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누리갈등관리조정센터(센터장 조정혜)에서 갈등관리전문가 3급과정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서울교육방송은 해당 강좌를 밀착취재하고 있다. 탁핵 vs 탄핵 기각(촛불집회 vs 태극기 집회)로 분열된 국론의 민심을 배제하더라도, 사회전반의 기업갈등, 단체의 내부갈등, 가족갈등은 감기와 독감처럼 늘상 존재한다.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중요하고, 해결의 방법에는 문제에 대한 ‘해석의 진단’이 중요하다. / 편집자주
<썰매1위의 추락,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평창동계올림픽이 곧 시작한다. 종목중에 썰매(봅슬레이)가 있다. 조선일보(2017.2.28.화)는 A26면에서 ‘썰매1위를 추락시킨 건 팀 내분이었다’라는 기사와 함께 1면 전체에 해당 소식을 상세히 다뤘다. 국가대표팀의 1위 탈환(월드컵 금메달), 갑작스런 썰매 전복사건, 이후 팀의 갈등, 21위 추락의 썰매역사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거대하고 위대한 비행기도 첫 시작점은 하늘의 새를 보며 날 수 있다는 ‘날개’에서 희망을 찾았고, 그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도 사소한 나사의 결함때문이라고 한다. 만물의 영장 사람도 사소한 새끼 발가락 하나만 아파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데, 조직을 구성하는 팀의 갈등, 조직원의 갈등은 오죽할까?
2016년 1월 한국 봅슬레이(썰매)는 월드컵 금메달을 탈환했다. 첫 금메달이어서 그 의미가 무엇보다 값졌다. 썰매종목의 금메달에는 말콤 로이드 코치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로이드 코치는 2014년 한국대표팀 코치에 합류했고, 주행방법에 대한 세계적인 수준의 훈련을 실시했다. 고지식하고, 고집스런 훈련이었는데, 월드컵 대회 연습도중 ‘암’(癌)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표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싶어 투병사실을 감추고 선수들의 훈련에 매진했다. 결국 로이드 코치는 금메달을 땄던 그 대회 이틀전에 별세했다. 그때 나이 67세.
봅슬레이 종목은 코치가 2팀으로 나뉜다. 주행방법을 코치하는 쪽, 썰매자체 관리하는 쪽이다. 주행방법은 선수들의 훈련과 직결되어서, 팀의 서열에서 주행코치가 더 선임이다. 반면, 썰매자체 관리 코치는 썰매가 앞뒤로 연결되어서 연결부분의 미세한 조정으로 썰매의 커브탈출의 충격과 속도가 달라져서, 주행방법만큼 매우 중요하다. 썰매관리는 선수의 썰매를 관리하는 것에 해당된다. 썰매관리 전문가로는 세계적인 기술자로 쉬즈 부자(父子)가 맡았다. 아버지 한슐리(61세), 아들 파비오(33)다. 말콤 로이드 코치가 주행코치로 있을 때는 내부단결이 정말로 잘 되어서 최종 결과물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이후 후임자로 알라드가 선임됐다. 나이는 48세. 선임된 이후, 성질이 다혈질적인 파비오(33)가 알라드와 자주 충돌을 일으켰다고 봅슬레이연맹 관계자는 설명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연맹 관계자는 “두 코치진의 대립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물과 기름처럼 보였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들 파비오는 다혈질적이어서 알라드 주행코치와 다퉜고, 아버지 한슐리도 주행코치 알라드와 물과 기름처럼 싸우면서 갈등이 쌓였던 것이다. 그 갈등이 폭발한 것은 2016년 12월 3일 캐나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다. 불과 얼마전이다. 금메달을 목에 걸게 해준 말콤 로이드 코치가 떠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사건이 터졌다.
한국대표팀 에이스가 탄 썰매가 훈련도중 전복됐다. 썰매가 전복되면서 선수가 부상까지 입었다. 이 사건의 책임성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것을 분석했어야했는데, 단지 선수들은 월드컵 출전만 강행했고, 최종 3위의 성적을 거뒀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그날밤, 썰매관리 기술자인 장비담당 코치 한슐리(61)는 주행코치 알라드(48)를 직접 찾아가서 훈련도중 썰매전복 사건을 따졌다. 조선일보 보도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장비담당 한슐리 코치 : 주행 방법을 잘못 가르친 것 아니냐. 왜 갑자기 실수가 나왔냐.
주행담당 알라드 코치 : 애초에 썰매관리를 잘못해 뒤집힌 것 아니냐, 제대로 일하는 것이 맞냐.
싸움은 물과 기름처럼, 불에 기름이 붓듯 격렬했고, 서로 쌍방과실로 책임을 묻게 되자, 알라드 주행코치에게 마음이 상한 장비담당 쉬즈 부자(父子)는 집에 급한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대고서 팀을 떠났고, 나중에 “알라드 코치와 같이 일할 수 없다. 미안하다”고 알려왔다. 이 사건 이후 팀의 성적은 올해 1월에 16위로, 2월에 21위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12월 3일 썰매가 뒤집히듯, 대표팀이 뒤집힌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대표팀을 떠난 한슐리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캐나다팀에서, 2014년 소치때는 스위스팀에서 일하며 각각 은메달을 따는데 공헌한 세계적 수준의 최고 엔지지어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인물이 떠나면서, 썰매관리 코치의 실력부족으로 썰매성적이 부진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열에서 밀리지만 연세가 있는 61세 장비관리 코치 한슐리와 서열에서 위에 있지만 나이가 어리고 나중에 합류한 48세 주행코치 알라드의 사소한 말다툼이 결국 한국의 봅슬레이 스포츠 성적을 추락시킨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봅슬레이 연맹과 봅슬레이 감독은 코치간 불협화음에 대해서 오랫동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과 기름으로만 해석했을 뿐, 어떤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방치하면서 결국 이런 갈등이 폭발하면서 앞뒤로 이어져서 달리는 썰매의 중간연결고리가 끊기는 것처럼, 장비관리코치와 주행관리코치가 서로 단절되면서 그 피해가 선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선수에게 미치는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은 썰매의 전복사건 이후 ‘썰매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위험과 불안감’이다. 썰매전복사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하지 않은 것 때문이다. 게다가 알라드는 “썰매관리 과실책임”이라고 했으니, 썰매관리 과실(過失)은 선수로 하여금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하는 심리적 브레이크 작용을 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의 갈등, 조직과 조직의 갈등은 그저 술한잔 마시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실감, 절감하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또한 외국의 용병들을 기용함에 있어서 조직의 협력에 도움이 될지, 갈등을 일으킬지, 고민하고 신중하게 지도자를 등용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한국봅슬레이 세계 1위팀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의 갈등은 과연 갈등의 본질이 무엇인지, 외국인간 감정다툼인지, 혹은 외국인간 감정다툼으로 비쳐질 뿐, 보다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갈등이 존재하는지, 갈등을 관리하지 못한 연맹과 감독의 책임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갈등문제는 갈등관리전문가에게 맡겨서 해결해야지, 방치하거나, 무관심하거나, 비전문적인 갈등해결방법으로 술을 마시면서 풀게 했던 것이 병을 방치해서 크게 만들 듯, 문제를 키운 것은 아닌지 조직갈등 관리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