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비평, W(더블유) 함부로 애틋하게, 원티드
4회 방송에서 W가 수목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그 이유는 뭘까? 나는 원티드와 같은 신선한 범죄 스릴러물을 좋아한다. 추리를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불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원티드는 시청률이 오르지 않은 것일까? 원티드를 줄곧 봤던 나로서도, 원티드의 사건진행 방향은 상당히 당혹스럽고 잘못된 것을 알 수 있다. 드라마 비평가로서, 원티드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 방향으로 전개된다.
왜 원티드가 시청률이 저조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초반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당겼는데, 갈수록 범인의 숫자는 늘어가고, 범인의 범인이 나타나면서 인물은 얽혀버린다. 우리는 누구도 범인의 이름, 용의자의 이름에 신경쓰지 않는데, 드라마속에서는 대본을 읽는 배우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범인의 이름을 쉽게 거론한다. 그들만 떠들 뿐, 누구도 누가 누군지 모른다. 이렇게 헤깔리게 사건을 진행하는 것을 누구도 거론하지 않았다는 것이 실패의 원인이다.
원티드는 거대권력조직을 맞서 싸우는 소수약자의 항거와 비슷하지만, 연쇄살인범도 아니고, 이미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는 용의자가 입을 다물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는 내용인데, 이렇게 지리한 내용이라면 차라리 새로운 방향을 제안해야하지 않을까? 사건의 방향은 반드시 하나로 정해져야 시청자와 배우들이 상호 공감할 수 있다. 태양의 후예같은 경우 사건은 단순하다. 그 단순한 사건속에서도 지진이 발생하거나, 그 안에서 새로운 사건들이 진행되면서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건진행이 흥미진진하다.
W의 사건진행은 정말로 단순하다. 복잡하지도 않다. 원티드와 대조적이다. 시청자들은 이렇게 단순하지만, 의미전달을 직접적으로 주는 내용에 끌리기 마련이다. W는 차원이동을 다룬 영감의 환타지 드라마인데, 현실의 인물이 웹툰속에 들어가서 웹툰을 실제로 만들어버린다는 그런 내용이다. W가 만약 원티드처럼 그렇게 풀렸다면, 인물들속에 얽힌 인물들이 사건의 중심에 나왔을 것인데, W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중심사건들만 툭툭 치면서 사건진행이 빠르다. 사람의 이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주인공과 여주인공, 그리고 중심사건이다.
함부로 애틋하게도 재밌게 보는 드라마인데, 8회를 맞이해서 시청률 8.6%이다. W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원티드보다는 낫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건진행에 있어서 지리한 면이 없지는 않다. 반면 소재가 독특하다. 두 남녀가 신분격차가 엄청나다는 것, 그런데 두 인물이 서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엄청난 신분의 남자 주인공의 신분이 정치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해당 사건은 미래의 복잡한 사건의 복선) 이런 내용들이 흥밋거리로 등장한다.
8회가 진행되면서, 비로서 신분격차가 해소되고 두 인물이 사랑에 빠졌는데, 글쎄 남자 주인공이 1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 설정이 현실적인가? 게다가 어머니는 아들이 검사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 하나만을 안면몰수를 하면서 아들과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설정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드라마는 대략 16부~20부작으로 진행되는데, 그 정도 분량이면 2~3달의 기간이다. 이렇게 긴 기간동안 드라마의 사건진행이 너무 복잡하면 사람들은 금새 흥미를 잃고 만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흥미과 정보와 공감을 준다면 시청률 상승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