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뉴스, 재동초]=한국과 일본의 역사문제는 지난해 최고 절정에 이르렀다.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한 평화의 소녀상은 일제 식민지의 상징물이다. 일본이 조선을 점령하기 직전, 명성황후를 시해한 여우사냥이 일어나기 3달 전 즈음, 고종은 고종칙령 제145호를 발표하고, 그 칙령 29조 ‘소학교령’에 의해 서울 계동에 계동소학교가 설립됐다.(1895년 7월 19일) 지금의 재동초등학교가 계동소학교와 같다. 계동소학교는 같은해 9월 제동으로 이사하고, 이름을 ‘재동소학교’로 변경되었다. 을미사변(여우사냥,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1895년 10월 8일에 일어났다. 서울 재동초등학교는 조선말 역사적 사건과 맞물려 ‘민족의 역사’를 목도하면서 생존했다. 이후 식민지 치하에서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했고, 광복이후에도 대한민국 인재들을 배출했다.
종로구 재동에 위치한 재동초등학교가 2월 16일 졸업생을 배출한다. 한국 서예대전의 초대작가이면서 일필휘지로서 명필가로 널리 알려진 정한주 교장이 재동초등학교를 맡고 있어서, 졸업생들을 위한 인생 좌우명을 직접 친필 붓글씨로 써서 족자에 담아 선물을 하는 이색 졸업식이 펼쳐진다. 졸업생들은 역사적 인물로 추앙받는 선배들과 역사의식을 고취하면서 스스로 좌우명을 정해서 적어내면, 정한주 교장이 직접 한문으로 적어서, 졸업생 37명에게 나눠준다.
고종때 설립된 학교의 역사와 정통성이 있어서, 재동초등학교는 졸업생들 37명이 모두 한복을 입고서 한국의 전통양식을 되새기는 이색졸업식을 연출했다. ‘전통의 멋, 미래의 꿈, 재동행복교육’의 슬로건으로 실시된 이번 재동초 졸업식은 전통의 맛과 멋을 되살린 문화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동초등학교에서 ‘재동’(齋洞)은 엄숙한 고을을 의미한다. 헌법재판소 바로 옆에 위치해서 엄숙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이름의 역사는 계유정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충신들의 피가 거리에 자욱하자 백성들이 재를 뿌려서 그 냄새를 없애면서 엄숙함으로 넋을 달랬다는 데서 재동은 유래한다. 재(齋)는 齊와 示로 이뤄져 있어서, 제사를 지내는 엄숙함과 가지런함을 의미한다.
史(역사)는 무너진 것의 중심을 바로잡는 것이 역사라고 하듯이, 재동(齋洞)은 역사의 슬픔을 위로하면서 후진을 양성해서 무너진 역사를 바로잡는 인재를 양성하는 깊은 의미가 들어있다. 바로 그 재동에 위치한 학교가 재동초등학교이며, 정한주 교장은 그러한 역사적 의미에 입각해서 졸업생 37명을 배출함에 있어서 서예 붓글씨로 쓴 인생 좌우명과 한자사전을 한복을 입은 졸업생들에게 선물하여 영원히 기억할 사연을 만들어준 것이다. 한자사전은 재동초등학교 동문회에서 매년 졸업생 전원에게 선물로 증정하는 것이다. 이는 졸업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하여 동문 선배들이 준 한자사전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할 것을 다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모든 졸업생은 졸업식장에 부모와 함께 입장하여 졸업식 시작과 끝을 부모님과 함께하며,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써 낭독하고 이를 부모님께 전달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재동초등학교는 이번 졸업식 행사를 통해 졸업생들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한국적 전통문화에 대하여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