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골난망(刻骨難忘) 은혜를 입은 고마움을 뼛속깊이 새겨 잊지 않음. 白骨難忘, 結草報恩
각골난망은 은헤를 은혜로 보답하라는 깊은 묵시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인류 공동체에 속한 우리는 상대의 도움없이 잘 될 수 없다. 잘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러한 은혜를 기억하고 보답하는 사람은 ‘의리’가 있다고 하고, 은혜를 까마귀처럼 쉽게 까먹으면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욕을 얻어 먹는다. 화장실이 있어서 급한 용무를 했결했으니 변기 물을 내리고 뒷청소와 감사의 표정 정도는 필요한 에티켓이다 하물며 사람에 대한 은혜랴!!!
‘刻骨’은 뼈에 새기다는 뜻이고 難忘은 결코 잊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금은 종이 시대이고, 컴퓨터 시대이고, 인터넷 시대이고, 블로그 시대이며, 페이스북과 카톡시대이다. 우리의 뿌리로 알려진 동이족(東夷族)은 거북이 등껍질과 소뼈에 칼로서 기록을 남겼다. 그것이 길흉화복을 점친 ‘갑골문자’이다. 각골이란 곧 기록을 뜻한다. 은혜를 받았으면 반드시 기록해서 기억해야한다. 나는 그래서 늘 블로그를 한다. 인터뷰를 하거나 고마운 일이 있으면 블로그로 감사의 사연을 담아 마음을 공유하여 표현한다. 지금 시대의 각골은 이런 것이 아닐까?
난망은 강한 부정의 반복이다. never forget. ‘기억하겠다’ 보다 강한 표현은 ‘잊지 않겠다’ 이고 ‘결코 잊지 않겠다’이다. ‘각골’은 기록으로 잊지 않는 것이고 ‘난망’은 생각의 두뇌로 잊지 않는 것이다. 나는 도움받은 사람의 이름을 명확히 기록하고, 지금 함께 하지 않아도 나는 그 이름을 반드시 기억하고 도울 것이 있으면 늘 도우려고 애쓴다.
한자 풀이는 다음과 같다.
* 刻(새길 각, 벗길 각) = 亥(돼지 해) + 刂(칼 도)
돼지는 삼겹살과 족발, 숯불고기, 목살 등등이 맛있다. 돼지는 보쌈으로도 활용된다. 家는 ‘집에서 기르는 돼지’를 의미한다. 아주 옛날 집에서 돼지를 길렀고, 제주도 흑돼지는 요즘도 집에서 기른다. 돼지는 집을 지키는 ‘개’의 역할을 했던 것. 지하집이었던 옛날 돼지는 ‘뱀을 지키는 개’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亥는 12지지에서 맨 마지막 동물이다. 동물 12마리중에 쥐가 시작, 돼지가 끝이다. 돼재는 결실과 완성을 의미한다.
刻는 ‘새길 각’으로서, 1각은 15분을 뜻한다. 옛날에 해시계에 15분마다 돼지를 새겨 그렸다. 지금은 숫자가 시계에 기록되어 있다. 刻은 ‘돼지를 칼로 잡다’는 의미로서, 돼지껍질을 벗긴다는 의미도 된다. 또한 ‘돼지그림을 칼로 새기다’는 뜻도 된다. 돼지는 제주 흑돼지와 삼겹살이 정말 맛잇다.
* 骨(뼈 골)은 뼈를 뜻한다. 月은 살코기이고, 그 위쪽이 뼈이고 冖은 연골을 의미한다. 骨은 돼지갈비, 또는 왕갈비, 감자탕속 뼈사골과 같다. ‘뼈에 붙은 살코기’가 骨이다. 骨에서 月이 빠지면 ‘살 발라낼 과’가 된다. 이게 뼈만 남은 것이다.
* 難(어려울 난)은 difficult이다. 堇(진흙 근)과 隹(새 추)가 합쳐졌다. 隹는 꽁지짧은 새로서 ‘참새’를 의미한다. 難은 진흙탕에 빠진 새로서, 새가 날려고 날개짓 발버둥치는 모습이다.
* 忘은 [亡망]이 발음기호이다. 亡은 사람이 숨었다는 뜻이다. 忘은 마음이 도망갔으니 기억나지 않는 것이다. 心은 곧 두뇌를 말한다. 두뇌가 자꾸만 마비되고, 활동이 줄어들면 기억나지 않는다. 忘은 기억력 감퇴다.
각골난망은 비슷한 한자성어로 결초보은(結草報恩)이 있다.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있었던 사연이 사자성어의 화석으로 남겨진 메시지이다.
진(晋)나라 위무자에게 애첩이 있었다. 위무자의 아들 ‘위과’에게 유언하길, “내가 죽으면 애첩을 재가시켜라”라고 했다. 위무자의 병환이 깊어졌고, 다시 유언하길 “내가 죽거든 애첩을 함께 묻어라”고 했다. 위무자가 죽었다. 위과는 서로 다른 유언을 놓고서 몇날며칠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위과는 애첩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아버지가 맑은 정신에 남기신 유언을 따르기로 결심하고, 애첩을 재가(再嫁)시킨다.
세월이 흘러, 진(秦)에서 진(晋)을 침략했다. 한 전투에서 위과가 혁혁한 공을 세웠고 적장 두희를 쫓아가 잡으려고 하는데, 간발의 차이로 두희를 놓칠 상황이었다. 그때 갑자기 두희가 탄 말이 고꾸라졌다. 위과는 그날 전쟁의 1등 공신이 된다.
꿈에 어떤 노인이 나타나 말하길,
“오늘 말이 엎어진 것은 말의 발이 풀에 걸려서 넘어진 것이다. 내가 풀을 묶어서 말을 넘어지게 했다. 내가 널 도운 것은 은혜를 갚기 위해서이다. 나는 너가 재가한 여자의 아버지이다”
이처럼 사람이 베푼 은혜는 사소한 풀의 묶음을 통해서도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된다는 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