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으로서 살아온지 벌써 10년이다. 언론인은 직업을 탐색하는 직업이다. 다양한 전문인을 만나는 언론인으로서 인맥도 일반인보다 넓을 수밖에 없고, 한번 취재현장에 가면 많으면 100명, 적으면 10명의 인맥을 쌓고, 그 중에 1/10을 1:1로 끈끈한 인맥을 형성한다. 명함으로 아는 관계에서 얼굴로 아는 관계로, 얼굴을 아는 관계에서 마음으로 아는 관계로 발전한다.
나는 언론인이다. 나의 가치는 글을 쓰고, 블로그로 홍보하고, 이러한 방법을 알려주고, 새로운 홍보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나는 ‘나에게 없는 것들’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내가 못하는 분야에서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면 무지개가 될 수 있으므로….
A협동조합 이사장을 몇 달전 알게 됐다. 나는 안다. 이 정도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들은 언론사를 어떻게 만드는지 금방 안다. 인터넷신문사가 신고제로 바뀐 것이니, 인터넷신문사 창간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그냥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몇 달동안 단 한번도 나에게 ‘언론사 창간’에 대해서 묻지도 않고, 오직 ‘서울교육방송’을 고집하면서 함께 교육현장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어느날 A 이사장이 말했다.
“인터넷 신문사 만드는 법 저도 알아요. 발행인이 된다고 해서, 그래서 그게 뭐가 좋나요? 저는 제가 하는 교육사업에 실제로 필요한 것이 좋아요. 신문사 만들어서, 기자들을 뽑아서, 거기에 신경쓸바에야 장국장과 함께 일하면 돈도 안들고 얼마나 좋아요. 서울교육방송은 언론사 기사 컨텐츠가 쌓여서 좋고, 저는 돈도 안들여서 취재하고 인터뷰도 하고 이게 진짜 협력아닌가요?”
나의 경영철학과 정확히 일치한다. 내가 변호사를 인터뷰하면서, 변호사의 직업이 아무리 좋아보인다고 해서 내가 변호사가 되려고는 하지 않는다. 나는 언론인일 뿐이다. 변호사의 법률지식이 단지 기사컨텐츠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기타등등……. 나는 지금껏 나의 분야를 더욱 전문화하면서 지금의 위치를 지켜냈다. A 이사장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고유분야가 있어서,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만약 A 이사장이 교육언론을 직접 하겠다고 덤볐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죽도 밥도 아닌’ 그저 그런….. 겉보기로는 ‘00교육신문 대표’ 명함으로 인사를 하면서…. 텅빈 언론사 홈페이지이거나 혹은 기자들을 고용하면서 골머리 아프면서 상당한 비용투자가 발생하면서 사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그러나 협업으로 ‘나와 A이사장’은 교육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중이다.
협업은 이런 것이다. 인관관계는 바로 이런 것이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가 원하는 그것을 주면서 자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야한다. 사람들은 소셜이 뭔지 모르니 늘상 남의 것에 욕심을 갖는 경향이 짙다. 그렇다 보니 정작 자신의 중요한 그 전문분야를 개발하지 못하고, 작은 그릇들로 점철된 고만고만한 세상속에 갇혀 산다. 자신의 큰 그릇을 만들려면 모두 버리고 오직 하나만 남겨야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서울교육방송을 중심으로 언론전문사업을 하고 있다. 내가 만약 협회를 운영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내가 만약 교육사업을 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가령 블로그 마케팅 전문가 자격증 사업이 돈이 될 것 같으니 그것을 내가 직접 한다면 그게 될까? 나는 직접 안한다. 단지 이러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이러한 구상을 실현할 수 있게 도와주고, 나는 그곳에서 강의를 할 뿐이다. 이러한 것을 다른 말로 ‘선택과 집중’이라고 한다.
나도 물론 욕심이 많다. 욕심은 하고자하는 마음이라서, 의욕이 넘쳐 흐른다. 홈페이지 사업이 비젼이 있겠다싶어서, 한동안 홈페이지 교육을 받은 적도 있었고, 전자책 사업에 비젼이 있겠다싶어서 일러스트 공부도 하면서 편집툴을 익힌 적도 있다. 그러나, 나는 언론인으로서 블로그 전문가, 전자책 전문가로 활동할 뿐, 다른 것은 잘 안한다.
나는 협업을 아는 몇몇을 알고, 협업을 전혀 모르는 몇몇을 안다. 협업을 아는 몇몇과 나는 함께 협업하고, 협업을 모르는 몇몇과는 밀당중이다. 그냥 줄다리기 하면서 있을 뿐이다. 자기 전문분야를 특화시켜서 거기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실제등급이 매우 밝지만, 남의 것에 관심갖고 자신의 색깔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겉보기 등급만 높을 뿐 속은 빈통이다. 흔들면 소리가 날 수도 있으니 어쩌랴?
내 나이 44, 기계설계학과로서 한문전문가이고, 블로그 전문가이고, 언론인이고, 강사로 활동하고, 책설계가로서 전자책 전문가이다. 나는 이런 전문분야를 개척함에 있어서 남의 것이 부러워서 한 것이 전혀 없다. 한문도 내가 좋아서 했던 것이고 정말로 어렵게 배웠다. 인터넷 신문사 창간도 7년째 언론활동을 하면서 ‘기도중에 영감’으로 깨달아서 알았다. 누가 가르쳐준 사람이 정말로 없었다. 이렇다보니, 나는 경험으로서 나의 분야에 자신감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누굴까? 자기전문분야 얼굴이 없는 사람이다. 자기색깔이 없는 사람들이다. 나도 이런 부류가 될 뻔 했으나, 6년동안 언론인의 바닥생활을 하면서 탄탄한 실력위에 언론사를 창간해서 지금에 있게 된 것이 한편으로 감사할 뿐이다. 내용(內容)은 얼굴과 같으니, 얼굴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 나의 삶에 나는 행복하다.
정지윤 명지대 산업대학원 국제교류경영학 교수가 나에게 조언했던 그 말처럼, 나는 이것을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을 것이다. 나의 색깔, 나의 개성, 나의 전문분야에 대해서 더더욱 몰입하고 연구하고 발전시켜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더불어 나의 주변인들도 자신의 전문분야의 색깔이 뚜렷해서 ‘나에게 없는 것’을 잘하길 희망한다. 그래야 무지개로서 어울릴 수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