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커피 티쳐, 추억을 마신다
[서울교육방송 자유칼럼]=광화문에 오면 교보문고와 커피티쳐를 꼭 들른다. 많은 커피숍이 있지만, 스타벅스와 엔젤리너스 못지않게 나에게 추억이 있는 공간은 커피티쳐이다. 미디어펜 언론사에 근무했을 때 아침 7시에 이곳에 들러서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뚜렷하다.
나의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이 여기에 그대로 담겨있다. ‘나’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우리’라고 하는 것이 더 옳다. 황토색의 그 낡고 정감있으면서 덜커덩거리는 그 의자, 이곳은 디자인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아주 옛날 추억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주판’, ‘오르간’, ‘딱딱한 의자’, ‘칠판’, ‘전화기’, ‘타자기’ 등등이 놓여있다. 영락없이 시골 고향집 학교다.
의외로 찾는 손님들이 많다. 우선 가격이 저렴하다. 3000원도 안되는 가격이고, 사람들은 즐겨찾는 단골손님이 상당히 많다. 앉아서 평온하게 지금을 음미하며 즐기는 사람들… 모두 물고기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커피숍과 상당히 다르게, 이곳은 잔잔한 물결처럼 음악이 흐른다.
인근의 커피숍은 상당히 잘나가는 대형 커피전문점(스타벅스와 엔젤리너스)가 들어서 있다. 광화문은 서울의 중심지이고,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곳이니 스타벅스와 엔젤리너스에 비교하면 이곳은 약간 골목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아무래도 상권위치로는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재건축재개발은 ‘뉴타운’의 이름으로 모든 추억과 문화를 제거하는 건축사업이다. 과거를 뿌리채 흔들어서 현실을 견고하게 다지고, 지금을 뿌리삼아 미래를 설계하는 그 작업이 ‘재건축재개발’이다. 낡았으므로, 구시대에 속하므로, 과거유물이므로, 없앨 것은 없애는 것이다. 그안에 우리의 소중한 추억과 역사의 흔적이 연결되어 있다면…..
무조건 세련된다고 해서 그것이 사람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없고, 무조건 현대적이라고 해서 그것이 월등하다고 할 수도 없다. 낮과 밤은 겹쳐서 지구를 방문하므로,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일정비율 같이 존재한다. 모든 것이 좋지도 않고, 모든 것이 나쁘지도 않다. 옛날 창고에 처박힐 물건들로 치장한 커피티쳐를 보면서 나의 생각은 사실로 증명된다.
나이든 할아버지들만 이곳을 찾는 것이 아니다. 중년층과 함께 젊은 매니아층들이 많다. 젊은 세대들은 과거 부모세대가 살았을 그 문화를 직접 만지면서 보면서 아주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추억을 냄새맡게 되니, 물고기가 냇물에서 헤엄치듯이 그렇게 들렀다가 시간을 보내다가 나가는 것이다. 추억이 유리하게 디자인된 것이다.
컬러풀하고, 잘 빠지고, 비싸보이면서 완벽한 쇼파가 반드시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각자의 개성은 다양하게 연출된다. 내가 좋다고 상대가 공감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싫다고 그것이 틀린 것도 아니다. 사람이 다양하듯 감정은 그렇게 각양각색이다. 우주의 별처럼,
학교마다 급식시설이 현대화로 변화하고, 책상과 의자와 컴퓨터가 최고의 시설로 변화되어도, 우리가 가장 고집해야할 그 순수성은 ‘제자와 스승의 정(精)’일 것이다. 제자는 학창시절 스승의 직접적 영향을 받아서 평행 그 인식관에 의해서 성장의 촉매제가 되거나, 장애물에 갇혀서 허덕인다. 모든 것은 둘 중 하나다. 족쇄로 붙들거나, 날개로 솟거나. 상황이 그렇다면 조금 더 애착을 가지고 어린 아이들에게 ‘꿈의 날개’를 사랑으로 달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커피 티쳐에서 나의 과거 교실을 보는 듯 느껴져 몇 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