치
1995 : 프랑스 파리 소르본 4대학 프랑스문화와프랑스어 슈페리어수료
1997-1999 : 프랑스파리 3대학 소르본누벨 연극학 박사과정 이수
1999-2001 : 프랑스 파리 1대학 소르본 판테옹 예술미학과 철학과예술학박사과정이수
1990-1996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강의
2003 : 프랑스와 유럽 식공간연출가
2008 : 서울 관훈동 TOPOHAUSE 갤러리 개인전
2008 : 서울 역삼동 코엑스 KASF(KOREA ART SUMMER FESTIVAL) 전
2008년 11월-12월 : 분당 정자동 갤러리 쟌트 전시초대개인전
2008년 12월 11일 : The Korea Times, arts 인터뷰 및 전시소개
2008년 12월 20일 : 분당방송 전시출연
2008년 12월 23일 : MBC문화방송 문화사색출연
2009년 12월 : 신사동LVS 갤러리 초대개인전
2010년 12월 : 목동 현대백화점 초대개인전
2011년 2월 : 신사동 EW갤러리 초대개인전
2014년 6월 : 조선일본미술관 개인전
현재 프랑스 문화평론가, 프랑스 화가 및 작가, 번역가, 공간연출가
Email – chezheey@naver.com
아래는 김승희 평론가의 ‘프랑스 문화’에 대한 저서의 머리글이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프랑스
프랑스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나라를 꼽으라면 첫 번째로 들어가는 나라이자 낭만과 사랑의 도시 파리를 가진 나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장밋빛 로맨스와 같은 파리를 동경하고 프랑스에 관한 부정적 시각보다 너무도 아름다운 이미지와 긍정적 선입견으로 관광명소로 이름난 프랑스와 아름다운 도시 파리만을 생각한다. 젊은 시절 예술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프랑스 유학을 꿈꾸었듯이 예술의 나라, 사랑과 낭만의 나라, 그리고 고독이 어울려진 파리의 센 강의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두근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한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이처럼 완벽히 아름다운 이미지를 갖고 있는 나라도 많지는 않다. 사랑과 자유가 범벅이 되어 예술의 극치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프랑스 파리는 특별한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나 역시 오래 전 처음으로 프랑스를 왔던 때의 그 느낌을 이십 년이 지난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그 당시 며칠을 머물지 못했지만 유난히도 화창했던 5월 아침, 산뜻한 거리의 물 청소와 카페의 에스프레소 향기와 빵 가게의 바게트가 구수했던 기억과 파리쟌의 자유로운 세련미가 멋있어 눈을 멈추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프랑스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던 어린 시절의 꿈은 이방인으로 이곳에 살면서 그리고 관광이 아닌 실생활의 현실이 너무도 멀어지게 하고 말았다. 너무도 유명한 프랑스라는 나라 그리고 세계 속의 파리라는 이름이 가진 환상이 아닌 실제 모습을 이 글을 통해 쓴다. 어느 곳이나 상상과 동경은 그 나라에 거주하면서 생활과 함께 깨어지고 때로는 긍정적이지만 때론 실망과 비판의 눈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 나라에 대한 긍정의 이미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기대치에 빗나간 실망은 커지고 알면 알수록 살면 살수록 프랑스에 대한 우리의 착각이 유난히도 심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세월이 진실의 모습을 조금씩 일러주고 있다. 프랑스를 너무나 긍정적으로 낭만적으로만 생각한 탓일까?
거리의 풍경은 영화 속 한 장면 같고 남녀의 정열적인 프렌치키스는 너무도 자유로워 소설 같으며 벤치 위에서 책을 읽는 고독한 노인조차도 아름답고 멋있다고 느끼는 것은 왜냐하면 이곳이 바로 프랑스 그리고 파리라는 이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외국인들이 프랑스는 거리의 거지조차도 소피스틱하고 멋이 있다고 말한다. 그 얼마나 프랑스에 대한 꿈같은 상상과 동경이, 그리고 오래도록 대중매체와 앞서간 유행들의 이미지가 강하면 가보기도 전에 정말 알기도 전에 그런 과대평가를 하는 것인지 프랑스의 무단한 이미지효과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프랑스를, 파리를 정말 사랑하고 싶다면 여행으로만 다녀가고 절대로 오래도록 살지는 말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가능한 한 아주 짧게, 그러면 프랑스에서의 추억을 영원히 아름답게 가질 수 있으니까 라고 귀띔해주고 싶다.
프랑스는 가난한 서민과 이방인에게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함께 우울하고 각박한 개인주의의 모순으로 외롭고 고독한 나라이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독자에게는 때로는 프랑스에 대한 정겹고 기분 좋은 이야기가 흐르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나라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의 양면성을 띠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언젠가 한번은 프랑스를 보고 싶고 또 그곳에 살아야만 하는 그리고 이미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이 책이 실망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너무 솔직히 말해버린 것이라서, 언제나 프랑스에 대해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한국의 주위사람들과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던 프랑스의 예술적이고 낭만적이며 샹송처럼 부드럽고 자유로운 이미지가 깨어지고 말 테니까. 아니 어쩌면 프랑스에서 오래 살게 된 우리 이방인들은 이미 프랑스인처럼 유능한 말솜씨로 꿈보다 해몽이 좋듯이 자기방어로 단지 남은 일말의 자존심으로 이 글을 부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다. 이 글은 나의 개인적 견해이고 나의 느낌이며 나의 경험일 뿐이니까. 프랑스에 오래 살면서 프랑스의 실체의 모습을 나의 글처럼 한번도 느끼거나 겪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대단히 운이 좋거나 프랑스인과 같은 성향의 사람이거나 그 사람이 한국에서 산다면 프랑스인 이상의 개인주의로 사람들로부터 많은 눈총을 받았음에 분명하다.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떤 동기에서건 짧게 또는 길게 외국에 갔다 오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곳은 너무 아름답고 좋았다고 말한다. 물론 자신의 나라가 아닌 새로운 곳, 새로운 경험은 다른 문화와 사회환경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신을 위해 강요당한 관용과 납득으로 외국은 처음에는 언제나 신기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더더욱 그러하다.
특히 파리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동양과 전혀 다른 고전적인 유럽의 풍경과 이국적 사람들의 모습이 추억으로 영원히 잊지 못하고 여러 가지의 어려웠던 일보다는 파리라는 이름만으로도 오래도록 그의 인생의 한때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곳을 전혀 가보지 못한 타인들에게 친절하게도 좋았던 일들만을 크게 확대시켜 나날이 겪었던 그 수많은 어려움과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이해하기 싫은 그날들을 기억상실처럼 잊거나 더 나아가 미화시키기까지 할 것이다.
바로 자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살았으니까 ……
우리말에 중이 절이 싫으면 중이 절을 떠나야지 절이 중을 떠날 수는 없다고 하듯이 이방인이 그곳이 싫다면 그들 말대로 당신의 나라로 돌아가거나 딴 곳을 가라고 쉽게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 자기가 있고 싶은 곳에 살고 떠날 때도 갈 때도 자유로운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개인적 사정과 환경이 걸리고 오래도록 비워왔던 고국은 다시 돌아가 안주하기에는 너무 달라져 있거나 타국에 사는 동안 알게 모르게 변해버린 자신의 이질감으로 다시 자기나라에 정착을 하기는 때론 쉬운 일이 아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 살다 보면 그곳의 관습과 식생활 그리고 사고방식까지도 엇비슷 닮아가며 동화되고 그것이 어쩌면 가장 현명하게 타국의 삶을 적응해가는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때론 이방인임에도 불구하고 거주하는 나라의 오리지널 국민보다 더 그 나라 사람 같은 습관을 부리기도 한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아름다움으로 손꼽히는 파리라는 도시를 갖고 있고 프랑스 사람들의 도시 자만에 콧대가 하늘을 찌르고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자기가 프랑스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으로 가득 차있다.
지식인과 비지식인의 극심한 격차와 사회지위의 넘을 수 없는 현실 그리고 프랑스인의 대부분은 국수주의성이 강하고 즉 그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프랑스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정말 의외로 일반상식이 결여된 소위 무식 속의 행복함이라 말하면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하는 건지!
하루에도 수차례 변하는 파리의 날씨처럼 프랑스인의 기분은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시간마다 변덕스럽게 변하는 그들의 감정을 대하면서 인정 많고 때로는 급한 성격으로 실수도 하지만 적어도 기본적 가치관이 통하는 정이 많은 한국인의 모습이 그리워지곤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나의 정답고 친절한 프랑스 친구들에게, 그리고 아직도 프랑스에 살고 있는 많은 한국인과 재불(在佛) 교포에게 프랑스의 긍정적인 면만을 쓰지 못한 나의 솔직함에 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나도 이 프랑스에 아직도 살고 있으니 너무 이 글을 서운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떤 이유에서건 프랑스를 오게 되는 사람들, 그들이 프랑스와 함께 생활해야 한다면 이 책은 꿈에 부푼 프랑스동경의 책이 아닌 상상과 실제가 다르듯이 현실을 파악하는데 최소한의 도움이 될 것이다. 문장 표현에 있어 조금은 지나치게 솔직하고 비판적인 나의 글이 독자에게 거슬렸다면 심심한 양해를 구하며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흥미와 공감대를 줄 수 있다면 하는 바램과 더불어 이 글을 통해 프랑스의 실 모습을 짐작하기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