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윤 명지대 산업대학원 국제교류경영학 교수를 알게 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작년 연말 사람의 인연을 따라 인사를 하고서 수시로 다문화 관련 전화자문을 받고, 국내 다문화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 중요한 교육을 받았다. 내가 가장 크게 배웠던 것은 ‘이민정책은 해외송출업무와 국내수민업무가 병행되어야한다’는 것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법률정보로 나열된 단어들’ 때문에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송출과 수민에 대해서 ‘짐을 보내는’ 그런 느낌이 들었고, 사람의 오고감에 대해서 나중에야 자세히 이해할 수 있었다. 정지윤 교수는 ‘이민정책’을 쌍방향으로 이해해야만, 국내 다문화 정책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런 주장은 ‘다문화 교육은 내국인과 함께’라는 명제로 이어진다. 맨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도 이러한 주장은 일관성을 유지한다. 다문화에 대한 나의 보편적 상식이 단번에 깨졌던 설명이기도 했다. 다문화정책에 대한 감성적 설명으로 인터뷰가 만약 진행되었다면, 나는 정지윤 교수에게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복지차원에서 다문화 가정을 어떻게 보듬어야하는가와 같은……
정지윤 교수는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다문화 정책과는 전혀 다르면서도, 상식에 맞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이 어울러지는 네트워크로서 ‘문화적 탄력성’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다문화는 다문화와 내국인이 ‘따뜻한 물과 찬물’이 만나듯 섞이면서 발생하는 문화현상인 것. 내가 늘상 추구해왔던 소셜의 가치(나와 너의 확장인 우리의 가치)와 공통분모가 있었고, 그래서 정지윤 교수의 다문화 정책에 대해서 서울교육방송은 귀를 기울이면서 주목하고 있다. (정지윤 교수는 서울교육방송의 다문화교육위원장이기도 하다.)
솔직히, 나는 송출과 수민이 무척 헤깔렸다. 정지윤 교수는 “해당 국가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캐나다에서 해외로 나가면 ‘송출’ 캐나다 입장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면 ‘수민’인 것이다. 결국, 한국에서 ‘송출업무’가 진행되면 그와 동시에 상대국에서는 ‘수민업무’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다. 정지윤 교수의 ‘송출과 수민의 병행’은 필요조건인 것이다.
하기사,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에서는 입학이 이뤄지는 것인데, 졸업과 입학을 같이 고려하지 않고 졸업자는 졸업자로만 관리하고 입학자는 입학자로만 관리한다면 그처럼 모순이 어디에 있을까?
외국인노동자를 비롯해서 다문화 가정(국제결혼 포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재, 국내 이민정책이 보다 구체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 ‘송출업무와 수민업무의 병행’에 대해 정책 담당자들도 귀를 기울여서, 다문화 정책이 보다 효율적으로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언론인으로서, 비행기를 타고서 제주도에 가 본적이 없는 나로서 캐나다와 동남아시아에 대한 송출업무 및 수민업무의 이민정책이 상당히 생소한 것이 사실이지만, 사람을 떠나보내거나 맞이하는 ‘배웅과 마중’이 아마도 ‘송출과 수민’이 아닐까싶다. 학생들이 등교시간이 되면 교장 선생님들이 교문에서 ‘맞이활동’을 하고, 맞이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학부모들은 ‘배웅인사’를 자녀들과 하고 있으니, 집과 학교 사이에서도 ‘송출과 수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이민정책에 대해서 송출과 수민을 반드시 동시에 다뤄야한다는 정지윤 교수의 학설에 대해서 그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헤어질 때 인사와 만났을 때 인사를 함께 배워야 사람이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없듯이 국내에 들어오는 다문화 외국인들의 수민업무 뿐만 아니라 송출업무까지 병행해서 이민정책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