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 옥중화 12회]=정난정의 모략은 ‘역모사건’을 조작할 만큼 무섭고 섬뜻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정적(政敵)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죽여서 뺏는 사악함. 남편 윤원형을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 역모사건을 그럴듯하게 조작했고, 그 조작으로 서울의 여론이 출렁거렸다는 것인데, ‘벽서’(壁書)로 뒤집힐 수 있을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것을 이용해서, 전옥서에서 자살한 이명우를 역모사건의 주범으로 몰고, 문정왕후를 통해 윤원형을 빼낸다는 계산, 문정왕후의 권력이 이렇게 나약하다는 것인가?
옥녀는 12회 정도 되었으면 체탐인으로서 감각이 묻어나야할텐데, 미행하는 것도 그렇고 사건을 파악하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도 너무 많이 어설퍼 보인다. 20회 정도 되어야 자신의 권력이 조금씩 생길 수 있을까? 차라리, 이명우의 자살 사건에서 정대식과 성시헌 종사관이 긴장감으로 팽팽하게 다투는 것은 어땠을까? 12회에서는 어떤 긴장감도 없다. 정난정의 장단으로 모든 것이 흘러갔다는 그런 내용이고, 게다가 윤태원의 본부인을 암살하는 독약이 발견되었는데도 윤태원과 옥녀는 특별한 대책도 논의하지 않고, 그저 해독약만 찾았으니….. 조선시대라서 그런가?
역모사건(逆謀事件)으로 불리는 대부분이 정적을 죽이기 위한 가장 알맞은 올가미일 수도 있다. 진짜 역모사건인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중세사회에서도 ‘마녀사냥’으로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는 ‘고문’을 밥먹듯 행했으니, 정난정 같은 인물이 조직안에 있다면, 그 어떤 조직도 ‘독버섯처럼’ 불안불안할 것 같다. 서서히 죽어가는 독약으로 본부인을 시름시름 앓아서 죽게 하니, 그처럼 잔인한 짓이 어디에 있을까?
그래도 옥중화는 50부작이니까, 진세연의 심리적 갈등이 드라마 진행과정에서 인물변화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체탐인으로서, 윤원형의 대립각으로서, 문정왕후와 상대하는 인물로서 약하다. 차차 진세연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