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상명대 계당홀에는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우천중에도 인파가 몰린 이유는 무용 콩쿨대회때문. 입구에 들어서자, 분장하는 참가자들과 가족들, 연습하는 모습들이 ‘수험생’같다. 얼굴은 무척 상기된 느낌, 장유리 한국문화예술교육총연합회 회장은 전화로 연락을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 대회는 한국문화예술교육총연합회가 주최하는 행사다.
개인대회는 대략 2분 가량 독무대로 펼쳐지는 듯 하다. 계명홀 무대는 50명이 공연을 펼쳐도 좁지 않은 넓이다. 이런 공간을 혼자서 빠른 음악 물결과 함께 대회 참가를 위해 평소 연습해온 실력을 맘껏 펼치는 미래 무용 대표선수들의 발길이 힘차다.
무대는 큰 도화지같고, 1명의 무용수는 스스로 붓이 되어서 한폭의 풍경을 연출한다. 관객들은 핸드폰으로 영상촬영을 하거나, 몰입감에 빠져서 시선을 멈추지 못한다. 간혹 남자 무용수들도 등장한다. 남자 무용수들의 몸짓은 독수리가 비상할 듯, 에너지가 넘친다. 좌측, 우측, 앞과 뒤를 빠르게 오고가면서 음악에 맞게 몸으로 표현하는 현대무용의 발산(發散)은 울림이 우렁차다.
현장 분위기 취재를 마치고, 문자가 들어왔다. 확인해보니, 콩쿨대회장 2F에 장유리 회장이 있다는 내용, 가서 보니 심사위원들이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보고 있다. 모나미 볼펜끝에서 무용수들의 실력을 평가해야하는 고된 작업이 이곳에서 진행중이다. 김밥과 떡 몇 개를 먹으면서 쉴 틈없이 펼쳐지는 공연들을 꼼꼼히 점검한다. 채점표는 여러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분야 채점기준이 100점 만점으로 매겨지는 듯하다.
참가자들의 무용작품은 예술성이 독특하다. ‘사일런스’라는 주제로 참여한 무용수는 ‘프린트 인쇄 소리’와 음악을 함께 연출하면서 아주 고독한 고뇌를 몸으로 연출해냈다. 한 마리 한이 무대위에서 하늘을 향해 날개치는 듯 하다. 이처럼 이 대회는 예술감각이 존중받는 대회이다.
이번 행사는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대한기자협회, 서울교육방송, 시사1, 철도신문, 한국사회적경제신문, 이상댄스, 중국진황도시, 무용의상 더 미성, 한국문화에술교류협회가 후원했다. 대회 종목은 4가지다.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실용무용 순으로 펼쳐졌다.
◆ 손으로 깐깐한 점수 매기기
무용수들의 연기가 끝나면 2층에서는 손끝이 빨라진다. 심사위원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평가한 점수표가 그 즉시 하나로 합쳐져서, 컴퓨터에 입력이 되기때문, 무용콩쿨대회가 이 분야에서 명망을 얻고 있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사전에 낙점된 인물이 대상을 타는 것이 결코 아니다. 누가 대상을 타게 될지, 전혀 예측 불허다. 심사위원들의 볼펜이 각자에게 있어서, 점수의 평균에 따라 달라지고, 신뢰할만한 심사기준으로 예술성과 작품성과 현장 무대 연출능력에 따라 대상이 주어진다.
장유리 회장도 ‘딱풀과 호집게’를 앞에 두고서, 무용수들의 매공연이 끝날 때마다 점수합산을 하나씩 점검하고, 번호표와 무용수가 섞이지 않도록 순간순간 확인한다. 심사위원들이 채점한 각 무용수들마다 점수가 각양각색이다. 함께 온 가족들은 자신의 자녀가 100점이겠지만, 심사위원들은 ‘독립적 채점방식’으로 꼼꼼히 따질 수 밖에 없다. 고달픈 평가속에 무용수들의 몸짓 예술이 무르익어갔다.
◆ 이렇게 열정적 무용대회가 또 있던가?
무용대회 현장취재는 처음이다. 비가 오는 탓에 몇사람 오지 않았을 것 같았다. 현장 출입문을 열기도 전에 밖에서부터 꼬마 숙녀 무용수들의 시험준비로 바쁘다. 무용 과외선생으로 보이는 코치가 ‘구령’을 넣는다. 꼬마 숙녀는 발끝을 들면서 버선발로 옆으로 뒤로 빠르게 움직인다. 100m 달리기를 앞둔 선수처럼 표정이 긴장 모드다.
심사위원들처럼 무용수 가족들도 마찬가지로 ‘김밥’으로 오후를 보냈다. 분장을 하면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무용수들과 대회를 마치고 해맑게 웃고 떠드는 무용수들로 복도는 즐겁다.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흐믓해하는 얼굴도 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복도도 마찬가지다.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꽉 찼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무용 대회 참가자들을 보면서, 행위예술로서 ‘무용의 위상’이 결코 낮지 않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장유리 회장은 “미래 한국무용을 짊어질 꿈나무 무용수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무용대회를 오랫동안 진행해왔다”면서 “매 대회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학생들의 예술작품 실력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