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교육공동체의 탈출구 – 역사의 벽(壁)
벽(壁)은 본래 부정적인 단어이다. 꽉 막힘의 상징어로 벽(壁)인데, 페이스북에서 ‘담벼락’이 매우 좋은 글씨로 등장했고, 서울교육청과 서울시가 함께 하는 마을교육공동체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역사의 벽’이 또한 매우 좋은 교육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초중고 26개 학교를 대상으로 ‘우리학교 역사의 벽 함께 만들기’ 사업 공모전을 공고했다. 이 사업은 1200만원 가량 지원사업비가 책정되었고, 200만원은 스토리텔링 역사에 대한 멘토링비, 나머지 1000만원은 실제 역사의 벽을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여기서 역사는 마을과 함께 학교가 만드는 마을역사이다.
작년에 사업을 완료한 교동초등학교는 학교담장에 학교의 역사의 벽을 만들어서 인사동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학교담장을 마을에게 내어주면서 ‘벽’을 소통의 통로로 만들자는 발상의 전환이 마을교육공동체의 물결이 점차 지역사회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서울시가 서울교육청과 함께 하는 교육협력사업으로서 ‘학교의 벽 함께 만들기’는 매우 고무적인 내용으로 분석된다.
# 지지부진한 마을교육공동체, 역사가 답이다.
마을과 학교는 서로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둘의 관점은 완전히 다르다. 학교는 학생들에 대한 책임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마을은 학교가 더 이상 학생들을 독재교육으로 방치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이 학원을 통해서 성적이 올라도 모두 서로가 잘했다고 주장할 뿐이다. 그러나 사실상 학교의 교육은 열악할 실정이다. 그 이유는 하나다. 현재 대학교 입시전형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뿌리내린지 수년이 지났지만, 일반고에는 동아리 활동이 턱없이 부족하다. 동아리 활동 및 진로체험활동은 마을의 도움없이는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학교의 확대는 서울교육청이고, 마을의 확대는 구청과 서울시청이다. 다행히 조희연 교육감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해서,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상당부분 진척(進陟)이 되었으나, 여전히 미흡(未洽)하다.
학교에게 무조건 담을 허물라고 했던 적도 있다. 과연 담을 허문다고 해서 그것이 마을과 학교를 하나로 이어줄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과거에 학교의 담장을 허물자, 학교교실은 무방비 상태에 놓였고 노숙자(露宿者)들의 쉼터역할로 전락하였다. 결국, 생각의 차원이 보다 선진국형으로 깨어서 교육다운 교육사업을 펼치는 교육감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와 마을이 상호존중의 시스템으로 함께 협력하는 관계여야 가능하다. 그래서 서울교육청과 서울시는 ‘역사의 벽’이라는 테마를 통해서, 학생들과 마을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학교의 담장에 그 마을의 역사를 담는 공모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은 1석 3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첫째 역사의 벽을 만들면서 마을주민과 학생,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마을교육공동체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둘째, 학생들로 하여금 애향심과 애교심을 갖게 할 수 있다. 셋째, 역사의 벽을 통해서 학생들은 마을역사에 대한 학습을 할 수 있고, 마을에서는 학교가 문화적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 2015 추진실적 및 2016 추진방향
서울교육청이 보도자료를 통해서 밝힌 역사의 벽 성과사업 실적은 아래와 같고, 2016년의 사업구상도 함께 있다.
2015 추진실적
○ 대상 : 서울시 관내 초·중·고 11개교(교육지원청별 1교)
○ 사업기간 : ’15. 7월 ~ ’16. 2월
○ 예산 : 5,900만원(교당 5백만원,
종암초는 디자인디렉터 4백만원추가지원)
○ 재원 : 교육청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사업 예산
○ 내용
– 선도학교(종암초)에 디자인 전문가(디렉터) 활동비 추가지원으로 디자인 전문가(디렉터)의 전문적 자문으로 효과적인 공간 마련
– 선도학교의 사업 기 추진 후 프로세스를 마련하여 본학교를 모델링하여 대상학교(10개 학교)에 안내(설명회 개최)(2015.11.4.)
– 2016.3.14. 현재 11개 학교 중 10개 학교 추진완료, 화계중 “추진중”
(화계중은 한국 공예·디자인 문화진흥원의 ‘문화로 행복한 공간 만들기’사업과 연계하여 학교 역사박물관 건립사업에 포함시켜 진행중)
2016 추진방향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지역의 특성에 맞게 발전해 온 밀접한 연관성으로,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학교 역사 발굴 및 역사교육 지원체제 구축
○디자인계획에 학생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Brain-storming 과정을 거쳐 공통의 역사 만들기 활동 지원
○디자인 설계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으로 교육적으로 효과적인 공간 마련
○설치한 “우리학교 역사의 벽”을 교과목과 연계한 교육활동 공간으로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