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현장탐방]=2월 15일, 갈등관리 전문가 3급 교육과정 현장을 탐방했다. ▲조직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 ▲갈등관리 ▲갈등규명 ▲갈등해결 ▲조직세우기·가족세우기 ▲갈등사례 다루기·나누기 순서로 교육은 진행된다. 여성가족부 인가기관인 한누리다문화사회적협동조합 부설 한누리갈등관리·조정센터(조정혜 센터장)에서 직접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생은 수료 후 마을현장에서 실제적으로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체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금일 교육 주제는 조직갈등처리방법과 ‘감정과 공정성의 관계’에 대해서다. 서울교육방송은 조정혜 조정가의 교육준비단계부터 취재를 진행했다. 그녀는 천리향 과일과 간식, 다른 손에는 묵직한 전공서적(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이론 입문(이철), 갈등조정의 심리학(문용갑))을 들고 나타났다. 음식과 지식이 오늘 교육시간에 펼쳐질 것이다.
‘징기스칸’은 조직관리의 영웅으로 평가받는다. 천주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종교적 분쟁이 징기스칸의 통치제도에서는 없었다고 한다. 가족공동체보다 결속력이 강한 ‘10명의 팀조직’을 중심으로, 빠른 기동력으로 중국과 유럽까지 점령한 징기스칸은 ‘작은 조직의 결속력 강화’를 위해서, 징기스칸 본인부터 가족공동체에 엄격한 법률을 적용해서, 공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조정혜 조정가가 “어려서 읽은 징기스칸 위인전이 이런 자리를 만들게 된 동기였는지도 모르겠다”고 자신을 소개할 때, 조직경영의 갈등관리영역이 조정혜 조정가의 전문분야가 된 배경을 이해하게 된다. 징기스칸은 조직의 결속력으로 동서양의 실크로드를 확장했다면, 조정혜 조정가는 크고 작은 조직공동체의 조직원들이 소통의 질서를 배움으로 조직의 변화를 유도하고, 조직원과 조직원이 단절에서 소통으로, 갈등에서 변화를 추구한다. 본래 존재하는 조직이 보다 소통하는 조직으로 재탄생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조정혜 갈등관리 조정가의 역할이다.
빙 둘러쳐진, 울타리 밖에서 취재를 위해 관찰자로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찰칵 찰칵’ 보통의 교육현장에서 취재기자의 존재는 투명인간으로 취급된다. 있지만 있는 것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침묵의 약속이 받아드려진다. 그런데, 조정혜 조정가는 ‘포함과 배제’라는 조직갈등의 전문용어를 쉽게 설명하면서, 교육생과 취재기자로 구분된 교육현장의 분위기를 풀어갔다. 관찰자로 벗어난 취재기자가 교육 울타리안에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포함과 배제는 조직갈등의 매우 중요한 특징이고 요소입니다. 조직에서 유니폼을 입히게 되면 자연스런 구별이 지어집니다. 구별은 곧 차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차이가 어떤 차별로 작동하게 되는지를 관찰 할 수 있다면 많은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 될 것입니다. 앞으로 자기탐색, 주변탐색을 해보시면, 하나의 서클이 형성되면, 그 서클에 들어오지 않는 배제된 구성원이 나타납니다. 스스로 배제하는 인물이 있는데, 그 이유와 역사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서클안에 있는 사람들이 무조건 손을 내밀고서 배제된 사람을 서클안으로 잡아당기면, 그 행동이 다시 갈등을 일으킵니다. 포함과 배제는 동시에 발생하는데, 포함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그 배제를 다시 포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배제된 구성원에 관심을 갖고, 배제된 이유와 역사를 이해하면 자연스런 분위기로 배제된 구성원이 포함되는 감동스러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체험을 담는 취재를 위해서 스스로 배제된 국장님께서 함께 해주실 것이라 맏습니다~. 이 공간에 계신 모든 분은 함께입니다.“
아주 평범한 교육현장인데, 미세한 공기의 흐름을 느끼는 과학자의 예민함처럼, 사람과 사람의 관계설정에 대해서 조정혜 조정가는 정확히 진단하고, 중학교 1학년때 배웠던 그 집합의 개념을 분명히 정의하면서, 여집합에 위치하는 취재기자를 초대하였으나, “아직은 배제된 곳에 있을께요”라고 거부의사를 표시했다. 내가 포함되어야 할 빈의자가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교육생들은 정중한 거절에 수긍하였으나, 조직갈등을 현장실습으로 강의하고, 12명의 교육공동체를 이끌어야하는 조정혜 조정가로서는 조직밖에 위치하는 관찰자를 이미 포함시킨 것이 분명해 보였다.
옷이 몸에 맞춰 편안하게 움직이듯, 교육과정에서 서술되는 조정혜 조정가의 언어는 상당히 자연스러웠다. 간혹 불쑥 튀어나오는 교육생의 돌발발언, 질문에 대해서 그녀는 질문을 다시 설명함으로서, 전체 교육생들이 질문을 공유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었다. 사소하지만, 그녀의 화법은 분명 그러했다. 아주 사소한 질문에 대해서도 다시 설명을 하면서, 전체에게 질문을 던지는 화법이다. 교육공동체 12명의 존재를 모두 공평하게, 평등하게, 존중하고 있다는 ‘존재의 법칙’이 느껴졌다.
그림카드를 뽑는 시간이 있었다. 역시나, 나에게도 한 장의 카드를 뽑도록 권유했고, 빈의자를 거절했던 미안함 때문에 그림카드는 승낙하여 뽑았다. 내 카드는 ‘we are the world’로서 여러 사람들이 둥글게 손을 잡고서 서클을 이루고 있었다. 무슨 암시와 신호를 만난 듯, 빈의자가 일어나는 듯 했다. 미소를 머금고 부드럽게 권유하는 조정혜 조정가의 4번째 손짓에 마음이 살짝 움직여서 서클안에 있는 빈의자에 앉았다. 그때부터, 관찰자로서 교육을 취재하는 느낌과 교육생으로서 취재하는 감정이 전혀 다름을 인지하게 됐다. 어떤 엄청난 조직갈등의 이론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없었다. 교육생 12명이 교육공동체라는 것을 인지하고 느낄 수 있도록, 각각 교육생들의 존재가 매우 소중하다는 것, 평등하다는 것, 그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조정혜 조정가는 ‘인식관의 틀’을 언어적, 비언어적 교감으로 드러나게 했다.
10시~12시 30분까지 대략 2시간 30분이 지났는데, 결론적으로 보자면, 교육공동체의 간사와 총무를 뽑고 워크샵 일정을 정했다. 다른 공동체에서는 1분 만에 뚝딱 진행되는 일이고, 워크샵은 며칠이다라고 공지하면 끝나는 일이다. 그러나, 포함에서 배제된 관찰자인 취재기자가 교육생으로 마음이 변화하도록 서서히 권유하듯, 교육공동체 12명의 교육생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모두가 협력해서, 자신의 의견이 배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치에 이르도록 토론이 진행됐다. 감동적인 화술과 논리정연한 반박은 없었다. 오직 ‘솔직한 자신의 의사표현’과 ‘그 의견에 대한 존중’과 ‘다른 사람의 입장에 대한 조율’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조정혜 갈등조정전문가는 이러한 공동체를 “수평적 관계”이라고 정의했다. 수평적 관계에서는 모두가 동등권을 가지고, 발언권도 동등한 자연스러운 균형관계가 이뤄지고 있다면, 이미, 그 자체로 질서가 존재한다고 했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