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생한 불매향(梅一生寒 不賣香)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다. 어느날, 어떤 분이 나에게 선물했던 액자의 글귀이기도 하다. 매화가 그려졌는데, 그 고결함이 향기롭게 펼쳐져 있었다. 매화는 한평생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이 말을 ‘향기를 판매하지 않는다’로 해석한다. 그 의미도 좋지만, 본래는 그렇지 않다. ‘팔다’의 어원은 ‘크게 말하다’이다. 매화가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 향기를 팔아서 무엇을 구입하는 것도 아니다. 매화는 향기를 널리 퍼뜨릴 뿐이다.
“판매”는 광고를 목적으로 한다. 팔려면, 소리를 지른다. 요즘 회현시장은 거리장사가 없어졌지만, 옛날 남대문은 “싸요, 싸요, 싸요”하면서 목소리 큰 장사꾼들이 고객을 불러드렸다. 장사는 소리를 치면서 물건을 판다. 그처럼, 꽃들은 그 화려함을 포장하면서 벌과 나비를 불러온다. 그런데, 매화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화꽃을 보면, 화려하지 않다. 그런데 향기가 짙다. 매화는 그 향기로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린다. 꽃은 향기가 핵심이다. 벌과 꽃들은 매화향기를 맡고서 날아온다.
가끔, 금칠을 해서라도 과장하고 싶을 때가 있다. PR은 자기홍보라는 명분으로 실제와 다르게 포장하면, 내용을 확인하는 사람들은 실망한다. 실망은 기대감이 무어지고 신뢰의 관계에 금이 간다. 포장은 내용을 상징해야한다. 내면이 투명하게 비치도록 포장해야한다. 벌과 나비가 매화향기를 맡고 날라왔는데, 향수가 뿌려진 조화(造花)라면, 얼마나 실망하고 불만을 쏟아내겠는가? 꿀을 수집해야할 꿀벌들은 그날 허탕친 것이다.
결국, 자기 홍보는 자기 업적에 기반해서 하는 것이 정상이다. 매화도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그 향기를 은은히 알린다. 향기를 알고서 벌과 나비가 멀리서 찾아온다. 설령, 벌과 나비가 날아오지 않아도 매화는 그 향기를 멀리 날리면서 봄을 피우는 것이다. 그것이 매일생한불매향이다.
매실, 그 이름만 들어도 침이 감돈다.(望梅解渴) 매실이 없어도 뇌는 벌써 매실은 먹은 착각에 빠진다. 매실의 신맛은 갈증도 없앨 정도로 강력하다. 매실처럼 매화도 그 향기가 겨울을 이길 정도로 짙다. 매화는 4군장에서 처음 등장하며, 봄의 문을 여는 꽃으로 인정받고 있다. 매(梅 )에 어머니 모(母)가 들어있는 것도 특별하다.
매화는 모든 나무중에서 ‘어머니’처럼 가장 강인한 나무다. 매화는 겨울을 뚫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서 변함이 없다. 매화가 피면, 다른 나무들도 꽃을 피운다.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 불매향)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매화는 봄과 절개의 상징이다.
매실(梅實)은 매화의 열매이고, 매화(梅花)는 봄의 상징이다. 겨울의 혹한(酷寒)을 뚫고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아름다운 꽃 매화,
어머니는 자식을 낳는다. 봄은 누가 낳는 것일까? 겨울이 봄을 낳는다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그럼, 누가 봄의 어머니인가? 봄의 어머니는 아마도 ‘봄’이 아닐까? 봄이 봄을 낳기 위해 겨울의 그 혹한을 이겼던 것일까? 나무 중에서 봄을 상징하는 나무가 있다면 그게 바로 ‘매화’다. 그래서 매화 매(梅)에 어머니가 있다. 모든 나무의 어머니가 바로 ‘매화’다.
매년 똑같이 겨울을 뚫고 가장 일찍 피는 봄꽃. 매화다. 매화는 그래서 겨울을 이긴 꽃이며, 모든 나무들의 어머니이며 봄을 알리는 계절의 전령사와 같다. 매화는 아무리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듯이, 어머니는 그 진실한 사랑을 결코 팔지 않는다. 매화는 겨울을 뚫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서 변함이 없다. 매화가 피면, 다른 나무들도 꽃을 피운다. 매화는 봄과 절개의 상징이다.
梅(매)는 본래 某(모)였다. 某(모)는 나무에 달콤한 열매가 열린 모습으로, 달 甘(감)이 사용되었다. 某(모)가 ‘아무’라는 뜻으로 사용되면서, 매화를 나타내는 새로운 글자로서 梅(매)가 사용되었다.
梅花(매화) 매화의 꽃
梅實(매실) 매화 열매
烏梅(오매) 까마귀 열매, 말린 매화 열매
探梅(탐매) 매화 경치를 찾아서 구경함
梅月堂集(매월당집) 매월당 김시습 시집
雀梅(작매) 참새의 매화, 산속 앵두
梅毒(매독) 매화꽃같은 독이 퍼진 성병
寒梅(한매) 겨울에 피는 매화
靑梅(청매) 푸른 매화
雪中梅(설중매) 눈속에 피는 매화
鹽梅(염매) 소금에 절인 매실
梅實酒(매실주) 매실로 담근 술
梅蘭(매란) 매화와 난초
梅妻鶴子(매처학자)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자식삼는 선비의 풍류
梅蘭菊竹(매란국죽) 4군자
望梅解渴(망매해갈) 매화를 상상만 해도 갈증이 풀림
梅子十二(매자십이) 매화나무는 12년만에 열매가 열림
梅雨(매우) 매화나무 열매가 열릴 때 내리는 비